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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고려인을 생각한다
소수민족문화 경연대회에 이어 소수민족어 경연대회가 열린다.
2010-01-25 05:39:10최종 업데이트 : 2010-01-25 05:39: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필자는 2월 7일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가 끝난 후 연이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 하나는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있게 될 소수민족 언어경연대회에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출전시켜야한다. 
대다수의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의 이주역사는 30여년이 되었다. 그러나 한글을 배운 고려인들이 이곳에서 열리는 소수민족어 경연대회는 처음 나서는 것이다. 자신의 민족어를 배우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첫 번째 행사가 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생각한다_1
갑자기 몰아친 한파로 한글학교의 문이 닫혀있다. 개가 문지기처럼 자리잡고 있다. 잠시 후 열린 문으로 새로운 학생이 들어왔다.

낯선 나라에서 생면부지로 만난 고려인들과 보낸 시간이 6개월여 되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사실 생김새는 한민족이 틀림없는 그들, 누가 봐도 하나지만, 사용하는 언어와 생활문화는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때때로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생각하며 번민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한 생각까지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고민하는 생각들은 고려인들도 함께 느끼는 일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그들 방식을 찾아서 그들의 생활문화에 대해서 가급적 이해하고 보려는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생각한다_2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르비브의 타라스 쉐브첸코 동상 앞에 모인 청중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율랴 티모센코 현 총리

하지만, 노력은 노력일 뿐이다. 사람의 일이란 생각이 지나쳐도 엇박자가 나기 쉬운 일이고 생각을 안해도 엇박자가 나기 쉽다. 
필자는 이곳에 와서 정중동의 자세로 머무르듯 관찰을 하는 습성이 생겼다. 항상 나서서 무언가 해보려는 의지가 강하기에 실수도 많이 저지르지만 진실한 행동은 실수보다 득이 많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렇게 행동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요즘은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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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입학한 고려인 발레라(62세), 그의 딸 예브계니(31세) 그리고 김플로리다 바실리예브나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대선을 살펴보았다. 1차 결과가 대선의 결정판이 되지 못하고 2차 결선투표로 대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와 러시아의 대결 혹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진영과 친러시아 진영의 대결로 보이는 2차 결선을 향한 대선 후보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사실 1차 선거전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람으로서 우리의 대표를 뽑는 것이어야 한다는 다소 완화된 표현의 캠페인이 이어졌을 뿐이다.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생각한다_4
올야(8세)는 어린 학생이다. 수업에 열중하지 않아 그의 집을 찾아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려고 했으나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는 항상 밝은 모습이며 결석을 하지 않는다.

그들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와중에서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의 대선과정에 우크라이나 민족으로서 "우리의 민족, 우리의 언어,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주창"할 때 고려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들 속에 잠재된 민족의식이 향후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우리는 민족 구성원으로서 그들의 민족의식과 자각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많다. 
우리는 세계만방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 성원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대비는 충분한가?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 고려인, 소수민족어 경연대회, 민족정체성, 한민족,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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