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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주변 5개 재래시장 추석나기에 분주
못골시장, 발 디딜 틈 없이 붐벼…타 시장도 시간 지날수록 손님 늘어
2020-09-25 15:29:09최종 업데이트 : 2020-09-25 15:29: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경

기록적인 기나긴 장마로 여름이 어느새 지나간 듯 싶더니 한가위가 성큼 다가왔다. 전국에 흩어진 가족 친지들이 이 날 만큼은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음꽃을 피우느라 밤새는줄 몰랐다.

생선가게 앞에 손님들이 모여있다

생선가게 앞에 손님들이 모여있다


함께 나누고 풍성해야 할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평소와는 다른 다소 서운한 한가위를 맞이할 것 같다. 정부가 이번 추석 연휴에 코로나19가 재확산이 될 우려가 있어 되도록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추석 한가위를 맞은 재래시장의 모습은 어떨까?
24일 점심 전에 팔달문시장을 시작으로 근처 5개의 재래시장을 둘러봤다. 장을 보기에는 다소 빠른 시간이라 팔달문시장 내부는 다소 썰렁했다. 손님이 없는 곳에 혼자서 돌아다니기가 민망해 밖으로 나왔다.

백성들 모두 풍요로운 삶을 꿈꾼 정조대왕 조각상

백성들 모두 풍요로운 삶을 꿈꾼 정조대왕 조각상


팔달문시장 옆 공터엔 정조대왕 '불취무귀(不醉無歸)' 조각상이 시장의 역사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정조는 화성 축성 당시 기술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에서 건배사를 '불취무귀'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하지 않으면 집에 갈수 없다'는 말이지만 실제는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들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살면서 술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유상박물관 앞 넓은 공터에도 불구하고 정조대왕 조각상을 화장실 옆에 세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떡을 사기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

떡을 사기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


무거운 마음으로 바로 옆 영동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장 내부보다는 도로변과 접한 점포가 더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한 홍어가게 앞에서는 주인과 손님 간에 가격씨름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참동안 흥정을  벌이더니 손님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주인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전라도 사투리로 "홍어하면 우리 집이 최고지라 잉"이라며 포장하기 바빴다.

대구포 가게

대구포 가게


미나리광시장은 어느 정도 손님들이 있었다. 한 중년여성이 멍게젓, 토하젓, 어리굴젓, 한치젓 등 10여 가지의 젓을 앞에 놓고 어느 것을 고를지 고심하고 있었다. 대구포 가게에서는 주인이 "10년전 가격으로 팔아요, 싸요~싸"라고 외치며 호객행위에 열중이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이 소리에 이끌려 지나던 손님들이 몰려와 살까말까 망설인다.

 

기름가게 앞에는 빈 병들이 가득 쌓여 있다. 전을 부치고 각종 나물에 넣기 위한 들기름, 참기름을 넣기 위한 용도인 듯싶다. 바로 옆 고추가게는 고르게 빻아놓은 고춧가루가 손님을 유혹하고 있으며 뒤에는 빻지 않은 고추가 큰 마대와 대형 비닐에 가득 담겨있다. 도로변 수산물가게는 대여섯 명의 손님들이 가격 흥정을 벌인다.

점심시간 전이라 손님이 별로 없다.

점심시간 전이라서 손님이 별로 없는 순대타운.


지동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미 명성이 자자한 터라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순대타운으로 향했다. 점심 전이라서 손님들은 별로 없었다. 주인인 듯한 한 여성이 "저녁시간에는 이 넓은 매장이 손님들로 가득 찬다"고 큰소리로 말한다. 옆 가게 유리 진열대에 가지런이 정리된 잘 생긴 삶은 돼지머리와 편육이 눈길을 끈다.

예쁜 색동저고리로 가득한 한복집

예쁜 색동저고리로 가득한 한복집


침구류와 주단가게가 밀집된 영동시장에서는 명절 붐을 느끼지 못했다. 한복가게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손님이 없어 약간 미안했지만 용기를 내어 가게 내부를 촬영하고 싶다고 주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필자의 요청에 선뜻 응해준 주인이 너무 고마웠다. 정육점 앞에는 자녀와 남편 그리고 친척들을 위해 요리할 고기를 사기위해 서너 명의 손님들이 기웃거리고 있었다.

못골시장이 손님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못골시장이 손님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다른 시장과는 달리 못골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정육점 유리 진열장에 높게 쌓아 놓은 소고기 앞에는 손님들이 차례를 기다리느라 줄지어 있었다. 불현듯 어렸을 때 어머니가 부쳐준 육전이 생각났다. 형형색색의 과일과게와 생선가게, 여러 종류의 떡과 송편가게 앞에도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빠른 시간이라서 손님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빠른 시간이라서 손님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남문시장 입구 신발가게는 주인이 손님을 기다렸지만 가격조차 물어보는 손님이 없었다. 3시간 정도의 취재를 끝내고 팔달문시장으로 다시 갔더니 다행이 처음과의 달리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손님이 방문할 것 같다.

 

팔달문시장에서 25년동안 신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조미례(53.지동) 씨는 "코로나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크다"면서 "이번 추석에는 재미를 좀 봐서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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