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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것이 아닌 다시 시작
수험 생활을 끝낸 학생과 학부모에게 주고 싶은 편지
2021-11-19 13:12:21최종 업데이트 : 2021-11-19 13:12:1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시험장 밖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수험생들만큼이나 학부모들도 긴장하고 있다.

시험장 밖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수험생들만큼이나 학부모들도 긴장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아래부터 수능)이 끝났다. 고등학교 3년, 아니 길게는 초등학교부터 준비해온 시험이다. 시험은 잘 본 사람도 있지만, 기대하는 것보다 못 본 사람들도 있다. 

시험 당일 장안구 내의 고등학교 정문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봤다. 가족들은 초조한 얼굴빛이다. 어느 학부모는 "그동안 수고했다고 말해주려고 꽃을 준비했다"라고 하고, 부모와 동생까지 나온 가족은 "오늘 시험이 끝났으니 맛있는 것 먹으러 간다"라고 들떠 있다.

큰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부담은 덜었지만, 수험생들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우선 재학 중인 학교의 2차 지필평가가 남아 있다. 수원 시내 고등학교들은 대부분 11월 22일에서 23일 사이에 시험을 본다. 대입 내신 성적 산출이 끝났다고 소홀히 취급하면 위험한 생각이다. 자신의 몫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험 성적이 나중에 어떻게 필요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학교 시험이 끝나면 수시 면접 일정도 챙겨야 한다. 경기대학교는 학생부 종합 전형 등이 11월 27일, 28일에 집중되어 있다. 경희대학교도 학생부종합 전형이 인문은 12월 4일, 자연은 12월 5일에 계획되어 있다. 수원대학교 지역균형선발전형을 11월 24일~28일에 학과별로 진행한다. 아주대학교는 전형 방법에 따라 11월 21일, 27일, 28일 12월 13일에 한다. 일부 대학은 면접이 없지만, 대학에 따라 전형에 따라 면접에 참여해야 하는 예도 있다. 자신이 대학별로 제출한 전형에 맞는 날짜를 챙겨봐야 한다.

수능이 끝나면 학생별로 하고 싶은 유형 목록이 있다. '집에서 마음 편히 쉬고 싶다. 그냥 놀고 싶다. 친구들과 혹은 부모님과 여행을 가고 싶다. 운전면허 학원에 다니겠다. 성형 수술을 할 예정이다. 노력한 만큼 성적이 안 나올 것 같아 재수 준비를 하겠다.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다' 등 저마다 원하는 것이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학교도 원격 수업이 잦았고, 거의 2년 동안 학교생활 하면서 단체 활동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바깥 활동을 많이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대학별 면접 등이 남아 있으니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생활해야 한다.  

시험이 끝나면, 점수가 기대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학생이 많다. 기대와 달라 시험을 못 봤다고, 인생의 끝이라도 만난 듯한 허탈감을 빠진다. 그동안 하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하면서 수능 시험만을 위해 달려오다 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은 끝이 아니라, 더 큰 미래로 나가는 시작점이다. 주변에서도 이를 축하해 주는 풍경이 많다.

수능 시험은 끝이 아니라, 더 큰 미래로 나가는 시작점이다. 주변에서도 이를 축하해 주는 풍경이 많다.


이때는 부모와 선생님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능 점수 1, 2점 차이가 인생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뜨거운 여름을 이기고 오랜 기간 준비해온 학생의 노력을 격려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수능 공부를 포함해 고등학교 생활의 모든 경험은 앞으로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된다. 공부에 대한 부담을 떨쳐 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며, 온갖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절제의 밤을 밝히며 책상 앞에 있었던 시간도 칭찬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삶의 순간에서 만나는 나태와 안일을 이겨내는 항체가 된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누구나 수능 시험을 보기 때문에, 이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교에 재직할 때 옆에서 지켜보면, 이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창 예민한 시기에 지쳐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친구 문제로 오래 고민하거나, 자신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그때마다 나름대로 어려운 순간을 잘 견디며 공부를 해 낸다. 다시 말하면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고 수능 시험을 봤다는 것은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도 너끈히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예년에 보면 수능 시험이 끝났다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는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으므로 생기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 선생님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혹시 시험 당일 아침 풍경을 봤는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도로에 경찰들이 안전한 차량 통행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모두 수험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수험생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아침부터 도로에 경찰들이 일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아침부터 도로에 경찰들이 일하고 있다.



이제 공부에 부담을 덜었으니, 자신을 챙겨보아야 한다.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생각을 담아보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깊은 질문에 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 인생의 목표와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그러면서 책을 읽으면 어떨까. 책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의 모습을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나 기타 취미 활동도 잘못된 유혹에 가까이 가지 않는 길이 된다.  

어쨌든 수능은 끝났다. 이제 수험생과 가족이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에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더 많아진다. 어른이 됐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수능, 대입, 면접, 내신성적, 부모, 선생님,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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