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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三水甲山)'과 '산수갑산(山水甲山)'
2010-01-14 22:31:02최종 업데이트 : 2010-01-14 22:31:02 작성자 : 시민기자   유시홍

초등학교 동창 친목회의 신년회 모임장소를 선정하느라 임원진들과 함께 주변의 분위기 좋은 식당을 물색하던 중에 '산수갑산'이라는 식당 상호를 여러개 발견하였다. 
돼지갈비식당, 한정식당, 샤브샤브전문점, 나아가 뉴욕한인식당가에 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고 성업중인 식당의 상호로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우리는 유독 식당의 상호 중에서 '산수갑산'이라고 쓰여져 있는 간판을 자주 본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잘못 인식된 표현이다. 

'삼수갑산(三水甲山)'과  '산수갑산(山水甲山)' _2
'삼수갑산(三水甲山)'과 '산수갑산(山水甲山)' _2

삼수갑산(三水甲山) 내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나니 기험(崎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山) 첩첩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가네 
삼수갑산 멀더라 아하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예로구나 아하하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가네 
불귀(不歸)로다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님 계신 곳 내 고향을 내 못가네 내 못가네 
오다가다 야속타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두었네 아하하 

내 고향을 가고지고 오호 삼수갑산 날 가두었네 
불귀(不歸)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아하하 

현실적 제약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애달픈 심정을 삼수갑산에 갇혀 있는 것으로 비유하여 형상화한 작품으로 고향을 떠나온 화자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잘 드러난. 이 시는 일제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김소월의 '삼수갑산'이라는 시다. 

고등학교시절 국어과목 담당이시며 담임선생님의 고향이 바로 이북의 갑산근처 라며 소개하여 주시던 기억이 난다. 

'삼수갑산(三水甲山)'과  '산수갑산(山水甲山)' _1
'삼수갑산(三水甲山)'과 '산수갑산(山水甲山)' _1

함경남도 북서쪽과 북동쪽에서는 삼수군과 갑산군이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북한의 행정구역상으로 함경남도 삼수군 삼수면은 량강도 김정숙군으로, 함경남도 갑수군 갑수면은 량강도 갑수군으로서 이곳은 예로부터 물이 많고 산림이 우거진 첩첩산중으로서 겨울에는 평균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고 눈이 수척의 높이로 쌓이는 인적이 드문 오지로 옛날부터 중죄인들의 귀양지로서 한 번 가면 살아서 돌아오기가 힘든 곳으로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뜻에서 첩첩산중, 심산유곡을 뜻하는 말로 인적이 드물고 깊은 산중을 이르는 말로 지명인 삼수군과 갑산군의 이름을 합해서 만든 말이 바로 '삼수갑산'인 것이다. 

-. 우리의 산수갑산이 다 미래산업의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를 보호하고 보존할 수 있는... 
-. 여인들의 고귀한 자태가 봄 정녕들의 마실로 산수갑산의 풍경들과 어울려 춤으로 엮어진다. 
-. 어쩌면, 30년이라는 세월동안 산수갑산이 적어도 3번은 변했기 때문에, 지금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 이후 이원·북천·산수갑산을 거쳐 개마고원 부근의 장진호 전투에서 첫 사격을 경험했다 
-. 가서 용안도 못 보고 먼 곳으로, 산수갑산으로 유배를 가야 한단 말인가. 
-.평소에 정도와 원칙을 부르짖던 지자제 출마자 젊은이들도 산수갑산 귀양가도 공천내락 받고 보자 
-.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식후경이니까ㅎㅎ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나가려 하는데 무슨 마음인지... 

위의 문장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각종 언론사의 컬럼, 기사내용, 인터뷰내용에서 '산수갑산'이 쓰여진 예를 발췌한 것이다. 글쓴이들이 컴럼리스트, 학자, 기업가, 정치가 등 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에서 보듯이 삼수갑산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금수강산을 쓰듯이 '산수갑산'으로, '삼수갑산'을 이해하면서도 '산수갑산'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산수갑산(山水甲山)을 가더라도'라고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무척 많다. 아마도 '삼수갑산'을 물 좋고 산 좋은 풍광 좋은 곳 쯤으로 잘못 이해하고 쓰는 것 같다. 

우리는 흔히  매우 힘들고 험난한 곳으로 가거나, 매우 어려운 지경에 이르거나, 굳은 각오를 하고 어떤 일에 임하려고 할 때, 즉,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고 할 때 등의 주로 비장한 각오를 나타낼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라는 식의 표현을 쓴다.   
따라서 어떤 힘든 일을 앞두고 비장한 각오를 하는 마당에 경치가 좋은 '산수갑산'에 간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앞으로라도 '삼수갑산'의 '삼'은 '뫼 산(山)'자가 아닌 '석 삼(三)'자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산수갑산'이라고 잘못 표현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삼수갑산, 산수갑산, 김소월, 유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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