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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
지난주 북경여행 다녀왔습니다
2010-02-01 14:52:49최종 업데이트 : 2010-02-01 14:52: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난주 뜻이 맞는 사람들과 북경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여행길은 이번이 6번째이지만 북경은 처음이다.
길림성 고구려 답사, 연태에서 시작해 정주. 낙양. 서안까지 다녀온 황하문명탐사, 대한민국 망명임시정부였던 상해, 장보고 유적이 살아 숨 쉬는 산동 반도 등 많은 곳에 다녀왔지만 북경과는 인연이 닿지 않아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한 것이다.
그리도 가보고 싶었던 자금성에 들어가 보았으며 세계7대 불가사의라고 일컬어지는 만리장성에 올라 중국의 겨울산하를 호령해보기도 했다. 

세계최대의 궁전이라는 명성을 자랑하는 중국의 자존심 '자금성'과 '만리장성'이 있는 곳 북경. 그런데, 이번 북경여행길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찾아온 불청객, 두통이 여행 내내 나의 몸과 마음을 괴롭혔다. 아예 나의 몸에 찰싹 붙어 희뿌연 황사먼지를 일으키며 주위를 맴돌았다.
여행만 떠나면 새로운 현지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모두 먹어보았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 여행은 맛있는 음식조차 입에 댈 수 없었다. 심한 두통이 계속되어 심지어 토하기까지 할 만큼 지친 여행이었지만, 꿈꾼 만큼 가슴 설레는 여행이었다.

아침 10시 25분 공항에 내리니 북경의 하늘은 황사로 온통 노란색이다. 중국은 황제의 색을 노란황금색으로 표현하니, 북경의 하늘도 노란 황금빛을 띠는 것일까? 그 희뿌연 노란 색깔이 온천지를 덮고 있다.
그만큼 공기가 혼탁하다. 우리 일행은 예정된 여행일정에 따라 첫날 관광을 시작했다.

1월26일 드디어 자금성에 '입성'하다

2008년 제29회 올림픽 경기를 치러서일까? 차창으로 내다본 거리는 탁한 공기와는 다르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1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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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2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2

드디어 자금성이 시작되는 천안문광장에 다다랐다. 민주화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천안문 광장에 서서 모택동이 그려진 커다란 그림을 보는 순간 가슴이 콩콩 뛰었다. 1976년, 1989년 이렇게 두 번의 혁명적 운동이 발발해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세계적 관심을 끌었던 곳인 만큼, 당연히 흥분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천안문광장을 지나 '고궁(故宮)'이라고도 불리는 자금성으로 들어갔다.
명.청대의 황제24명이 지낸 고궁의 위용은 실로 대단하다. 황금빛 지붕아래 붉은 벽을 따라 무려 9999칸의 궁실을 품고 있으니 자세히 보려면 몇 날 몇 일을 보아도 모자랄 정도이다. 시간 관계상 중앙루트인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을 거쳐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 건청문 등을 거쳐 후문으로 나왔다. 일직선상만을 보고 나왔지만 소요시간 2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무지막스럽다'라고나 해야할 정도로 넓은 고궁 안 자금성에서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인물들을 떠올렸다.
마지막 황제였던 푸이 선통제, 산샤가 쓴 서태후와 그 외에 황제와 후궁들을 떠올리니 밀폐된 고궁 안 높은 붉은 벽에서 눈을 뗄 수 없다.
후문인 신무문으로 나와 서민의 생활상을 둘러보는 인력거투어를 위해 발길을 돌리는데, 자금성을 둘러싼 거대한 해자(못)가 눈에 들어왔다. 그 규모에 또다시 놀라서인지, 생각보다 시시했던 인력거 투어와 시간만 낭비한 왕부정 거리 투어를 마치며 하루를 마감했다.

1월27일 서태후의 여름별장과 천단공원에서 소원을 빌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북경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이화원으로 떠났다.
중국 최대 규모의 황실정원 이화원은 금나라 때부터 역대 황제의 행궁으로 쓰였던 곳이다. 청나라 건륭제때 확장되었고, 청말 서태후에 의해 대대적으로 재건한 후 현재의 위용을 갖추었다.
총면적이 천안문 광장의 6배에 달할 정도로 넓으며 인공산 만수산과 인공호인 곤명호, 서호, 남호가 펼쳐있고, 다리, 전당과 엄청 긴 장랑(長廊)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겨울인지라 호수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해군 군사비용까지 탕진하며 건축해 청의 멸망을 재촉했다는 서태후의 사치스러운 면모가 느껴지는 곳 별궁 이화원.
이화원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낙수당 앞에서 오전 내내 서성거리며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접목시켜 보았다. 서태후의 신임을 얻어 총리대신으로 우리나라에 부임하여 국정을 간섭했던 원세개(위안스카이)도 떠올려보며 당시 동북아시아 상황들을 그려보았다. 

이어 태양과 달, 하늘, 땅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 천단공원을 다녀왔다.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3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3

명.청대의 황제가 오곡풍양을 기원했던 곳, 천단공원에서의 놀라움은 기년제 3층 원형건물에서 절정을 이뤘다. 푸른빛을 뿜는 3층 내부는 원형의 기둥 24개(24절기 표현)로 높이 솟아올라 북경을 대표하는 중요 건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기년제 앞에서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저녁관광 '더플레이스'란 테마 쇼핑센타로 자리를 옮겼다. 허나 여기도 특별난 점은 발견하지 못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1월28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만리장성'에 오르다
 

이번 북경여행은 사실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 오늘이 제일 기대가 되고 가슴이 뛸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만리장성에 오르던 날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던지 리프트가 마구 흔들릴 정도로 무서웠다. 겨우 오른 팔달령 장성에 섰지만 세찬 바람과 급격히 하강한 온도 때문에 10분도 서있지 못할 정도로 추웠다.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4
만리장성에서 수원화성을 생각하다_4

수원화성보다 10년 전인 198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리장성의 위용에 감탄하다가, 내가 사는 수원의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잠시 생각했다. 
규모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잔인한 강제노역으로 '세계 최대의 공동묘지'란 별칭이 붙은 만리장성과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여 임금을 충실히 지급한 화성... 새삼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가슴에 따듯하게 다가왔다. 
추위 때문에 일찍 하산하여 명13릉으로 향했다.

명13릉은 명의 3대 황제 영락제부터 마지막 황제 숭정제까지 13명의 황제와 23명의 황후, 귀비 1명의 능묘가 모여 있는 곳을 말한다.
우리가 찾아간 능은 주원장의 넷째아들 주체(영락제, 명3대 황제)가 잠들어 있는 장릉 뿐이었다. 사후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18년에 걸쳐 자신의 능을 완성시켰다는데, 사실 예전에 서안에 있는 진시황릉을 다녀왔기에 여기에서는 별 감흥이 없었다. 장릉의 지하궁전도 개방하지 않았으니, 영락제 사후세계를 엿볼 수도 없었다. 

이어 빙등제가 열리는 '용경협'에서 얼음조각들을 감상하며 이번여행을 정리해 보았다.
금.원.명.청대의 도읍지를 거쳐 현재 중국의 수도인 '북경'은 찬란한 역사답게 크고 웅장했다. 곳곳에 명승고적이 자리하며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북경을 여행하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경비를 절약하기위해 패키지상품으로 다녀왔기에 많은 곳들을 볼 수는 없었다. '주마간산'식으로 둘러본 북경여행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더욱 알찬 다음여행을 기약한다.
끝없이 펼쳐져있던 만리장성의 능선은 지금까지도 내 망막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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