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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었나요?
2010-01-07 23:14:57최종 업데이트 : 2010-01-07 23:14:57 작성자 : 시민기자   유진하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대학교 성적표. 처음 대학교 성적표를 받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질 않았었다. 마치 이제 다시는 성적표에 얽매여 살 일이 없을 것 같다는 해방감 때문일 것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시험을 본 후에 한 문제 한 문제 틀린 것을 확인할 때마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슬펐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절들이 지나가고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그런 일들이 또 일어날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적어도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그렇다. 

대학교 3학년이라는 타이틀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다. 같은 대학생이라도 3학년부터는 고학년 느낌이 풀풀 나고, 이제는 사회 초년생으로 생활할 준비를 해나가는 단계인 것이다. 
그 상황에서 본 대학교 성적표는 고등학교 때 받았던 성적표만큼 내 가슴을 너무나도 아프게 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대학에 갈 생각에 성적표를 받으며 조마조마 했다. 이제는 대학교에서 수강했던 과목들의 성적이 천천히 하나하나 입력이 되는 것을 볼 때마다 내가 어느 회사에 들어가야 할 것인지 계속 계산하고 있다. 
물론 성적을 크게 보지 않는 회사들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직종의 직장들은 성적을 중요시하는 편이기 때문에 성적이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성적표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들 _1
성적표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들 _1

나는 사실 대학교에서 듣고 싶은 수업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차라리 대학을 한 5년 동안 다녔으면 좋겠다. 누군가 들으면 미쳤냐고 펄펄 뛸지도 모르는 소리겠지만, 성적을 신경 쓰며 듣고 싶은 수업을 모두 들어보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참 아이러니한 것이, 이번 학기에야말로 나는 정말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과목들을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적은 이제까지 받아온 성적들보다 더 충격적으로 낮았다. 노력을 덜 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듣고 싶은 과목들을 듣다보니 의욕이 앞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남은 기간이 1년밖에 없는데, 내가 듣고 싶은 과목들은 아직도 한천지가 남았다. 

듣고 싶은 과목들을 왕창 몰아서 듣자니, 고급 전공 수업인 만큼 공부하기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성적을 올릴 수업을 찾아보자니, 성적을 잘 딸 수는 있지만 재미있게 공부하기는 힘든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람의 흥미와 노력을 성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참 웃긴 일이다. 그렇지만 성적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마땅히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정보가 현재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때문에, 성적표는 무효라고 외칠 수도 없는 마당이다. 남들보다 나는 더욱 이 일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데, 세상에는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아직은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봤다는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조금 두렵기는 하다. 내가 진정으로 치열하게 노력했는데, 그 만큼의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떨지 말이다. 사실 이번 학기도 나는 정말 엄청나게 열심히 했다고 느꼈었는데, 돌아보니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생각을 하다보면, 나는 평생 치열하게 노력해봤다는 경험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것이 아닐까 상당히 걱정된다. 너무나도 슬픈 것은, 이러한 걱정들보다는 어떻게 해야 내 성적이 높아질까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만 한다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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