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대학교 성적표. 처음 대학교 성적표를 받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질 않았었다. 마치 이제 다시는 성적표에 얽매여 살 일이 없을 것 같다는 해방감 때문일 것이다. 성적표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들 _1 나는 사실 대학교에서 듣고 싶은 수업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차라리 대학을 한 5년 동안 다녔으면 좋겠다. 누군가 들으면 미쳤냐고 펄펄 뛸지도 모르는 소리겠지만, 성적을 신경 쓰며 듣고 싶은 수업을 모두 들어보기에는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참 아이러니한 것이, 이번 학기에야말로 나는 정말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과목들을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적은 이제까지 받아온 성적들보다 더 충격적으로 낮았다. 노력을 덜 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듣고 싶은 과목들을 듣다보니 의욕이 앞선 것이다. 그런데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남은 기간이 1년밖에 없는데, 내가 듣고 싶은 과목들은 아직도 한천지가 남았다. 듣고 싶은 과목들을 왕창 몰아서 듣자니, 고급 전공 수업인 만큼 공부하기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성적을 올릴 수업을 찾아보자니, 성적을 잘 딸 수는 있지만 재미있게 공부하기는 힘든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람의 흥미와 노력을 성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참 웃긴 일이다. 그렇지만 성적으로 나타내지 않으면 마땅히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정보가 현재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 때문에, 성적표는 무효라고 외칠 수도 없는 마당이다. 남들보다 나는 더욱 이 일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데, 세상에는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아직은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봤다는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조금 두렵기는 하다. 내가 진정으로 치열하게 노력했는데, 그 만큼의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떨지 말이다. 사실 이번 학기도 나는 정말 엄청나게 열심히 했다고 느꼈었는데, 돌아보니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생각을 하다보면, 나는 평생 치열하게 노력해봤다는 경험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것이 아닐까 상당히 걱정된다. 너무나도 슬픈 것은, 이러한 걱정들보다는 어떻게 해야 내 성적이 높아질까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만 한다는 것이겠다. 행복, 성적, 걱정, 성적표, 대학교, 고등학교, 회사, 사회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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