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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대 어르신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자유문예 문인 모임에서 느낀 일
2009-12-15 13:50:35최종 업데이트 : 2009-12-15 13:50: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기승

요즘 송년 친목 모임이라는 구실 아래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행사장을 누빈다.

때론 동갑내기들과 걸쭉한 담소와 더불어 호탕하게 웃음꽃을 피우는가 하면 어르신들과 한자리에 마주하고 인생론 수업에 열중일 때도 잦아졌다.

따라가는 쪽보다 앞에서 행사를 주관하는 성격이다 보니 술 한잔 편하게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왔다 갔다 하며 안부인사를 챙기는 사이 받아먹는 술잔이 많아지고 안주 없이 마셔대다 보면 행사 끝에 가면 술은 혼자 다 먹은 것 처럼 몸은 취해 있는 게 다반사다. 오가는 정이라고 할까...바로 이런 맛이 인생길의 삶이 새겨지는 것으로 만족하고 산다.

70~80대 어르신들로부터 배워야 한다_1
모임에서 70~80대 어르신 작가님과...

70~80대 어르신들로부터 배워야 한다_2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강성룡(80세) 작가님

며칠 전(11일) 인천에서 조촐한 문인들의 친목모임을 했다.
일찍부터 발걸음을 재촉했고 수원에서 전철을 타고 모임장소까지 어려움 없이 도착하다보니, 맨 먼저 참석자가 되어 오시는 분을 반가운 인사로 맞이할 수가 있었다.

안부를 묻는 사이 우연하게 70~80대 나이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유문예'12월호에 실린 우석홍 작가의'장미는 가을에 지다'단편소설이 근원이 됐다.
내용은 불혹의 중년이 사랑을 지펴가는 달콤한 사랑이야기였다. 우리는 작가가 옛날에 써 놓은 글을 발표한 것으로 알았는데 불과 한 달여 전에 집필했다며 껄껄껄 웃으시는 작가의 연세는 73세란다.

바로 그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시던 강성룡(80세) 작가의 "글쟁이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그저 인생사 덧없음이야"라는 이 한마디로 세월은 정말 유수같다는 전율이 내몸에 흘렀다. 

내 나이는 이제 겨우 쉰 살을 넘었기 때문에 70~80대 어르신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에 섞이는 것은 어르신들의 배려가 없었더라면 턱도 없는 일이다.

70~80대 어르신들로부터 배워야 한다_3
어르신들의 마음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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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문예 운영진 모습

거기에다 시인들의 걸쭉한 시어에 농까지 하는 데도 '맞다 맞아' 하시며 호응을 해주시는 70~80대 어르신 작가님의 모습을 보며 '과연 나도 미래의 나이(70~80대)에 자식 같은 어린 후배가 농을 할 때 받아 줄수 있을까?' 하는 반문을 하게 한다.  

세상은 무섭고 사는 게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먼 길 마다치 않고 오셔서 자식뻘 되는 후배들과 술잔을 주고 받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가슴이 훈훈해져 온다.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고루한 면도 있지만 속시원히 하고픈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어서 더욱 배울 것이 많다.  강산은 10년 주기로 변한다고들 한다.  그분들의 인생론을 동감할 수 있는 세대들이  앞으로 그분들처럼 후배들에게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예쁜 것만이 인생 전부가 아니요. 달콤한 얘기만이 사랑의 표현은 아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 고유의 김치맛을 보자. 하룻밤을 절여서 담근 김장 김치는 겨우내 입맛을 돋운다.

하물며 70~80년  인생사 묵은 지혜와 경험을 가진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금과옥조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젊음의 패기도 좋지만 어르신들의 말씀 한마디라도 귀를 기울여 배워야 한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살맛나는 노소동락의 내일로 만들어 가기 위하여.  

자유문예, 단편소설, 우석홍 작가, 김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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