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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 서예 전시를 볼 수 있는 곳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연작 초대전 다섯 번째 작가, 김성자 전시회... 오는 12월 10일까지
2023-11-30 15:01:43최종 업데이트 : 2023-11-30 15:01:25 작성자 : 시민기자   임우진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 진수원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 진수원


수원전통문화관에서 8월 8일부터 시작한 '제1회 진수원 연작 초대전'이 오는 1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여섯 명의 작가 중 다섯 번째 순서인 김성자 작가는 수원을 주제로 한 전각서예를 선보인다.

수원전통문화관은 수원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으로, 2015년 개관 이후 예절교육, 전통 먹거리 교육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기획전시실 진수원에서 전시한다. 일상을 느끼고 수원에서 경험한 것을 작품으로 풀어 낸 이번 전시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제1회 진수원 연작 초대전 전시장

제1회 진수원 연작 초대전 전시장


전각서예 중 전각은 서화 등 낙관에 쓰이는 도장에 전서를 새기는 것이다. 현대에는 예술로서 글씨의 한 분야를 차지한다. 서예는 글씨를 붓으로 쓰는 예술로서, 글씨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인 전각서예는 아름다운 글씨 서예와 함께 도장에 담긴 예술까지 만나 볼 수 있다.

한국서예협회 이사이자 수원시 지부장인 김성자 작가는 이번 작품 주제를 묻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정조대왕은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는 훌륭한 임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로 정조대왕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고 앞으로도 많이 할 것이다. 또 정조대왕이 사용했던 많은 인장들을 전각으로 새겨볼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萬川明月主人翁(만천명월주인옹)(2023)

萬川明月主人翁(만천명월주인옹)(2023)


정조는 재위 22년에 역경을 공부하다가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라는 글을 지어, 글씨를 잘 쓰는 신하들에게 필사하게 하고 여러 전각에 걸어두게 했다. 이 글의 요지는 '뭇 개울들이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지만 하늘에 있는 달은 오직 하나뿐이다. 내가 그 달이요. 너희들은 개울이다. 그러니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에 합당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신의 호 또한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이라 지었으니 정조의 정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작가는 정조대왕이 세종대왕 다음으로 훌륭한 대왕이라고 생각하여 정조대왕에 애착을 갖고 작품에 주력하고 있다. 정조대왕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또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에 대해 주고받은 편지 글에 내용이 담겨있다. 작가는 '정조어필'이라는 편지글과 호에 대해서 작품을 계속해 볼까 하는 생각에서 실제 정조가 여러 작품과 편지에 사용한 호를 모각하고 설명을 첨가하여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 하이라이트인 '萬川明月主人翁(만천명월주인옹')(2023)은 이렇게 태어났다.

비천상 (2020)

비천상 (2020)


전시장 가운데 전각이 모여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전각이 있다. 바로 '비천상(2020)'이다. 하늘이 떠다니는 신선을 묘사한 것으로, 너울거리는 옷을 걸치고 꼬리가 긴 꽃구름 속에서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모습을 새겼다. 이 전각은 서예작품 '광명진언'에 쓰였다. 비로자나불에 대한 29자 진언이다. 비로자나불은 불교의 진리를 부처로 신격화한 법신으로, 부처의 가장 궁극적인 모습의 진신이다. 이 큰 곳에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었을까 작품 과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의상조사 법성게 (2020)

의상조사 법성게 (2020)


전각이나 서예작품은 고도의 정신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처음 전각이나 편지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서체는 무엇을 하고 크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작품을 구상한다. 주로 서체를 먼저 정하고 사이즈를 정하고 전각을 어떻게 활용해서 넣을 것인지, 어떻게 그림을 넣을 것인지 고민한다. 화선지에 먹을 이용해 그려진 작품들은 이 과정을 거쳐 작품이 탄생된다. 

전시장과 작가의 인터뷰

전시장과 작가의 인터뷰


한쪽 벽면에서 계속 재생되는 영상에서 작가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작가는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심오하고 철학적인 글과 군주로서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와 정치를 어떻게 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1,300자 정도 되는 방대한 글을 언젠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이 작품 역시 언젠가 수원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작품을 내놓을 때는 나를 내놓는 것과 똑같다.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정성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단순히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정신적인 것 역시 전달이 되게끔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기획전시실 진수원

기획전시실 진수원


전시장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서예 전시는 처음 본다. 한옥에서 전시되어서 더 예쁜 것 같다. 작품은 어떻게 작업했을까 궁금했고,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시를 관람한 50대 여성은 "역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좋다. 상설 전시가 아니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11월 28일부터 시작한 이번 다섯 번째 전시는 정조의 마음과 정치사상을 담은 전각서예로 1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12월 19일부터 12월 30일까지 우리나라밖에 없는 한국 고유의 전통을 가진 조각보 전시를 나정희 작가의 작품으로 진행된다. 해마다 전시가 진행되어 문화도시인 수원의 예술이 널리 알려져 지속되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에 모든 전시를 관람하며 마음을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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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시,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 전각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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