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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휴지같은 인생
휴지를 보고 깨달은 시간의 흐름
2009-12-14 12:49:17최종 업데이트 : 2009-12-14 12:49:1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인수

학창 시절, 대입수능을 치른 다음 수업 시간이 느슨해져 있었다. 담임선생님은 할 일을 못찾아 우왕좌왕하는 우리들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두루마리 휴지와 같은 인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흐름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 같다.
두루마리 휴지같은 인생_1

인생은 두루마리 휴지와 같다. 처음 두루마리 휴지 포장을 뜯어서 휴지를 한 칸씩 사용하다보면 휴지의 양이 줄어드는 것 같지 않지만 한참을 사용하다보면 휴지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빨리 줄어든다고 한다. 시간이란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나이가 어릴 때는 시간이 왜 그렇게 안 가는지 더디기만 한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했다. 

돌이켜보니 담임선생님이 했던 말에 동감을 한다. 학생때는 할 수 없었던 것이 많았고 해서는 안되는 일도 많았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어른들이 마냥 부러워서 하루 빨리 어른이 되길 기대하며 살았기에 시간이 더디게 가는 것 같았다. 
커피 한잔을 마셔도 학생이어서 커피를 마시면 안된다는 어른들의 말에 나도 얼른 어른이 되어서 커피를 마셔야지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학생 때는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막상 해보면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 경험할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이 쌓이다보면 다시 지루해지는 것이 일반이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고 하고 싶은 일이 많던 학생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젊음이라는 뜨거운 피를 가지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던 학생시절로 돌아가고픈 생각도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이 싫고 흰색 머리카락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이 싫은데 하루가 다르게 나의 모습을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이 더욱 빨리 느껴진다. 기대하고 기다릴 때는 너무 더디게 오던 그때가 이제는 쏜살같이 지나쳐간다. 

직장에 있는 동료들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런 사람들 중에 40대의 동료들은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자식들이 자라나는 것도 순간이고 자기 자신이 나이 먹는 것도 순간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20대의 후배들은 그런 말을 안한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젊음을 한참 만끽할 나이여서 쏜살같이 지나가는 인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내게 이런 말을 해주던 담임선생님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못해서 우왕좌왕하지 말고 뭔가를 하나 시작해서 이루어보라고 했다. 그 당시는 수능이라는 큰 문을 통과했기에 다른 것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등교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집에 가는 것을 반복했던 석달여의 시간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보낸 순간들이 너무나 후회가 될 것이라는 말도 해주었다. 

담임선생님이 했던 말이 왜 그렇게 머리속에서 맴도는지 모르겠다. 
2009년도 이제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 1월 1일이 엊그제 시작한 거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시간은 쏜 화살과 같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다할 때 분명히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리라는 확신은 있지만 그렇게 완벽한 삶을 살지는 못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 것 같다.

휴지, 시간, 대입수능, 한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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