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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실수를 통해 체득하는 것
2010-01-19 13:39:42최종 업데이트 : 2010-01-19 13:39:42 작성자 : 시민기자   박신희

실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그 자체로 부끄러운 것이지만 실수를 인정하게 되면 나의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수를 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실수를 하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한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나는 실수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강해서 실수하거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싫어한다. 나의 행동이나 내가 한 일로 인해 사람들의 웃음이나 이야기꺼리가 되는 것만큼 싫은 것이 없었다.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나의 완벽주의 성향을 그대로 일에 나타났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매 분기마다 교실의 분위를 바꾸는 작업을 한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치원 교사들은 환경을 꾸미는데 많은 시간과 노동을 투자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 그러니 저녁시간과 주말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유치원 교사의 급여는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다. 하지만 급여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내가 하는 일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근속기간이 7년이나 될 정도로 나는 한 유치원에서 오래 지냈다.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고 하고 싶지 않은 실수도 있었다. 

지혜는 실수를 통해 체득하는 것_1
유치원 차량에서 일어났던 사고로 나는 작은 일에도 항상 긴장하면서 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에 두 번씩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고 등원과 하원을 시킨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부모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아이들을 차량에 탑승시키는 일은 너무나 평범하고 쉬운 일이었다. 목례와 인사말을 준비하면 끝나는 쉬운 일이었다. 

사건은 그런 평범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에서 생기게 마련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을 차량에 탑승시키고 하원을 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약속된 장소에서 아이를 기다려야 할 아이엄마가 없었다. 차가 이동하는 약속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나는 아이엄마가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아이엄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급해서 아이엄마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 엄마는 집에 바쁜 일이 있어서 늦게 나가게 되었다면서 아이를 그냥 내려두고 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늦더라도 아이를 데리러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를 차에서 내려두고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차량이 출발하는 것과 동시에 바깥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옷이 승합차의 문에 끼어서 차량에 끌린 것이다. 
비록 1~2m정도 되는 이동거리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나도, 운전기사도, 아이도 놀랐다. 멈춘 차량의 문을 열고 내려보니 아이는 사색이 되어서 울고만 있었다. 
머피의 법칙이랄까? 집안일을 처리하고 나온다던 엄마가 그때 마침 나와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아이엄마는 노발대발이었다. 나는 죽을 죄를 지은 죄인인 양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것이 없었다. 유치원 원장님도 나와 운전기사의 실수를 듣고서 극노했다. 

다행히 아이의 신체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의 실수를 통해 한가지 배웠다. 일상에서 평범하며 지루하게 이루어지는 쉬운 일이더라도 자칫 소홀히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실수와 안일함으로 타성에 젖어 지내다보면 사고가 어느 순간에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쉬운 일이라도 긴장을 하며 나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깊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수, 지혜, 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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