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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버스만 타면 그렇게 졸릴까
움직이며 하는 생각들
2010-01-14 00:35:11최종 업데이트 : 2010-01-14 00:35:11 작성자 : 시민기자   유진하

나는 외출을 하면 항상 그 이동거리가 먼 편이다. 그래서 무언가 준비를 한다.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거나,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기거나 한다. 무언가를 해야만 그 시간을 유용하게 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한평생 이동하는 데에 쓰는 시간은 정말 작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남들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것을 한다고 해도, 이동하는 시간에 남들보다 더 노력한다면 뚜렷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버스에 처음에 착석하여 의지가 충만한 기분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어느 새부터인가 졸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집중이 정말 잘된다. 내가 이 시간을 이렇게 보냄으로 해서 얻는 것들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십여분 즈음 지났을까 서서히 눈에 피로가 오고 몸이 나른해진다. 그러다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 눈 조금만 붙이고 다시 책 읽어야겠다. 그리고 눈을 뜨면 도착한다. 

왜 버스만 타면 그렇게 졸릴까 _1
왜 버스만 타면 그렇게 졸릴까 _1

그나마 서서 있으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서있으면 쉽게 잠이 올 리 없다. 몸이 긴장하기 때문에 잠이 잘 안 오는 것 같다. 그래서 이동 중에 책을 읽는다거나 공부를 하고자 할 때에는, 지하철에 서서 있을 때가 제일 잘 되는 것 같다. 
버스에서 서있으면 너무 흔들려서 오히려 눈이 나빠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그래도 이건 집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 이야기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에는 하루동안 쌓였던 피로에 책을 붙잡기조차 싫어지기 때문이다. 정말 피곤하면 서있어도 선 채로 잠들기도 하기 때문에, 집으로 가는 시간에는 쉬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동 시간을 활용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쓸데없이 허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은 참 간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고등학생 때에는 흔들리는 버스이건 걸어갈 때이건 상관없이 눈을 부릅뜨고 단어를 외웠던 기억이 난다. 
물론 졸때도 있지만 그 때는 몸이 정말로 피곤해서 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은 데 버스의 따뜻함에 취해 잠을 받아들이고는 한다. 

의지와 행동에는 큰 간격이 있다. 의지가 충만해도 실천하는 힘이 없다면, 의지는 있으나 마나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의지가 있어야만 실천할 수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실천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만으로 가능하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 상황의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절박하면 무엇이든 하게 된다. 

절박하면 긴장을 하게 되고, 긴장을 하게 되면 인간은 평소에 못하던 것들을 엄청난 집중력으로 해내곤 하는 것이다. 그러한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일부러 환경을 조정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절박함에 의한 성공과 정신력에 의한 성공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절박함에 의지하는 타입인 것 같아서 못내 아쉽지만, 많은 일들을 겪어가며 정신력을 단련하고 있다. 

따뜻한 버스에 타서 책을 펴고, 내릴 때에서야 책을 접고 내리는 그 때를 흐뭇하게 상상해본다.

버스, 외출, , , 공부, 정신력, 절박함,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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