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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 숲에서의 한나절, 100년 숲으로 오세요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 탐방기
2021-04-28 13:10:48최종 업데이트 : 2021-04-28 13:10:37 작성자 : 시민기자   유미희
아름답게 자란 산사나무 앞에서  숲해설을 듣고 있다.

아름답게 자란 산사나무 앞에서 숲해설을 듣고 있다


초록의 생기가 짙어가는 요즘, 수원수목원에서는 숲해설 프로그램이 한창이다. 권선구 서둔동에 있는 서울대학교 수원수목원은 1907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숲과 정원 같은 자연환경을 좋아하면서도 수원수목원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수원 서쪽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나 경기도기숙사와 인접해 있지만, 도로에서 안쪽에 있는 수원수목원은 비교적 덜 알려진 편이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26일 아침 11시 탐방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기숙사 앞에서 버스를 내렸다. 5분여를 걸어 들어가는 길이 평상시에는 개방하지 않는 수목원이어서인지 1차선 도로가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어 조심하며 걸었다. 입구에서 발열 체크 명단작성 등 코로나 방역절차가 선행됐다. 11시 참가자는 넷, 숲해설가와 함께한 한나절은 오붓하고 즐거운 산책이었다.
 

숲은 초록물이 들것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숲은 초록물이 들것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수원수목원은 정문 앞을 지나는 도로에 의해서 서편과 동편으로 나누인다. 우거진 나무가 많은 동편은 이번에 개방하지 않았고 꽃과 조경수가 많은 서편을 개방 했는데 사전예약에 의해 숲해설가를 동반한 탐방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전문해설가의 안내를 받아 살펴본 숲에서는 흔히 보던 나무와 꽃들도 새롭게 보였다. 이 계절에만 나오는 값비싼 두릅나무 순이 싱그럽게 돋아나고 있었다. 개두릅이 음나무 순이라는 것과 명자나무가 주먹만 한 열매를 달게 된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참두릅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뾰족한 가시를 촘촘히 달고 있다.

참두릅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뾰족한 가시를 촘촘히 달고 있다


목백합이라고도 부르는 튤립나무의 거대한 높이나 잎 가운데부터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번져가는 변화는 다른 나무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이었다. 흔히 아파트 단지에서 보는 자색 목련과 자목련의 차이점도 배웠고 후박나무와 흡사한 일본목련도 비교할 수 있었다.

풍채 좋게 자란 산사나무 아래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때 소설 <산사나무 아래>가 생각나기도 했다. 작은 꽃잎이나 마른 씨앗을 손바닥 위에 놓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다가 갑자기 꼼지락대는 진딧물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거울을 통해 머리 위에 있는 나뭇잎을 볼 때는 새로운 방향에서 보면 같은 대상이라도 느낌이 꽤 달랐다.

우리나라 희귀종인 미선나무는 씨앗이 어떻게 생기는지, 히어리 나무의 주름치마 같은 잎맥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만져보고 살펴보았다. 항상 헛갈리던 사시나무와 자작나무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 껍질에 새겨진 다이아몬드 모양의 흔적이 있는 것이 사시나무,  하얗게 껍질만 벗겨지는 게 자작나무였다.

수피에 다야몬드 상처가 있는 것이 사시나무다.

수피에 다야몬드 상처가 있는 것이 사시나무다.

우리나라 희귀종인 미선나무의 열매가 자라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작은 부채모양 연녹색 가운데에 여린 씨가 만져진다.

우리나라 희귀종인 미선나무의 열매가 자라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작은 부채모양 연녹색 가운데에 여린 씨가 만져진다.
고유종 철쭉꽃이 은은하고 우아하다.

고유종 철쭉꽃이 은은하고 우아하다.


484종의 나무가 있는 수원수목원에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나무가 있어서 책에서만 보던 그 나무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경험도 했다.

나무껍질이 붉고 우뚝하게 자라는 고유종 소나무는 솔잎이 두 개씩 모여 나지만 미국에서 들여온 리기다소나무는 잎 세 개가 나온다는 것도 비교해 보며 알았다. 도심에서 흔히 보는 것이 산철쭉, 이날 화사하게 꽃을 피웠던 것이 철쭉이라고 했다. 선생님을 따라 나온 아이들처럼 잠시 순수로 돌아가 해설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꽃 같지만 식물원에서 자라는 꽃들은 어딘지 더 윤기나고 푸르렀다.

우리가 흔히 보는 꽃 같지만 식물원에서 자라는 꽃들은 어딘지 더 윤기나고 푸르렀다.


초목들은 온통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서로의 자리를 내주는 상생하는 관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무나 꽃이 내보내는 향기나 아름다운 자태가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독서회원들이 함께 읽은 <랩걸>이라는 나무과학자의 소설이 떠올랐다. 물 있는 곳을 향하는 뿌리의 간절함과 살아남아 자손을 퍼트려 생명을 이어가는 것을 생각하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나무도 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

1시간 30분에 걸친 숲 탐방은 코로나로 갑갑했던 마음을 환기해 주었다. 탐방에 참여한 네 사람은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 시립도서관에서 독서토론을 함께 하던 회원들이다. 오랫동안 서로 만나지 못하고 SNS로만 소통해 왔던 우리에게 숲에서의 한때는 매우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녹색이 짙어가는 요즘은 하루가 아까운 귀한 시간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원수목원을 방문하며 심신의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염증치료에 좋다는 매발톱나무가 노란꽃을 가득 달았다.

염증치료에 좋다는 매발톱나무가 노란꽃을 가득 달았다.


수원수목원은 단체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매월 다양한 주제로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전과 오후 3회씩, 하루 6회씩 운영하며 월요일~금요일 평일에만 진행하며 무료이다. 수원시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인터넷 접수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고 개별적인 입장과 자율탐방은 허용하지 않는다.
인터넷 예약접수는 수원시 홈페이지(http//www.suwon.go.kr) 분야별정보-교육-수원시교육통합검색-서울대수목원 신청하기로 연결된다. 그 외 궁금한 것은 서울대 수원수목원(031-228-4510)으로 문의하면 된다.

수원수목원, 서울대수원수목원, 숲해설탐방, 랩걸,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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