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융,건릉의 가을
물신 풍기는 가을 정취를 즐기며 역사 공부도하는 윤,건릉
2021-11-11 15:13:11최종 업데이트 : 2021-11-11 15:13:05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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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의 노는 모습에 발걸음을 멈춘 할아버지 할머니
가을의 정취(靜趣)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관광지마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필자도 도심을 벗어나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정조 임금 생애(生涯)의 역사를 살펴보려고 화성에 있는 융건릉을 찾아갔다.
높고 파란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휴일이라 그런지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융, 건릉의 만추(晩秋 저물어 가는 가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출입구 매표소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주민증을 제시하면 무료 입장권을 준다. 나이 들어 늙어가는 건 싫지만 어딜 가나 노인들 대우(공짜)를 해주니 나쁘지는 않다.
융, 건릉은 조선시대 왕과 비의 합장한 능(사적 206호)으로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지금은 세계인들의 관광명소가 됐다. 매표소를 지나면 왼편에는 융, 건릉 역사 문화관이 있다. 역사관은 장조(사도세자)와 정조의 생애를 기록과 영상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사관을 지나면 좌우로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노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숲길 따라 40여m쯤가면 이정표가 있다. 왼쪽 길로 가면 융릉이고 직진하면 터널 같은 소나무 숲 길이고 오른쪽 길로 가면 건릉이다.
터널 같은 소나무 숲 오솔길
융능으로가는 도토리나무 숲 길
세자 선은 양주 땅 배봉산에 묻혀 묘호를 수은 묘 라 하였다. 그 후 영조는 젊은 나이에 죽은 세자 선을 안타까이 여겨 1762년 사도(思悼 슲음을 생각이라는 뜻)라는 시호를 내린다. 정조는 즉위하자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 존호를 장헌세자(莊獻世子)로 높였고 광무 3년(1899년)에는 고종에 의해 장조(莊祖)로 추존되었다. 혜경궁 홍 씨는 영의정 영풍 부원군 홍봉한의 여식(女息)으로 1744년 세자빈에 책봉되었다. 정조는 즉위하자 어머니 혜빈(惠嬪) 궁호를 혜경궁(惠慶宮)으로 높였다. 혜경궁 홍 씨의 회고록이자 궁중 문학의 백미라고 평가받는 '한중록'을 남겼다. 광무 3년(1899년) 사도세자가 장조로 추존되면서 혜경궁 홍 씨도 헌경 황후로 추존됐다.
혜경궁 홍 씨는 영의정 영풍 부원군 홍봉한의 여식(女息)으로 1744년 세자빈에 책봉되었다. 정조는 즉위하자 어머니 혜빈(惠嬪) 궁호를 혜경궁(惠慶宮)으로 높였다. 혜경궁 홍 씨의 회고록이자 궁중 문학의 백미라고 평가받는 '한중록'을 남겼다. 광무 3년(1899년) 사도세자가 장조로 추존되면서 혜경궁 홍 씨도 헌경 황후로 추존되었다. 헌경 황후는 1815년에 작고(作故 죽음을 높여 부르는 말)하여 융능에 합장했다.
사도세자의 능을 보니 드라마 사도세자와 노래가 생각난다. 1960~70년대에는 영화나 TV 드라마로 조선시대 궁중 사극이 인기였다. 당시에는 TV(흙 백)가 있는 집도 드물었다. 이웃집들은 저녁을 먹으면 사도세자 드라마를 보려고 TV 있는 집으로 모여든다. 드라마 시작 전 화면이 오버랩하면서 배경음악으로 부르는 '사도세자' 노래가 나온다. 매일 밤 듣다 보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도세자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노래도 대 유행했다.
<사도세자 노래> 금이야 옥이야 태자로 봉 한 몸이 뒤주 안에 죽는구나 불쌍한 사도세자 꽃피는 청춘도 영화도 버리시고 흐느끼며 가실 때엔 밤 새들도 울었소
궁성은 풍악과 가무로 즐거운 밤 뒤주 안이 웬 말이요 원통한 사도세자 황금의 왕관도 사랑도 버리시고 억울하게 가실 때엔 가야금도 울었소 단풍잎으로 역사놀이하는 학생들
잔디가 갈색으로 빛이 바랜 정조대왕의 능
문무를 겸비한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 학문연구에 힘쓰고 장영용을 설치하고 수원화성을 축조하는 등 왕권을 강화하고 조선 중흥을 이끌었다. 또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하여 붕당정치의 폐해를 막기 위해 힘을 썼다.
'천하 명당(天下明堂)'이라는 왕실의 능에도 가을은 저물어간다. 온갖 꽃들과 새들이 노닐던 숲 속의 나무들도 하나둘씩 갈색으로 변하고 한 잎 두 잎 낙엽이 진다. 융릉과 건릉을 이불처럼 덮어주던 파란 잔디들도 계절의 변화에 흑갈색으로 빛이 바랬다. 대 자연의 순환 이치가 어디 융, 건릉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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