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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종합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다
연말에 겪었던 사고 이야기
2009-12-31 22:44:48최종 업데이트 : 2009-12-31 22:44:48 작성자 : 시민기자   박보혜
일은 12월 30일에 일어났다. 
평상시에도 눈이 불편해서 안구건조로 안약을 써오던 나는 연말이 되면서 바쁜 일 때문에 더 이물감을 느끼고 몇 달전 진료받았던 동네 안과를 부랴부랴 방문하게 되었다. 
오후 6시경에 안과를 가서 대기하다가 의사의 검진을 받았는데 안압(눈의 혈압)을 검사하던 중 안압이 왼쪽이 높게 나온다며 5분후에 다시 재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검사를 하였는데 또 높았고 또 다시 5분 후에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고 담당의는 이제 자기네 의원은 퇴근시간이 가까워오는데 환자인 내가 눈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응급실에 가보라며 진료소견서를 작성해주었다. 

세밑에 종합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다_1
응급실은 언제나 붐빈다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않음을 느끼고 진찰 의뢰서를 받아 나오면서 펼쳐들었는데 영어로 전문용어가 써있어서 알수 없었고 가족과 함께 아주대학교 병원 응급실을 찾은 시민기자. 남자 수련의사가 "녹내장 의심이라고 써있네요."라고 무미건조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응급실은 밤이고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내방한 환자들로 붐볐고 그로 인해 기다리고 직원을 따라 3층 안과로 가서 진단을 받기까지 15분여간 필자는 엄청난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힐수밖에 없었다. 
외래 창구 대기실에는 녹내장 안내 팻말이 있었는데 '실명을 부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대학병원 로비에서는 세밑을 맞아 자선 음악회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여학생들의 잔잔한 가스펠송과 흥겨운 공연소리 덕분에 의사 분이 정밀검사를 하는 동안 약간이나마 마음을 달래고 진정시킬수 있었다. 

세밑에 종합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다_2
눈의 구조를 아는 것도 중요할 듯

결과는 다행히도 전혀 녹내장과는 관련이 없었고 야근 중이었던 레지던트는 오히려 연말연시에 오진으로 응급실행을 재촉한 그 여의사를 질타하기까지 했다. 사이비나 돌팔이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의원은 다분히 문제가 있었던 곳이었다. 밤에 온 식구를 놀래키고 10만원여의 수납비용이 들긴 하였지만 녹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에 십년감수를 한 사건이었다.

시민기자가 여러 연륜있는 인생 선배님들보다 많이 산 것은 아니지만 정말 살다보면 별의별 일들을 다 겪는 것 같다. 
그런데 며칠전의 경우엔 천국과 지옥을 몇시간동안 왔다 갔다 했던지라 아직도 그 정신적 충격이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올해는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나 신종플루로 인한 희생자들의 이야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아프고 혼란스러웠던 해였다. 하긴 생각해보면 어떤 해에도 이 때쯤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한 살 더 먹고 어엿한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향하는 이 시기에 비록 이상한 의사의 오판으로 손해를 보긴 했지만, 나의 건강에 대해 다시금 재 점검할 수 있고 앞으로 조심해야겠다는 경험을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겪었다고 위로하고 있다.

모든 독자 여러분들도 모쪼록 사고없는 연말과 연시를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해피 수원 뉴스, 해피 뉴 이어!

대학병원, 자선공연, 응급실, 경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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