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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공존하는 삶' 나무의사 우종영 작가와의 만남
수원 일월도서관 '나무에 담긴 자연의 섭리와 지혜' 프로그램
2023-10-13 13:25:20최종 업데이트 : 2023-10-13 13:25:18 작성자 : 시민기자   홍송은
9월 6일 <나무란 무엇인가?> 주제로 강의 중인 우종영 작가

9월 6일 <나무란 무엇인가?> 주제로 강의 중인 우종영 작가


수원 일월도서관의 '나무에 담긴 자연의 섭리와 지혜' 프로그램이 10월 11일을 마지막으로 6주간 강의를 마쳤다. 후속 모임에 참가한 시민들은 강연 내용과 질문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강연을 맡은 우종영 작가는 나무병원 '푸른 공간'을 설립해 30년째 아픈 나무를 돌보는 나무 의사로 유명하다. 

시민들은 작가의 책을 가져와 사인을 받아 갔다.

시민들은 작가의 책을 가져와 사인을 받아 갔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책을 통해 그를 먼저 만났다. 그는 인생 후반부에 이르러 나무 치료 일을 조금씩 후배들에게 넘기고, 대신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책을 인용하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정성껏 보살핀다 한들 나무에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나무의 미래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라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숲해설가협회 전임강사로 활동하며 숲 해설가와 일반인을 상대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우종영 작가가 준비한 프린트물

시민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우종영 작가가 준비한 프린트물


그는 매 강의 시작할 때마다 시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프린트물이 주어졌다.
4차시 '나무와 공존하는 삶' 강의에서는 "잘 쓰지 못했지만 5일 동안 열심히 쓴 것입니다"라며 A4용지 7장 분량의 빼꼭히 적힌 내용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기후 위기 ▲이산화탄소와 나무와의 관계 ▲우리나라 가로수의 문제점 ▲가로수에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까? 가로수는 제2의 시민 ▲ 기후변화와 심리학 ▲선한 의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정성껏 정리된 내용에는 수원시민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지구는 평균온도 상승에 따라 변하고 있다.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였던 20,000년 전 지구 평균온도는 지금보다 약 6.1℃ 낮았다. 이에 비해 100년 만에 1℃를 변화시킨 것이다. 세계는 '기후 비상 상태'에 빠졌지만, 사람들은 기후 변화의 소극적이다.

<나무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나무는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광합성 기간 대기 중 CO2를 흡수하고 이를 바이오매스에 저장하는 '탄소탱크' 역할을 한다. 이것은 대기 중 온실가스의 전체 농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숲은 또한 지구의 알베도(반사율), 증발산 속도 및 물순환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지역 및 지구 전체의 기후를 조절한다. 그들은 그늘을 제공하고 온도를 낮추며 대기 습도를 높여 더위를 식혀준다. 그러나 숲이 벌목되거나 불타면 탄소 흡수원이 손실될 뿐만 아니라 저장된 탄소도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되어 기후 변화에 기여하게 된다."

동수원로에 위치한 가로수

동수원로에 위치한 가로수


<가로수의 역활과 우리나라 가로수의 문제점>
"도시의 숨결을 살려주는 가로수는 대기 오염과 소음 공해를 줄여주고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가로수는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첫째. 생육환경이 좋지 않다. 도시에서는 지하 매설물이 많아서 가로수의 뿌리가 펼치기 어렵고, 토양조건도 적절하지 않다. 또한 전선이나 간판, 신호등 등에 가린다고 마구 잘라 내거나 꺾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로수가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고, 병충해도 취약해진다.

둘째. 가로수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가로수는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정비와 관리가 필요한데 이들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는 상태이다. 예를 들어 꽃가루나 알레르기, 악취 등으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면, 마구 자르거나 베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못된 전정은 가로수의 생육과 꽃망울 형성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도시의 경관을 해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수의 가지를 너무 말리 잘라 내거나 줄기를 문턱 자르는 두절형 가지치기를 하여 나무의 품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수목의 형태를 파괴하고, 잎의 성장을 늦춰 광합성을 저해시키며, 절단면으로 균이 침투해 나무가 썩어 부러질 수도 있다고 한다."

사람과 나무가 공존하는 <고양 나무권리선언문> 
<제1조> 나무는 한 생명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태어납니다. 
<제2조> 나무는 오랫동안 살아온 곳에 머무를 주거권이 있습니다. 
<제3조> 나무는 고유한 특성과 성장 방식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제4조> 숲은 나무가 모여 만든 가장 고귀한 공동체이며 생명의 모태입니다. 
<제5조> 나무는 인위적인 위협이나 과도한 착취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제6조> 사람과 나무는 벗이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제7조> 나무의 권리는 제도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위의 내용을 말하면서 그는 강의하게 된 이유는 "나무의 권리가 제도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는데 대부분 시민이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제도는 조례를 말한다. 조례[條例]란,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제정하는 자주법(自主法)의 일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내에서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해 제정하는 자치 규범을 말한다. 시민들이 나서서 발의해서 시의원들에게 말해야 한다. 

수원은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강의를 통해 인식이 바뀌어 나무를 제2의 시민으로 하면 기금도 마련할 수 있고, 관리도 인격으로 해야 하니 함부로 하지 못한다. 가로수가 제대로 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조례를 만들 것을 부탁했다.

6차시 후속 모임을 통해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출처: 일월도서관 페이스북)

6차시 후속 모임을 통해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출처: 일월도서관 페이스북)


6차시 후속 모임에서 시민과 작가 사이에 질문이 오갔다. 

Q. 산이 공원화가 되어가는데 데크를 넣는 거 하고 그냥 땅으로 두는 것 중 어떤 게 더 좋나요? 
A. 개인적으로 데크를 놓는 것을 환영합니다. 아주 옛길 보부상들이 다니는 옛길을 한번 다녀본 적이 있어요. 그때 보부상들이 안 다닌 지가 거의 100년이 됐는데 지금도 그 길이 그대로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거의 안 다녀요. 옛사람들이 사람 발에 독이 있어서 풀이 못 자란다고 해요. 한번 사람이 밟고 지나가는 데는 풀이 못 자라고, 뿌리가 다 죽어요. 능선에 있는 나무들은 우리가 밝는 곳은 안에 뿌리가 다 죽어 있는 상태에요. 그래서 사람이 많이 이용하려면 데크를 놓으면 그 밑에 뿌리들을 보호할 수 있죠.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데 데크가 없으면 그 길을 폐쇄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온대 기후이기 때문에 겨울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지만 또 밟잖아요. 누적되면 누적될수록 이제 그 밑에는 아무런 것도 살 수 없는 공간이 되거든요. 산에 길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민원을 넣어서 길도 폐쇄하고, 많이 다니는 길에는 데크를 설치할 수 있도록 의견을 주시면서 바꿔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식목일 또는 나무를 심고 싶을 때 땅이 없는 개인이 심을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저는 나무를 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비리비리한 나무 하나를 선정해서 비료도 가져다주고, 주변에 보호책도 내면서 이건 내 나무야라고 생각하고 잘 키우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나무를 심은 다음에 자기가 심은 나무가 잘살고 있는지 가본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면 한 사람도 없어요. 이건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지 않는 것이랑 똑같아요. 오대산에 가면 선자령 가는 입구에 나무들을 굉장히 많이 심었어요. 그동안 군부대도 있었고 훼손이 많이 된 곳이에요. 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붙여 놓은 거예요. 나무는 처음에 1m 간격으로 심으면 최종적으로 살아남으려면 한 10그루 정도 죽고 한 그루만 살아남아요. 그럼 내 나무 죽었게 이렇게 되잖아요. 숲에 많은 나무들이 싹이 올라오지만, 똑같이 심었어도 99%가 페이스메이커예요. 얼마나 치열한 경쟁이에요. 나무를 심는 것보다 나무 하나를 선정해서 잘 가꾸는 게 오히려 더 보람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관공서에서 나무를 심을 때 너무 촘촘하게 심는 경우가 있어서 불만이에요. 
A. 제가 자작나무를 2,500평에 200~300부를 심었어요. 1m 간격으로 심은 거예요. 이렇게 안 심으면 나무가 풀에 치여서 안 자라요. 5년쯤 되었을 때 나무가 장악하면 다른 풀이 못 들어와야 해요. 나무를 심어놓고 7년이 되면 1차 간벌을 합니다. 50%는 다 잘라요. 2차, 3차 간벌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7m, 5m 띄어놔야지 자연조건이 돼요. 자연은 그렇게 도태가 되지만 우리가 심으면 도태가 안 되어요. 침엽수림은 간벌을 안 하면 그 숲을 그냥 망가뜨리죠.  

수업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일월수목원 탐방을 통해 전문가의 눈으로 설명해 주니 새롭게 다가왔다고 했다.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새롭게 들어온 나무들이 적응하기 위해서 아픈 나무들도 보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자연과 사람이 나누어지지 않고 공존하며 관심을 가지고 나무를 보호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구의 온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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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사, 우종영작가, 가로수, 일월도서관 ,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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