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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구 고등동 주민들의 <가을밤의 시 낭송회>
2023-11-06 10:59:24최종 업데이트 : 2023-11-06 10:59:23 작성자 : 시민기자   이태호

팔달구 고등동주민센타 3층 강당에서는 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주민들의 `가을밤의 시 낭송회`가 열렸다.

팔달구 고등동주민센타 3층 강당에서는 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주민들의 `가을밤의 시 낭송회`가 열렸다.


10월의 마지막 날 밤, 팔달구 고등동주민센터 3층에서 시 낭송이 음악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이는 바로 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주민들의 참여 행사이다. 필자는 행사장인 강당으로 들어갔다. 벽면 위에는 역대 동장들의 사진이 일렬로 내려다보고 있다.

첫 번째에 걸려있는 동장 사진을 보니 함께 근무했던 옛날 생각이 난다. 1978년 이곳은 고등동과 화서을 관할하는 고화동으로 인구는 오만명이 넘는 거대동이었다. 주민등록 제증명 담당으로 있던 당시, 민원실에 가득했던 주민들이 기억난다. 당시 고등동은 단독주택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재개발되어 4천여세대가 살고있는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다.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 낭송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주민 중 최현미님이 어릴적 가설극장에서 본 꼬마신랑 연극을 보고 추억을 회상하며쓴 글이라며 시를 발표하고 있다.

최현미 씨가 어릴적 가설극장에서 본 꼬마신랑 연극을 보고 추억을 회상하며 쓴 글이라며 시를 발표하고 있다.


이 행사는 4명의 주민이 화서동주민센터에서 시 쓰기 공부를 한 후 아파트에 '북프렌즈'라는 독서 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시작한지 10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회원이 35명이나 되었다. 7개조로 편성을 하여 조별 방장을 두고 주별 1회 모임을 갖는다. 아파트에서는 호응이 좋았다. 시인을 초청해 시 공부를 하자고 했다. 이에 주민들은 수원시문인협회 부회장인 진순분 시인을 초청해 주민회의실에서 전문적인 시 쓰는 공부를 하였다. 

몇 달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동안 습작으로 쓴 시들이 많이 모였다. 회원들은 시집을 발간한다든가 시 낭송회을 하자는 의견들이 많았다. 때마침 수원문화재단 도시문화커뮤니티 아파트 공동체 부문 공모사업이 있었다. 이에 선정되어 시 낭송의 밤을 하게 된 것이다.
 

김선복님은 외국에 자녀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 생각이 나 매미가 되어 자녀들을 만나고 싶은 심정에 시를 썼다

김선복님은 외국에 자녀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 생각이 나 매미가 되어 자녀들을 만나고 싶은 심정에 시를 썼다

최경숙 시인의 사회로 '시 낭송의 밤'은 시작되었다. "가을을 감성으로 노래하고 소소한 선물들이 쏱아지는 가을밤의 시 낭송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지난 10개월 가량 수푸자(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주민들의 시 창작 교육과 창작 과정을 통하여 문집을 발행하였습니다. '가을이 내려 앉은 하늘이 쌍우물에 담기다." 바로 이 책입니다. 이미 시집 책을 발간한 것이다.

옛날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할 때 쌍우물을 본적이 있어 상사를 모시고 현장을 가본적이 있다. 고등동 주민센터 옆 공원에 표시석이 있었다. "이 우물은 마을 주민들이 음용과 빨래하는데 사용되었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의 중심이자 보물이었으나 도로가 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마을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고자 조형물을 조성하였다."라고 표시석에 쓰여 있었으며 우물 모양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눈을 감으면 님의 향기가 눈시울을 적셔온다는 <님의 향기> 노래를 입주민 중 김보경님이  부르고 있다.

눈을 감으면 님의 향기가 눈시울을 적셔온다는 <님의 향기> 노래를 입주민 김보경 씨가 부르고 있다.

 

사회자는 "누구 엄마, 누구 아내로 불리며 살아왔던 우리들이 당당히 이름을 찾아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조금은 서툴지만 꾹꾹 누르기만 했던 시적 감수성을 꺼내 보았습니다. 따뜻한 시선과 마음으로 깊어가는 가을 밤을 함께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시 낭송을 알린다. 모인 관람객들은 어서 시작하라는 박수를 친다. 첫 번째 순서로 김경효 씨의 <노을>이라는 시를 발표한다.

김경호 씨는 "우리 수푸자는 멋진 노을을 베란다에서 볼 수 있는 아파트이다. 일몰을 바라보고 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황혼으로 접어든 자신의 모습까지 비추어 보며 쓰게 되었다."라며 분위기에 맞는 시를 조용히 암송한다.

다음은 조윤정 씨의 <팔달산 예찬>이다. 그는 이 아파트 단지로 이사 와서 이웃들과 트레킹 하며 팔달산을 자주 다녔다. 그러면서 팔달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시 낭송을 들어보니 팔달산이 매우 좋은 산처럼 느껴진다. 이어서 열두 명이 감정을 살려 시 낭송을 하였다. 가을밤에 듣기가 좋았다.
 

일본 여행 중에 비행기에서 <뜻빡의 기쁨> 시이다. 시를 처음 써보았다는 썼다는 주민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한다.

일본 여행 중에 비행기에서 <뜻빡의 기쁨> 시이다. 시를 처음 써보았다는 주민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한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며 아파트 주민 중 김보경 씨가 <님의 향기> 노래를 불렀다. "조용한 바람인 듯 눈을 감으면, 님의 모습인가 향기인 듯한 생각에 눈시울 적셔옵니다" 가을밤의 시 낭송에 적합한 노래이다. 다음은 경품 추첨 시간이다. 사회자는 맞추는 주민에게는 소소한 선물을 준다며 난센스 퀴즈를 낸다. 문제가 어려운 듯하지만 관중 속의 주민들은 모두 맞췄다. 소소한 선물은 키친타월, 고무장갑, 주방용기 등이었다.
 

<가을이 내려 앉은 하늘이 쌍우물에 담기다> 시집을 제1집으로 발간하였다. 수푸자 주민들은 시집이 계속 발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가을이 내려 앉은 하늘이 쌍우물에 담기다> 시집을 제1집으로 발간하였다. 수푸자 주민들은 시집이 계속 발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2부는 시 낭독 시간이다. '우편함'이란 말만 들어도 어릴적 추억이 떠오른다는 이화숙 씨의 <시골집 우편함> 낭독이 있었다. 이어서 천영숙 씨는 어릴적 할머니 손에 자라 꿈에라도 보고 싶은 할머니를 담은 <기다리는 마음>을 낭독하는 등 총 12명이 시 낭독을 하였다.

시 낭송과 시 낭독을 모두 끝내고 주민센터 강당에 모인 모두가 함께 <잊혀진 계절> 노래를 합창하였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이날은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날 시 낭송과 시 낭독을 발표한 사람들은 오랜 친구들이 아니다. 아파트 한 단지에 살면서 알게 된 주민들이다. 시인들도 아니다. 일 년가량 공부하면서 시 낭송회 밤을 이룬 것이다. 주민 중 한 분에게 시 쓰기를 권고하였다 한다. 시를 써본 적이 없다며 거절하였다.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즐겁게 사는 일이라고 적극 권고하여 시 창작 강의에 참여 하였다. 어느 날 시 창작 시간에 시 한수를 내놓았다. 일본 여행 중에 비행기에서 썼다고 했다. 그 시는 이날 가을밤의 시 낭송회 강당 입구에 전시되어 있었다.
 

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공원에는 쌍우물 표지석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옛날 있었던 쌍우물은 도로개설로 사라졌다.수원역푸르지오자이아파트 공원에는 쌍우물 표지석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옛날 있었던 쌍우물은 도로개설로 사라졌다.


이날이 있기까지 모든 일을 앞장 선 조윤정 씨는 "시 낭송회에서 발표를 한 사람이나 시 낭송을 관람한 주민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하면 시가 될 수 있고, 그 이야기는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시 낭송회의 밤>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감미로운 가을밤을 느끼게 했다. 참여자들은 <가을이 내려앉은 하늘이 우물에 담기다> 시집 발간을 통해 앞으로도 시집을 발간하는 등 주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아파트를 만들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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