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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歲暮)에 예쁜 엽서 한 장 그립습니다
그리운 사람에게 핸드폰 문자 대신 지금 전화하세요
2009-12-31 10:29:40최종 업데이트 : 2009-12-31 10:29: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몇 시간만 지나면 올 한해도 지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예전만 하더라도 12월이 되면 몹시 흥분되고 분주했었는데, 작년도 그랬지만 올 연말도 캐롤송은 고사하고 너무 적막강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들이 즐겨가는 번화가 일명, 로데오거리에 가보아도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없습니다. 세계경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데, 우리경제는 아직도 어려운 걸까요? 

세모(歲暮)에 예쁜 엽서 한 장 그립습니다_1
세모(歲暮)에 예쁜 엽서 한 장 그립습니다_1

20여 년 전, 세모 즈음 바쁜 일 중에 하나는, 가는 해 오는 해 맞이하기 전 고마운 사람들과 그리운 사람들에게 보낼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年賀)장 고르기였습니다. 
동네의 문구점에서는 볼 수없는 더욱 멋진 그림엽서를 사기 위해 캐롤 음악이 흐르는 시내의 상점으로 달려가곤 했지요. 그곳엔 각양각색의 카드들이 진열되어 오고가는 사람들을 붙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께는 '근하신년'이란 글귀와 멋진 풍경이 있는 엽서로, 그리운 사람에게는 사랑스런 그림으로 꾸며진 엽서로, 변치 않는 우정을 요구하는 친구에게는 아주 귀여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엽서로 고르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매우 친한 친구에게는 서툴지만 손수 뜨개질한 모자와 함께 그림엽서를 보내기도 했지요. 

언젠가부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세상이 어느새 훌쩍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그나마 몇 년 전만하더라도 컴퓨터 메일로 눈 내리는 엽서를 받았었는데, 이제는 휴대폰으로 간단한 안부메시지만 받을 뿐입니다. 
하기야 e-Book(전자책), 스마트 폰 등이 세상에 나와 무엇이든지 초고속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데 아날로그 식 생활로 돌아가기란 매우 힘이 들겠지만... 

세모(歲暮)에 예쁜 엽서 한 장 그립습니다_2
세모(歲暮)에 예쁜 엽서 한 장 그립습니다_2

그래도 정성과 사랑이 묻어있는 그림엽서가 그리워지는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얼마 전 지상파 방송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추모방송을 본적이 있습니다. 살아생전 김수환 추기경님은 엽서의 아주 짧은 글귀라도 한 장 한 장  일일이 자필로 써서 지인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글이 전하는 사랑을 매우 짧은 문구라도 정성을 담아 상대방을 기억하며 적어 보내셨던 것입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안에 내장된 글씨체로 멋지고 다양하게 편지를 꾸며 친구들과 소통하고 있는 딸아이를 봅니다. 곁에서 바라보던 '구세대'는 그 방식에 따라 이내 흉내내어보지만, 오래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소박함이 결여된 자판글씨체보다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개성 넘치는 본인글씨의 매력을 그리워하기 때문입니다. 

변화된 세상, 변화된 소통방식의 생활을 거역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살아가야하는 이유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듯이, 변화된 2010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고객관리를 하듯 SMS(단문메시지)를 보내올지라도 너그럽게 받아주었으면 합니다. 
그 대신, 지금 그립고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쉬이 표현할 수 있는 문자는 잠시 뒤로 접고 전화를 해보세요. 반가운 목소리로 받아주실 것입니다.

연하장, 카드, 엽서, 핸드폰 문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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