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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전동 지명의 유래와 밤나무동산
추석명절에 고향을 찾아온 귀성객들에게 풍성한 선물
2023-09-15 10:39:38최종 업데이트 : 2023-09-15 10:39:36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알밤이 속살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알밤이 속살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우리나라 지명에는 전설이 나 유래가 있는 곳이 많다. 그중에도 수원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설이나 유래가 있는 마을이 많다. 14일 추석이 10 여일 앞으로 다가와 밤이 영글었는지 밤나무동산을 둘러보고 옛 밤나무골 율전동 유래를 살펴봤다.

옛날 어느 마을에 거지들이 하루가 멀다하게 떼 지어 동냥을 하러 왔다. 마을사람들은 거지들 때문에 진저리가났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이 찾아와 부처님께 시주를 하라고 한다. 거지들에 진저리가난 마을사람들은 시주는 무슨 놈의 시주냐며 집집마다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러면서 거지들이나 찾아오지 않을 방법이나 있으면 알려달라고했다.

 

마을사람들의 야박한 인심에 혼을 내줘야겠다고 생각한 스님은 거지들이 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 있다고 말 했다. 앞산 허리를 자르면 거지들이 안 올 것이라고 했다. 거지가 안 온다는 스님의 말에 마을사람들은 열심히 산 허리를 잘랐다. 그 후 스님말대로 거지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산 길을 끊었으니 거지들의 발걸음만 끊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왕래까지 끊겼다. 그 후 마을이 점점 쇠락해져 마을사람들은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300여 년 전 이 마을에 살던  파주 염 씨 강릉 유 씨 안동 장 씨 등 세 성 씨도 마을을 떠나 새 터전을 잡고 열심히 밤나무밭을 일궜다. 당시는 마을 이름이 없으니 사람들은 밤밭골 또는 밤나무골이라고 불렀다. 세 성씨가 일가를 이루고 마을이 형성되자 그 후 법정동이 되면서 '밤밭' 의미를 담은 栗(밤나무율) 田(밭 전) 洞(마을 둥) 한자 지명을 쓰게 됐다. 그 후손들은 지금도 살고있다.

 

1905년 일본이 경부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밤밭마을 한가운데를 관통 두쪽이 났다. 이때부터 경부선 1호선 철도가 지나가는 율전지하도 (일명 굴다리)에서 청개구리공원을 둘러싼 산 일원을 윗 밤밭 또는 상율전(上栗田)이라 부르고 지하도아래 성균관대학교가 있는 일대를 아랫밤밭 또는 하율전(下栗田)이라고 불렀다.

 

율전 지하도 위로 겅부선 철로가 놓여있다

율전 지하도 위로 경부선 철로가 놓여있다. 여기서부터 아랫밤밭이다
 

수원시는 1970년대 도시화로 개발하면서 밤나무를 모두 베어내어 옛 모습은 찾아볼 수없고 율전동이라는 마을 이름만 이어져오다가 지금은 행정동 개편으로 천천동(泉川洞)과 통합 율천동(栗泉洞)으로 부른다. 


 

밤나무동산 입구

밤나무동산 입구
 

윗 밤밭은 산에서 자생한 일부 밤나무들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랫밤밭은 성균관대와 주택이 들어서 흔적조차 찾아볼 수도 없었다. 수원시는 밤나무와 함께했던 주민들의 애환과 추억을 회상하고 마을의 정체성을 되살리고자 면적 11,000 m2(3,300평) 부지에 밤나무쉼터(정자 및 간이의자)를 만들고 운동기구시설과 동물사육장(닭, 토끼) 등 과 삼각단풍나무, 계수나무, 왕벗나무 등 수종의 나무를 심은 휴양시설과 주민들의 밤나무헌수로 2011년 3월 21일 밤나무동산을 조성했다.

 

쉼터 정자와 휴양소 나무가 숲을 이뤘다

쉼터 정자와 휴양소 나무가 숲을 이루고있다

지금은 밤나무가 제법 자라 밤이 주렁주렁 열렸다. 추석 무렵이면 밤송이가 입을 벌리고 검붉은 커피색의 알밤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밤나무동산에 밤이 주렁주렁 열렸다

밤나무동산에 밤이 주렁주렁 열렸다
커피색의 알밤이 보기에도 아름답다

땅에 떨어진 알밤이 임자를 기다리고있다



밤나무와 밤은 인간과의 깊은 인연이 있다. 조상들의 제사를 모실 때 필수적인 위패(位牌)와 신주(神主)는 밤나무를 깎아서 만든다. 또 일반식물은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면 껍질은 떨어져 없어진다.  그런데 밤 껍데기는 싹이 터서 줄기가 올라와도 뿌리에 붙어서 수년을 간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아는 나무로 여겨왔다. 그래서 밤은 과일이나 오를 수 있는 제사상에도 오르게 된다. 또 신랑신부가 부모님께 폐백을 드릴 때 신부에게 밤과 대추를 던져준다. 밤과 대추는 가지 하나에도 수십 개의 밤송이와 대추가 열린다. 이는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의미다. 이렇듯 밤과 인간의 관계는 옛 조상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율전동의 밤나무동산과 청개구리공원 주변 산  밤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밤들은 추석에 고향을 찾아온 귀성객들에게 추석명절을 즐기는 풍성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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