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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기사가 잊지 못하는 택시 손님은?
2009-12-04 13:11:44최종 업데이트 : 2009-12-04 13:11:4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바로 어제,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 오랜 만에 택시를 탔다. 타고 보니 여자 택시 기사다. 50대 정도로 보인다. 내가 집으로 전화, 아이들과 통화하는 것을 보더니 공부하는 학생이 있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여자 기사가 잊지 못하는 택시 손님은? _1
여자 기사가 잊지 못하는 택시 손님은? _1

그 분은 택시 기사 경력 13년이란다. 어떤 손님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으니 두 손님 이야기를 해 준다. 

늦은 밤 시각.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구매탄으로 모셔다 드린 손님인데 도중에 다른 택시와 충돌하기 직전 바로 멈추었는데 원인은 상대방의 운전 부주의였다는 것. 손님이 차에서 내려서는 "야! 운전 똑바로 못해! 여자 기사라고 깔보는 거야!"하면서 상대방 택시 기사를 나무랐다는 것이다. 

밤이라 상대방 기사가 여자라는 것을 몰랐을 텐데도 손님은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객관적 입장에서 보면 오버센스인데도 여자 기사입장에서는 그것이 그렇게 고맙게 느껴졌다고 한다. 

또 하나는 깊은 밤, 수원역 앞에서 손님을 태웠는데 어느 술취한 사람이 택시 앞을 가로 막으며 운행을 막더란다. 그 사람을 피해서 가려고 방향을 바꾸니 또 막더란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 차례.  그 광경을 보던 바로 뒤의 차 팔달운수 소속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려 그 행인을 혼내주고 차가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그 동료 기사가 하도 고마워 1주일 뒤 그 기사를 수소문하였으나 사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택시 기사 일이 너무 힘들거나 환멸을 느껴 관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택시기사라는 직업, 힘든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물며 여자에게는 더 힘들지 않을까? 

그 여자 기사는 말한다. 얼마 전 택시강도 사건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좋은 분들이 많다고. 그래서 하는 일이 힘들지만 세상은 살만하다고.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당연한 일이지만 '남자에겐 때로 기사도 정신이 필요하구나!' '사람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도움을 받으면 그것을 잊지 못하는구나!' 

가끔가다 택시를 타지만 택시기사를 통해 듣는 세상 속 이야기, 그냥 흘려 들을 일이 아니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이영관, 기사도 정신, 택시 기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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