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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미술관에서 그림 하나 마음에 담아볼까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동’에서 《오픈 스토리지 2025》 전시
2025-06-02 12:48:56최종 업데이트 : 2025-06-02 12:48:5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경기문화재단이 수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경기 청년 신진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수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경기 청년 신진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수원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동'에서 《오픈 스토리지 2025》 전시를 개최한다.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소장품 컬렉션 '경기미술창고'를 통해 수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로 5월 30일(금)부터 6월 27일(금)까지 열린다. 2024년에 취득한 경기 청년 신진작가 작품 23점과 대중미술 장르 작품 19점을 비롯하여, 회화, 사진, 조각, 뉴미디어 등 총 64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 공간은 '공작1967동'은 옛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캠퍼스 건물이다. 공작실로 사용하던 곳이었는데, 리모델링해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전시실은 문서고로 사용되었던 공간이다. 이곳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문서가 놓여있던 선반도 작품 보관 랙으로 사용하는 노력을 했다. 
  보통 미술작품 전시장은 공간 규정이 까다롭다. 작품설치 장소 조명과 벽면 재질 등 따지는 것이 많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람객도 작품을 보는 동선도 제한된다. 이번 전시는 그런 것이 없다. 관람객은 열린 창고에서 작품을 만난다. 자유롭게 지나다니며 작품을 대면한다. 작품 표면과 질감, 뒷면까지 세세히 관찰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천천히 읽는 시간을 누린다. 
 
단순하고 평이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림이다. 작가가 던지는 은유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하고 평이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림이다. 작가가 던지는 은유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효경 <재난이라는 호재>는 재난이 오히려 호재라는 역설적 사고다. 작품 설명에 '인간은 지구에 해를 입히는 존재이며, 그런 인간에게 일어나는 재난이 지구로서는 오히려 호재다. 재난이 두렵고 무기력하게 표현되기보다는 화려하고 유쾌하며 장식적인 이미지로 변주된다. 이는 재난을 고통이 아닌 해방으로, 파괴가 아닌 정화로 받아들이는 지구의 시선을 반영한다.'라고 한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시도다.
  손지훈 <입덕궁녀도>도 많은 생각을 품게 한다. '입덕'은 특정 분야나 대상에 깊이 빠져들어 열정적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다. 궁녀는 과거 궁중 생활에만 매몰된 존재다. 이 역시 적극적인 '입덕'과 수동적인 '궁녀'가 모순에 빠지게 한다. 여기에 영화 '스타워즈(Star Wars)'를 연상케 하는 장식이 보인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전통과 대중문화의 교차 앞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관람객은 모호한 형상들이 결합하는 그림 앞에서 자신만의 상상과 해석을 즐기게 된다. 
 
전시 공간이 관람객에게 평온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천천히 읽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전시 공간이 관람객에게 평온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천천히 읽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반민수의 <양복 입은 사람들>은 '일본 전국시대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칼 대신 양복을 두르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현대판 양복 무사들을 그려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화폭에는 양복 입은 사람들, 표정 없는 얼굴로 꽉 채운 공간 구성이 전부다. 한눈에 봐도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군상이다. 단순하고 평이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이는 비언어인 그림으로 직관적인 소통이 가능함을 안내한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던지는 은유로 메시지를 읽기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시장 바닥에 큐알(QR) 코드를 스캔하면 e-리플렛을 볼 수 있다. 설사 작가의 이미지를 해석하지 못해도 고민할 이유도 없다. 예술 작품은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와 느낌의 대상이다. 복잡하고 낯선 개념의 늪에 빠졌다면 그게 작품 감상의 매력이다. 그냥 마음속에 혼란의 느낌조차 가득 담으면 된다. 
 
손지훈 <입덕궁녀도>. 적극적인 의미를 뜻하는 '입덕'과 수동적인 생활을 했던 '궁녀'가 모순에 빠지게 한다.

손지훈 <입덕궁녀도>. 적극적인 의미를 뜻하는 '입덕'과 수동적인 생활을 했던 '궁녀'가 모순에 빠지게 한다.


  전시 기획을 한 경기문화재단 예술사업팀 윤가혜 선임 학예연구사는 "경기미술창고는 2020년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경기지역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경기문화재단 사업이다. 공모를 통해 현재 300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소장 작품들은 국내외 여러 예술공간과 도내 초·중·고등학교 등 시민과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입 작품이 500여 점을 넘으면 판매를 통해 컬렉션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신진작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상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회 탐구와 성찰이라는 접점에도 관심을 드러내는 작업이 많다.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파편을 거칠고 과감한 느낌으로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따뜻한 삶을 품고 싶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지금은 신진작가지만 이런 소통을 기회로 미래의 거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그들의 꿈과 희망이 되기도 한다. 

가운데 작품은 전효경 <재난이라는 호재>. 전시장 바닥에 큐알 코드를 스캔하면 e-리플렛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가운데 작품은 전효경 <재난이라는 호재>. 전시장 바닥에 큐알 코드를 스캔하면 e-리플렛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도심 속에 자연이 숨 쉬는 공간이다. 시끄러운 도심에서 벗어나 푸른색을 보며 쉴 수 있다. 바쁘게 살다 보면, 가끔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잿빛으로 변할 때 아름다운 색깔을 칠할 필요가 있다.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라는 책 제목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미술관에 가보자. 그림 한 점 마음에 담으면 따뜻한 기운을 얻을 수 있다. 경기상상캠퍼스에 큰 나무가 선물하는 그늘에서 지친 몸과 마음도 쉴 수 있다. 

 경기미술창고 소장품 기획전 《오픈 스토리지 2025》
 - 전시 기간: 2025년 5월 30일(금) ~ 6월 27일(금)/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
 - 전시 장소: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동(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 전시작품: 회화, 사진, 조각, 뉴미디어 등 총 64점
 - 참여작가: 총 51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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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 경기미술창고, 신진작가,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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