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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을 위한 인생 학교' 경기인생캠퍼스
백만기 교장 "소통과 교류, 학습을 위한 곳"
2023-11-29 14:48:00최종 업데이트 : 2023-11-30 09:44:4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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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버부머 경기인생캠퍼스


지인을 통하여 알게 된 경기인생캠퍼스(교장 백만기). 이곳은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해있다. 기존의 수업 형태와는 판이하게 다른 교육 시스템에 매력을 느꼈다. 지난 27일 백만기 교장을 교실에서 만났다. 베이비부머들의 일상 고민을 해결하고자 10년 동안 연구하고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분당인생학교, 위례인생학교에 이어 세 번째로 구 경기도청 자리에 있는 경기인생캠퍼스다. 흔히 학교라고 하면 '배우다'를 연상한다. 여기는 가르치고, 배우고 또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평생을 통하여 체득한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는 수업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커뮤니티를 통하여 소속감을 고취하고, 고령자들에게 고독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순기능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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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생캠퍼스 백만기 교장


백 교장은 이런 캠퍼스를 만드는 목적이 있다. 그는 "노인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인생을 살며 터득한 경험과 지혜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그들은 이런 지혜를 주위에 나누어주고 싶어 한다. 아울러 가장의 역할과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난 시니어들은 배우고 싶은 욕구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아는 것은 가르치고 모르는 것은 남들에게 배운다는 시니어의 니즈를 현장에 옮긴 것이 경기인생캠퍼스를 개교한 동기"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며 쌓았던 지식과 지혜를 전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한 시간이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이 그동안 들였던 노력과 비용을 측량한다면 얼마나 크겠는가. 인생 학교는 바로 그러한 경험을 나누고 전하는 공간이다. 시니어들은 돈 버는 일에 치중하다 보니, 노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 학교에서는 노는 방법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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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과 한시 강의 장면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백 교장은 은퇴 후 받은 은혜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되었다. 중년 자살률을 감소시키겠다는 큰 소망도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이 있다. 흔히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을 잘했다면 성공했다고 한다. 성찰의 기회를 얻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백 교장은 이런 일을 위하여 50세 은퇴 이전까지 경제적 자립할 것과 은퇴 후의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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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다도 강의 모습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무엇을 할까? 어디로 가지"? 하는 물음은 은퇴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반복어다. 식생활 문제가 해결된 지금 시니어들에게 매일 대두되는 걱정거리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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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바리스타 수업 장면


이런 수업 형태를 통하여서 하고자 하는 소망도 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급식 봉사도 하고, 새로운 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클래식 연주회도 열 계획이다. 19세기 유럽에 동네마다 음악 연주회가 보편화됐던 것을 벤치마킹하려고 한단다. 미술반 수업을 통하여 전시된 그림들이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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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반려식물 재배하기 수업 장면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공간 마련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분들이 있다. 학령 인구 감소로 남아도는 교실이나 비어가는 지방대학, 나아가 전국에 산재한 경로당 6만여 곳 중 일부를 활용할 수 있다. 전국에 산재한 경로당은 1%만이 문화 창구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식사 대접하는 정도의 활용밖에 하지 못한다. 관계 기관과 연구하여 다각도로 활용해서 노인 분들이 살맛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만들어 가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어른을 위한 학교, 은퇴자 및 예비 은퇴자를 위한 학교다. 학생이 선생이 되고, 선생이 학생이 되는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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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미술여행 강의 장면


이날 취재한 경기인생캠퍼스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재능기부를 하신 강사들이 포진해 있다. 한 마디로 가르치고 배우는 어른들을 위한 학교다. 강의식이 아닌 서로 소통하며 즐기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기원은 영국에서 출발한다. 1982년 창립된 영국 'U3A(50-70세, University of 3 age)' 홈페이지에는 '40대 이상이 모여 즐겁게 배우는 기회와 동기를 제공하는 국제적인 자선 운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도 U3A의 철학을 표방한 학교가 있다. 2013년 문을 연 '분당 아름다운 인생학교'가 그것. 설립자이자 첫 교장을 맡았던 백만기 씨는 'U3A'대신 '인생학교'란 이름을 붙이고 이런 학교 100개를 세우겠다는 평생 목표를 세웠다.

 

백 교장은 분당인생학교가 궤도에 오르자, 2020년 교장직을 후임에게 넘기고 위례에 두 번째 인생학교를 세웠다. 많은 성장이 있었다.

 

인생학교를 통하여 갈 곳이 있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인생 후반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생학교의 자랑이다. 소통과 공부야말로 가장 역점 사항이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는 말이 있잖은가? 그런 면에서 경기인생캠퍼스는 다양한 경력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년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올해 9월에 경기도 베이비부머 담당자와 만남이 있었다. 경기도에서 베이비부머 기회과를 신설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청 구청사에 경기인생캠퍼스를 조성하고, 지자체에서 공간과 장비를 지원하고 베이비붐세대가 직접 운영한다. 이에 따라 공간 확보와 장비 대여가 가능해졌다. 25개 강좌 개설을 하고 수강생을 모집했다. 홍보가 부족해서 수강생이 많지 않지만,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과목으로는 인문학, 에세이 글쓰기, 금융투자,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 촬영·편집하기 등이 있다. 
 

이곳은 수강료와 강사료가 별도로 없다. 순수한 자원봉사자 형태이다. 분당 '아름다운 인생학교'를 준비하고 3년이 되어도 수강생이 늘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국내 지상파 방송 뉴스에 나오면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덕분에 해외와 국내에서 연락이 와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한편 'U3A'가 확산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교육이 관 주도형이라서 참여자들이 수동적이라, 더욱 적극적인 참여 정신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전의 강의가 전문가를 초빙하여 '원 웨이(1 way)'로 진행하는 것이라면 경기인생캠퍼스는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운영하는 '투 웨이(2 way)' 방식의 스터디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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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의 미술전시회 그림들


수업을 듣는 수강생에 대한 평을 물었더니 "첫 교실부터 계속 듣는 수강생들이 많은 것을 보면 프로그램의 내용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하며, "서로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다"라고 옆 수강생이 거들기도 한다. 

 

이날 백만기 교장과 대담하면서 그동안 준비하며 섬기며 해 왔던 일들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에서 운영해야 할 일을 개인이 꾸려가기에 그 짐이 무거워 보였다. 사명감 없이 할 수 없는 일이리라. 적지않은 자비 투자와 시간이 많았음을 보게 된다. 곧 65세 고령자가 전인구의 20%에 육박하는 시대에 사는 이즈음 이분들에 대하여 사회적 관심사와 본인들이 배움에 대한 열의, 사회환원 정신으로 강의한다면 즐거운 세상이 되는 마중물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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