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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에게 수원이주민센터가 한국의 우리 집이 되었으면"
이웃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쓰는 아름다운 사람들...한국어 교실 자원 봉사 활동가
2020-12-24 15:12:23최종 업데이트 : 2020-12-26 15:58:55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서단이라고 합니다. 저는 중국에서 왔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매주 일요일 수원이주민센터 한국어 교실(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화로 6, 4층 소재)에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 미얀마,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에서 온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가 모인다.  한국어 수업은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한국인 선생님 11명과 이중 언어가 가능한 외국인 선생님 3명(미얀마 2명,태국 1명)이 하고 있다. 평일 수업은 전업주부나 퇴직한 선생님, 주말 수업은 본업을 가진 선생님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여 무급 자원봉사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인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외국인을 돕기 위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2020년 1월까지는 평일과 일요일 수업으로 나누어 진행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일 수업은 잠정 중단이고 현재는 일요일 수업만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한국어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한국어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10여 년 동안 한국어 교실 자원봉사 수업을 하는 이은아 선생님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이은아 선생님은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고 아름다운 가게 등에서 봉사한 경험도 있는데 "노력 봉사 위주로  활동했어요. 근데 좀 더 의미 있고 열악한 곳을 찾다가 수원이주민센터 홈페이지(www.suwonmigrantscenter.com)를 보고 문을 두드리게 되었어요."라고 한다. 올해부터는 주말 한국어 교실 수업 팀장을 맡고 있다. 

학생들 수준과 국적이 다양해서 수업 진행에 힘든 점은 없나요?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에 따라 1반에서 4반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1반은 태국, 미얀마, 다국적 반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국적은 다양해도 몸짓, 쉬운 한국어로 천천히 설명하면서 수업을 하고 있어요."

수업 준비는 어떻게 하고 수업 방향은 어디에 두고 진행하나요?
"연세한국어 교재를 이용해서 수업해요.수업 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를 찾기도 하고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이용하기도 해요. 연세한국어 교재는 유학생 위주 예문이라서 임금 체불이나 부당노동행위 등 이주노동자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수업 중에 추가하고 있고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업 분위기가 바뀌었나요?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서 수업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학생들 눈빛으로 이해를 못 하는지 지루해하는지 파악이 되어 다시 설명하거나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거든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 파악에 한계가 있고 학생 수도 급격히 줄었어요. 하지만 장점도 있어요. 2시간 걸려서 수업을 들으러 왔던 학생들이 멀리서도 쉽게 참여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어 수업 중 인상적인 일화가 있나요?
"수업보다는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학생들과 같이 소풍도 가고 파티도 하면서 추억이 많이 쌓였어요. 학생들이 선생님의 은혜에 깜짝 파티해 주었을 때 정말 고마워서 울컥한 적이 있어요."

수료식 모습.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수업 후 학생들과 다과를 나누고 있다. 따뜻하고 활기 있는 모습이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학생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억울하게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갇히게 된 학생이 있었어요. 억울함은 해소하지 못했지만, 수원이주민센터 활동가들의 탄원서와 기자회견으로 보호소에서 나와서 지금은 본국으로 무사히 돌아갔어요."

한국어 교실 봉사 활동으로 얻는 보람이 무엇인가요?
"집에는 엄마가 있지요. 수원이주민센터가 이주민들에게 한국의 우리 집이 되었으면, 저는 이들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힘들 때 고향에 계신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바로 갈 수는 없잖아요. 그때 한국어 선생님들을 만나고 싶다고 할 때 마음이 뭉클해져요. 한국 생활이 견디기 힘들어서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는데 수원이주민센터를 알게 되면서 견디는 힘이 생겼다고 하네요. 요즘은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해 제 마음도 아주 힘드네요."

수료식.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수료식.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수원이주민센터 한국어 교실 일요일 수업은 매년 1월에서 6월, 8월에서 12월까지 운영한다. 수업 듣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국적 관계없이, 학기 중간에도 신청할 수 있다. 60여 명으로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현재는 3, 40명 정도가 듣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한국어 습득뿐만 아니라 본국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한 목적으로도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 교실 자원봉사를 하려면 우선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급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 이주민과 노동자의 인권과 차별을 돕기 위한 의식이 있는 사람 등 사명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충원시에는 1365 자원봉사센터에 게시한다고 한다. 

지난 5월에는 지속가능재단기관 연대 활동 '미얀마다 사랑한다'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지난 5월에는 지속가능재단기관 연대 활동 '미얀마다 사랑한다'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수원이주민센터 이광성 대표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미국 생활을 1년 정도 했는데 퇴직하고 나서 자원봉사 하는 미국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그 영향으로 이광성 대표는 퇴직 후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바로 센터를 찾아 활동을 시작했는데 "스승의 날 때 알아서 작은 꽃을 학생들이 줄 때, 수료식 날 고맙다고 인사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뭉클해했다. 

수원이주민센터의 열악한 재정과 상근 활동가 부족, 코로나19 영향으로 후원과 회원의 회비가 줄어 센터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팔달문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이용규 중앙대 교수가 듣고 지난 3월부터 매달 100만 원씩 총 1천만 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이용규 교수는 30년 전에 미국 유학 생활 때 머물던 홈스테이 주인 아주머니가 잘 대해 주어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 도움에 보답하는 의미로 이주민을 돕겠다는 마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수원이주민센터가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부하게 되었다며 오히려 기부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은아 선생님은 "같은 일을 해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도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등 우리가 얼마나 이주민에게 혐오와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들을 억압하고 있는지 당황스러울 때가 많아요."라며 한국어를 매개로 이주민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아래 사진은 학생들이 한국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말들을 모은 카드이다. 학생들이 '정당하다, 감격스럽다, 편안하다, 좋다, 행복하다' 등 한국 생활에 유용하고 긍정적인 단어를 많이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쓰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응원한다.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가 한국 생활 중 느끼는 말들을 모은 카드이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가 한국 생활 중 느끼는 말들을 모은 카드이다. [사진 제공: 이은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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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주민센터, 한국어 교실, 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자원 봉사, 한국어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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