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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을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더 행복하다
2010-02-03 18:07:03최종 업데이트 : 2010-02-03 18:07:0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인수

수원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참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간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내가 속한 모임 홍보를 위해 전단지를 수원역 앞에서 자주 배포한다. 어떤 사람들은 전단지를 잘 받아주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손을 내밀지도 않는다. 마음같아서는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전단지를 받아주었으면 좋겠지만 내 마음같지는 않다. 

내가 전단지를 배포한 경험이 있다보니 길거리에서 어떤 사람들이 전단지를 나누어주면 나는 기꺼이 받아준다. 역지사지가 된 것 같다. 나누어준 전단지를 모든 행인들이 들고 가서 읽어보면 좋겠지만 어떤 행인들은 길거리 혹은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그럴때마다 속이 상하다. 왜냐하면 내가 속한 모임 홍보물이기도 하지만 내가 직접 디자인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떨어지고 버려진 전단지를 다시 주워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준다. 

친절을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더 행복하다_1
수원역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월에 전단지를 배포하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두 번 배포하기로 계획을 잡고 수원역 앞으로 갔다. 한참 전단지를 나누어주는데 어떤 할머니가 나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나는 그 할머니에게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드렸지만 할머니는 어디로 움직이는 것을 두려워했다. 
친구와 지하철역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디에서 기다려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원역 지하에 있는 지하철 게이트를 알려주면서 거기에서 기다리면 쉽게 친구와 만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길을 잘 모르는 상황이어서 직접 할머니를 모시고 지하철역 게이트까지 할머니를 모셨다. 할머니는 나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내가 할 일은 전단지를 배포하는 일이었지만 길을 잘 모르시는 할머니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서서 그렇게 했던 것 뿐이었다. 그 할머니 덕분에 전단지를 돌리던 흐름이 끊겨서 오후에 전단지를 돌리기로 했지만 마음은 참 푸근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저 할머니에게 내가 친절을 베푼 것처럼 나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어딘가에서 길을 물을 때 친절한 사람들이 길을 잘 안내해주길 빌었다. 

그날 오후가 되어 다시 수원역 앞으로 갔다. 
같은 위치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배포를 시작한지 한시간이 지났을 즈음 어떤 청년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날은 참 이상한 날이었다. 전단지를 배포하려는 의도와는 다른 일을 해야만 하는 날이었다. 그 청년은 동남아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었다. A4용지를 보여주며 길을 물었는데 영통구에 있는 신동을 어떻게 가야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신동이라는 지명을 처음 들어본 나는 114콜 센터로 전화해서 신동주민센터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신동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버스를 타는 것보다 택시를 타는 것이 더 쉽게 목적지를 갈 수 있다는 판단이 서서 그 청년에게 택시를 탈 것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다. 역전에 늘어서 있는 택시 승강장으로 가서 운전사에게 목적지 주소를 써주면서 그 청년을 데려다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청년은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고맙다고 했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전단지를 주었다. 

참 이상한 날이었다. 
어쨌든 하루에 두 번씩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기회에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한다. 친절을 베풀면 당사자가 도움을 받는것도 있지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의 마음은 행복해진다.

수원역, 전단지, 지하철, 한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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