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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그 후-평화를 꿈꾼다
매향리, 그 후 포성이 뱉어낸 껍데기, 평화를 꿈꾼다
2025-02-28 18:01:49최종 업데이트 : 2025-02-28 18:01: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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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그 후'전이 열리고 있는 만석전시관 제2전시실


아침 산책 후 우연히 미술전시관을 찾았다. 지난 2월 25일 수원시립 만석전시관 제2전시실에서 임삼진 사진작가의 「매향리, 그 후」 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일반적인 사진전과는 사뭇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54년을 매향리 주민을 괴롭혀 왔던 포탄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사진을 찍어 놓은 모습이다. 매향리는 1951년 쿠니사격장이 생긴 뒤로 2005년까지 연간 250일 하루 12시간씩 54년간 이 포성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 굉음이 사라지고 남은 껍데기들이 이제 평화의 소중함을 소리 없이 남기고 있다. 전쟁 후에도 계속된 그 흔적을 5년의 촬영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임삼진 사진작가의 마음 또한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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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그 후 #48 2023' 작품. 민들레가 피어 향기를 발하는 모습이 새롭다.


포성이 멈추고 고요가 짓든 조용한 마을이 평화로운 어촌마을로 돌아왔다. 이제 사격장 흔적도 사라지고 조용한 어촌마을에 54년 동안 주민을 괴롭히고 삶을 피폐하게 했던 그 포탄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전시를 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위한 아이러니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작가는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매향리 그 후 #53' 2025 오늘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매향리 그 후 #53' 2025 오늘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 촬영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를 찍었다. 사진 컨셉은 매향리에 미군부대(쿠니사격장)가 떠난 이후의 모습을 기록한 것으로 3개의 소재로 나누었다. 첫째, 미군들이 주둔했던 흔적, 둘째, 미군 철수 후 변모된 마을 풍경, 그리고 평화로운 마을로 꾸미기 위해 화성시에서 만들어 놓은 시설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록하였다고 작가는 말했다.

작품 앞에 서 있는 임삼진 작가의 모습

작품 앞에 서 있는 임삼진 작가의 모습


임삼진 작가는 매향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가슴이 콱 막히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향리를 사진 찍기 시작했다. "5년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 찍고 3년 전에 동대문에서 한번 전시하고 이번에 다시 전시한다. 여기에 내 모든 마음을 담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매향리를 더 많이 알리고 싶었다. 이런 고통 속에 살았던 분들을 더 많이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전시를 하는 것은 그분들이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이렇게 마을을 참 예쁘게 잘 다듬었고 또 우리 부모님들도 전쟁을 겪었으니까 부모님 생각도 나고 해서 그런 마음으로 다큐 사진들을 찍었다."라고 작가는 말했다.

필자가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부서진 흔적이 너무나도 커서 "헉"했더니 작가는 감상하는 모두가 이렇게 "헉"하는 마음으로 감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섬을 향해서 포를 쏘아 대니 견디지 못한 섬은 두 조각으로 거듭났다.

머리보이는 섬은 섬을 향해서 포를 쏘아 대니 견디지 못한 섬은 두 조각으로 거듭났다.


매향리는 화성시 우정리에 있는 것으로 54년간 미군들이 사격훈련장이 있었던 곳으로 섬이 있다. 섬을 향해서 포를 쐈으니 섬이 남아나질 않았다. 섬이 컸는데 계속 폭격을 해서 두 동강이 났다. 얼마나 심했으면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는 기저귀를 사다 주었는데 이곳에서는 솜을 사다 주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귀를 막아 귀가 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매향리는 매실이 많이 나는 곳이다. 요즈음에도 봄이 오면 마을 사람들이 매실청을 담는다고 한다.

매향리의 눈물 같은 느낌이 난다는 '매향리 그 후 #57 2023 작품'

매향리의 눈물 같은 느낌이 난다는 '매향리 그 후 #57 2023 작품'


많은 작품 중에서 선택해 전시된 작품은 총 24점이다. 현장에서 직접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오후 4시 30분이 되자 전시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먼저 오프닝으로 라인덴스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 낭송도 하였다. 많은 손님이 찾았다. 손님들이 축사도 하고 작가의 인사말도 있었다.

매향리에서 온 정만춘 씨는 전시를 축하하러 와서 "작가가 시시로 와서 사진을 찍어서 매향리 주민들의 깊은 상처를 찍는 것 같아서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했다. 아픈 상처와 기억을 되살리고 전쟁과 삶을 피폐하게 했던 기억들... 그러나 그 아팠던 기억들이 지금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기성 작가의 작품에 대한 소감을 말한다. 매향리 그 후 작품 중에서 특히 매향리의 눈물처럼 느껴진다는 작품을 말한다.

'매향리 그 후 #57 2023' 작품이 특히 매향리의 눈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남기성 작가는 말한다.


남기성 작가는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대체로 꽃이나 아름다운 것들을 찍는데 우리 작가는 어쩌다가 매향리에 꽂혀서 21년부터 현재까지 매향리에서 사진을 찍는다. 지금 가면 이런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그런데 이렇게 기록을 하면서 사진을 찍어주니까 우리가 그곳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작품이 없느냐고 했더니 '매향리 그 후 #57' 2023 작품을 가리키면서 "매향리의 눈물 같은 느낌이 나서 참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향리 그 후 #48' 2023 작품을 보면서는 "민들레가 피어서 향기를 발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전시 오프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전시 오프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전시오프닝을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지금은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는 2005년 쿠니 사격장이 폐쇄되고 그 자리에는 평화역사관, 화성 드림파크, 평화 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평화라는 이름처럼 평화가 가득한 공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낭자님의 네임카드

수원시립미술전시관 제2전시실, 만석공원, 송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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