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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이 장사도 못해먹겠어요!"
'삼겹살전쟁' 하루 빨리 끝나면 좋겠다
2010-02-06 22:57:34최종 업데이트 : 2010-02-06 22:57:34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고기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상추잎에 삼겹살을 얹고 거기에 신김치, 생마늘, 풋고추, 파절이로 쌈을 싸 입에다 쏙 넣는다.
하루일과를 끝내고 동료들과 삼겹살에 소주한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에이, 이 장사도 못해먹겠어요!_1
에이, 이 장사도 못해먹겠어요!_1

단골로 가는 삼겹살가게가 있다. 정육점 가게에서는 고기를 판매하고, 15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이집을 자주 찾는 이유는 삼겹살을 듬뿍 주는 좋은 인심, 저렴한 가격에다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연말, 연초 바쁘다는 핑계로 오래만에 찾았다. 삼겹살집 사장님은 두 팔을 벌려 반가움을 표시한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과 부딪치는 술잔 속에 분위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는 순간 가게 사장님이 대뜸 한마디 한다. "에이 이장사도 못해먹겠어요" 하며 소주 한병을 들고 옆자리에 앉는다.
함께 간 동료가 한마디 한다. "사장님 열심히 하시더니 드디어 큰 가게로 옴기시는군요."라고 반문하자 가지고 온 술을 큰잔에 가득 따르고 벌떡벌떡 마신다. 예전에는 장사 때문에 한.두잔외는 절대 안사시던 분이였는데, 왜 일까?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간다. "사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가게는 단골위주로 오시고, 주수입원은 정육점이라는 걸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요즘 냉장고에 고기가 그대로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계속되는 사장님의 넉두리는 이렇게 요약된다.
대형마트 간 벌어지고 있는 삼겹살전쟁 덕분에 많은 분들이 일반 정육점을 찾지 않고, 대형마트로 달려가 매출이 절반까지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던 후배가 대뜸 "사장님도 가격을 확 내려 판매 해보세요."하자 "우리 가게는 평상시에도 싸게 판매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을 내릴 수가 없지요, 하루 빨리 삼겹살전쟁이 끝나 가격이 원상회복되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뿐입니다. 다행히 일부에는 당초 가격으로 회복했고, 다른 곳도 이번 주말이면 당초가격으로 회복한다는 소문이 있어 희망을 가져야지요."라고 말하며 다시 소주 한잔을 마신다.

삼겹살 반값공급이 소비자들에게는 내심 싫지 않겠지만, 유통구조 왜곡을 비롯한 부작용도 만만찮은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목격을 할 수 있었다.

살아남기 위한 대형마트들의 출혈경쟁이 자칫 유통구조의 원칙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와 대형마트, 그리고 영세한 가게 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길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를 통해 되짚어 볼일이다.
차제에 정부에서도 유통구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련법규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삼겹살 전쟁이 마무리되어 다음에 찾아올 때 "요즘 장사 잘됩니다." 라는 사장님의 신나는 목소리를 듣고 싶다.


박종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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