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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배려와 양보로 주민의 공익 우선돼야
화합과 소통을 위한 갑질 근절, 제도적 보완책 시급
2020-12-15 16:07:36최종 업데이트 : 2020-12-15 16:07:1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고층에서 줄타기로 외벽 도장공사를 하는 모습

고층에서 줄타기로 외벽 도장공사를 하는 모습


123만 여명이 사는 수원시는 27만1천091호인 80.4%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2020.10.30.기준 수원시 통계자료) 공동주택에서의 삶은 기본적으로 남에 대한 배려와 양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공동생활을 살펴보면 사소한 것부터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층간소음을 비롯하여 주차 공간 부족에서 오는 서로 간의 마찰, 크고 작은 시설공사, 특히 오래된 공동주택일수록 시설보수문제를 두고 주민들과 관리소, 입주민대표간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필자가 사는 동수원자이 아파트(816세대)는 건축한 지 16년이 되어 지금 주차장 및 내외벽 도장공사를 하고 있다. 12월 중순경에 마무리되는 두 달 이상이 소요되는 입주 후 처음하는 대형공사이다. 당연히 겨울철에 이루어지는 공사라 어려움이나 안전의 위험성이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사를 시작하기까지에는 처음 입찰에서부터 순간 순간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1차 입찰 공고 후 업체가 선정됐는데도 불구하고 낙찰된 업체 일부(12개 업체 중  4개업체) 가 입찰 내용에서의 자격요건 중 여러 종류의 기술 자격증을 요청하는 입찰조건은 무효라며 해당 시청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수원시 공동주택과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재입찰 공고를 내도록 시정 권고했다.

바로 2차 입찰결과 1차 입찰에서 선정됐던 업체가 다시 선정됐다. 입주민 대표들은 늦은 공사로 인해 서둘러  수도 없는 회의를 거쳐 머리를 맞댔다. 특히 입주민대표는 기술적인 전문지식이 없어 자문을 구하기 위해 현장설명회,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힘을 모았다.  수원시 공동주택과와의 전화나 공문서류 등을 통해 밀접함 속에서 어려운 점에 대해 확실한 해답을 얻었다. 입주민대표회의는 과정을 무척 중시하며 입주민들의 다수의 의견을 반영했다.
공동주택 중앙, 2층 관리사무소가 있다.

공동주택 중앙, 2층 관리사무소가 있다.


최근에는 많은 공동주택의 문제를  전자투표에 의해 결정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그만큼 선거관리위원회(위원 5명)의 구성과 역할은 필수적이다. 관리규정에 분명한 명시가 되어 있다. 실질적으로 주민의견의 수렴에 관여한다.

관리사무소는 회의에 필요한 상당한 근거자료의 마련, 회의결과의 기록 및 고지, 공개열람 등 필수적인 일을 한다.  공고물의 게시, 방송, SNS 등 대표회의에서는 알려야 할 의무가 있고 입주민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입찰은 본질적으로 최저가격이기에 품질의 보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응찰하려는 업체의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의 갭이 너무 큰 것도 통상 겪는 일이다. 혹시 무조건 따고 보자는 식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제1주차장 도장공사의 시작(11월 2일)

제1주차장 도장공사의 시작(11월 2일)


일정계약 후 공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추위에 대비하여 가능한 공휴일에도 작업은 이루어져 진척도가 매우 빨랐다.  드디어 새롭게 단장한  공동주택의  외형이 완성됐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둘 발생했다.  원래 투표로 결정된 색상과 디자인 선택안(1안 35%, 2안 26%, 3안 39%) )이 마음에 안 드니 다시 주민투표를 통해 바꿀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를  묻자고 했다. 여기에 견품의 색상과 실제의 색상이 달라 문제 제기가 됐다.

외벽공사는 페인트의 수준(질)이 중요하다.

외벽공사는 페인트의 수준(질)이 중요하다.


조용한 동이 있는가 하면 특별히 거센 동이 있었다. 입주민 대표는 임시회의를 거쳐 주민들의 찬반의견을 다시 묻자고 하여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하고 정말 어렵게 의결했다.  다시 공고를 했다. 색깔을 바꿀 때의 부수비용도 첨부했다. 한편에선 "한번 정해진 것인데 또 투표를 한다"고 항의가 들어 왔다.

결국 투표결과는 원래의 색채대로 그대로 두자는 의견의  비율(56.81%)이 훨씬 높았다. 그래도 관리소나 입주민대표는 투표에 의해 한 번 더 입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과정 자체는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고 서로 위안을 삼았다. 공기 마감을 앞두고 수많은 민원으로 관리실은 그 해결에 진땀을 쏟고 있다.

외벽도장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공동주택의 모습이보인다.

외벽도장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공동주택의 모습이 보인다.


제대로 된 감리(監理)는 필수였다. 이는 설계도대로 시공, 지도, 감독이 철저해야 함을 확인하는 일이다. "날이 갈수록 민원이 급증해 참 일이 힘들다"고 관리소장은 푸념까지 했다. 때론 민원에 대한 답변으로 입주민 대표가 나서기도 했다. "민원의 문제는 대표회장이 답변하는 것과 관리소장이 답변하는 것에 매우 차이가 있죠"라고 관리소장은 말했다.

대표회장은 "자칫 입주민대표가 관리소 편을 든다고 여간 조심이 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말했다. 이어 "쉽게 설득되지 않을 때는 난감하기 그지 없다"고 부연해 말하기도 했다. 또한 "2년 임기의 입주민대표 후보로 나서는 사람이 없어 점점 힘들어지는 형편이지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입주민대표나 관리소의 직원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 집단은 아니다. 그래서 공동주택 안에서 소수의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더러 받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입주민들의 의견이 있을 것인데 그래도 소통을 하려는 노력이 절실함을 느끼게 된다.
외벽 칠하기 3단계를 마무리하는 모습

외벽 칠하기 3단계를 마무리하는 모습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제반문제에 대해 법제화할 사안이 꽤나 많음을 느꼈다.
"자칫 갑질이라는 명목으로 충돌이 이어질까 두려움을 느낀다"고까지 어느 입주민 대표는 말했다.

분쟁을 차단하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소통이 중요하며 대표회의와 관리실 그리고 입주민간의 더욱 긴밀한 관계가 절실함을 느끼게 됐다.  더 나가 "공동주택 관리에 관한 법적인 세부적인 사항, 즉 불법입찰 등의 보완이 필요함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주민 대표는 목소리를 냈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공동주택, 내외벽공사, 입주민대표, 관리소장,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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