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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공간 잇-다' 개관 1년, 발자취를 따라서
기억공간 잇-다 '빨간 인간' 조은실 작가의 전시를 관람하고
2023-10-20 09:25:25최종 업데이트 : 2023-10-24 11:07:36 작성자 : 시민기자   조명실

기억공간 잇다는 과거의 아픔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기억공간 잇다는 과거의 아픔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기억공간 잇-다'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895번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이다.
과거 성매매가 이뤄지던 업소의 건물을 고쳐 새롭게 만든 문화공간이다. 60년이 넘도록 존재해온 성매매 집결지를 시민들이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인권단체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다. 
 

과거 수원역 성매매 집성촌이었던 거리

과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였던 거리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은 '기억공간 잇-다' 미술관이 개관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거리의 모습 등이 궁금하여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억공간 잇다에서는 수원 출신의 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한다.

기억공간 잇다에서는 수원 출신의 작가들의 전시를 지원한다.


현재 '기억공간 잇-다'에서는 [빨간 인간]을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빨간 인간은 인간 본연의 모습과 본질적인 자아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강렬한 빨간색은 분노, 내면의 고독을 내포하며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을 빨간색이라는 강렬한 색감을 통해 드러낸다. 
 

자신의 인생을 사유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게 하는 그림

자신의 인생을 사유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게 하는 그림/ 출처 : 작가 제공 


조은실 작가는 타인과 맞춰 가느냐고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 바쁜 삶을 살아내느라 서로의 삶을 넉넉하게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꼬집는다. 관람자는 빨간 인간의 일상을 엿보는 과정에서 사유 없이 흘러가는 자신의 일상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삶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게 된다. 
 

빨간인간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돌아본다.

빨간인간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돌아본다.


방문한 날에 작가님이 상주하고 있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빨간 인간 작품을 어떤 과정에서 그리게 되셨나요?

기록되지 않은 일상은 쉽게 휘발되는 것처럼 삶을 살아갈 때도 사유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생각해요. 저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인간 군상을 대표하는 빨간 인간을 모티브로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맺는 관계와 삶의 이유를 그림을 통해 생각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Q '기억공간 잇-다'에서 전시를 하며 공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셨나요

같은 여성으로 아픔이 있는 곳이 지금은 여성 작가들의 꿈이 실현되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이어주는 것이 예술이었다면 이제는 수원시민들이 공간을 누비고 예술을 누리면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원시민 한 분이 그림을 집중하며 감상하고 있다.

수원시민 한 분이 그림을 집중하며 감상하고 있다.


'기억공간 잇-다' 를 방문한 수원 시민 두 분과도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수원에 권선동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관람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학창 시절에 수원여고를 다닐 때 집에 오는 버스에서 성매매 집결지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여학생들에게 교육을 가르치고 인근에서는 여성 인권유린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슴 아팠죠. 성인이 된 지금 가슴 아픈 공간이 근사한 문화공간으로 바뀌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이렇게 전시까지 보고 나니까 마음이 뭉클합니다." 
 

수원 인계동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관람객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빨간 인간이라는 주제가 굉장히 독특하네요. 이곳에 있었던 많은 여성들의 모습들과도 겹쳐 보이기도 해요. 전에는 오가기 어려웠던 곳이 지금은 전시도 감상하고 길목이 밝아져서 더욱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공간 잇-다'의 도슨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문하시는 시민들에게 작품 해설 없이 자유롭게 감상하게 합니다. 그런 다음 작가의 의도를 전해드리죠. 도슨트의 역할은 방문자에게 사유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본인이 느낀 작품의 해설과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 사이의 간극을 인지하여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거든요. 직관적인 작품이 아니라 도대체 빨간 인간이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유추하게 하는 것이 이 작품들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수원 시민들이 '기억공간 잇-다'에서 문화와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타 지역 분들은 주저함 없이 들어오시는데, 수원 시민분들은 들어와도 되는 걸까? 미술관 건물 밖에서 구경하시는 모습을 보면 제가 직접 나가서 들어오셔서 편하게 보시라고 권하기도 하죠." 
 

시민의 거리, 문화가 풍성한 거리로 거듭난 문화공간

시민의 거리, 문화가 풍성한 거리로 거듭난 문화공간


'기억공간 잇-다' 미술관 개관 1년 후 길거리는 더 밝아졌으며 정돈되었다. 특히나 공간을 찾아주는 수원시민의 발길로 거리의 활기를 더했다. 인권 유린이라는 아픔과 어둠을 딛고 앞으로도 수원 출신 신진 작가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되고 시민들에게는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어두운 과거를 밝게 잇는다는 미술관의 취지가 더 빛나길 기대해 본다. 

 

기억공간 잇다에서는 현재 [ 빨간 인간 ] 전시가 진행된다.

기억공간 잇다에서는 현재 [ 빨간 인간 ] 전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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