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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위로서 몇 점?
2010-01-06 15:45:06최종 업데이트 : 2010-01-06 15:45:0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아빠가 서울 외가에 가니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지난 1월 2일(일), 우리 부부의 아이들 외가 출발 준비 모습을 보고 고등학생인 아들이 엄마에게 한 말이다.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께 아빠가 용돈 얼마 드렸어? 그 금액만큼 나도 엄마, 아빠 용돈 드릴 거야."
아이들 외가에 다녀오자 고등학생인 딸이 한 말이다.

나는 사위로서 몇 점?_1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눈 쌓인 모습. 오늘 기온이 무척이나 낮다는데 한 번 쯤 부모님께 안부 전화드리는 것은 어떨는지? 필자의 생각이다.

요즘 아빠로서 살기가 어렵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아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잘못할 경우, 즉시 태클이 들어온다. 그들은 부모가 어른이기 때문에 예의를 지켜 말을 가려 하지 않는다. 그냥 친구에게 하듯이 생각나는 말을 그대로 토해 낸다. 한 번쯤 걸러내면 좋으련만.

그래도 만만한 게 엄마인가 보다. 아빠와 심하게 부딪칠 내용은 엄마에게 이야기 한다. 아빠와 잘못 대화를 나누다간 분위기가 험악하게 되니 엄마와 소통하는 것이다. 그들 마름대로 가족 간의 대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아들 말을 분석해 본다. 작년 추석 때 외가 방문을 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인 듯싶다. 아이들 눈에는 "아빠는 외가에 가기 싫어한다. 외가에서는 가능하면 짧게 머무르려 한다."가 각인된 것은 아닐까?

딸의 말을 생각해 본다. 딸은 외가 방문 때마다 필자가 용돈 드리는 것을 보았다. 이번에도 드릴 텐데 얼마나 드렸는지 그것이 궁금한 모양이다. 그 금액을 기준으로 엄마, 아빠 용돈을 드리려고 작정했나 보다.

일 년에 아이들 하고 외가 방문하는 횟수를 꼽아본다. 설, 추석, 장모와 장인어른 생신 등 평균 4회다. 신정 때에는 방문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다고 아빠가 나서니 그게 이상하게 보였나 보다.

새해를 맞아 외가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장인, 장모 두 분이 사시는데 몸이 조금 불편하시고 하여 자식들이 매주 당번을 정해 방문하기로 하였다는 아내의 말이다. 건강이 나빠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모르는 체 할 수는 없다. 두 어른을 뵈어야 최소한의 사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리포터 활동한다고 시대 감각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구시대적 사고 방식을 갖고 있어 아내는 필자더러 '조선시대 남자'라고 부른다. 아내와 결혼생활 20년 가까이 하면서 '여자는 출가외인' '화장실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는 말을 몇 번인가 했었다.

두 어른들은 사위의 이런 태도를 잘 모른다. 아내가 무슨 핑계를 대어 둘러대는 모양이다. 사위가 자식들과 함께 오면 좋아하지만 사위가 못 오면 "교장이어서 학교 일이 바쁘겠지?"하면서 사위를 감싼다.

안양예술공원 한정식 집에서 점심을 대접하였다. 음식을 드실 적마다 '맛있다'를 연발하신다. 이렇게도 좋아하시는 외식, 대접한 적이 많지 않다. 
나는 사위로서 몇 점일까?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 부끄러운 고백이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이영관, 사위, 외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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