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수원 1919’ 전시회, 독립 만세 함성이 다시 가슴을 울리다
수원박물관 ‘3.1운동 106주년 특별기획’ 전시 개막과 기념행사
2025-03-03 19:49:40최종 업데이트 : 2025-03-03 20:15:4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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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근 학예팀장(왼쪽)이 수원에서 일제의 폭력과 불의에 저항했던 만세운동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919년 수원의 3.1운동은 3월 1일 수원 화홍문 방화수류정에서 펼쳐진 만세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일제의 수탈과 민족적 차별에 맞서 외친 '대한독립 만세' 함성은 1919년 4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수원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106년 전 오늘 선조들은 일제의 폭력과 불의에 저항했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겠다는 정신은 100년이 지나도 우리 가슴속에 감동으로 물결친다. 3월 첫날 찬 바람 속에 그때 정신을 기리고 새기기 위해 시민들이 모였다. 행사장이 마련된 수원박물관 입구에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모였다. 당시 종교인, 유학자, 농민, 학생, 상인 그리고 기생들까지 수원의 모든 민중이 거리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런 의미를 살려 3.1절 106주년 기념행사도 지속 가능 사회포럼과 수원 청소년 교육단체 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주최하고 수원시, 수원상공회의소 등이 후원했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장들과 이재준 시장, 이재식 시의회 의장이 함께했다. 백혜련, 김영진, 김준혁 국회의원과 시의원, 그리고 남녀노소 시민이 하나가 됐다. 특히 김세환 선생의 외손자 윤창혁, 유관순 열사 조카 유장부, 민족대표 33인 나용환 선생 친손자 나영의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참가했다. ![]() 김세환 선생은 민족대표 48명 중에 수원 출신으로 수원과 충청도 삼일운동을 확산하고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106년 전에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 수원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던 선열들의 숭고한 뜻으로 광복이 되고, 이후 80년이 지난 대한민국은 놀라운 기적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수원의 3.1 운동은 서른을 넘긴 청년 김세환 선생이 주도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삼일고등학교, 삼일여학교, 지금은 수원고등학교가 된 수원상업학교 등 교육 기관이 설립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라며 고향 수원에서 민족 교육을 향한 길을 걸었던 것을 회고했다. 행사는 축하 공연, 독립선언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세계만방에 알렸던 독립선언서를 청년들이 낭독하는 순간 비장함이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참가자 모두가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삼창을 하며 마무리했는데, 가슴 저 밑에서 뜨거움이 차올랐다. 기념식 후에는 수원박물관이 광복 80주년, 3.1운동 106주년을 맞아 1919년 수원 사람들의 항거를 재조명하는 특별기획전 '항거, 수원 1919'을 이동근 학예팀장 안내로 관람했다. ![]() '3.1운동 106주년 특별기획' 전시 내용은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의연히 일어섰던 우리 민족의 모습이다. 전시장에서 들어섰는데, 바닥에 106년 전 수원군 지도가 있다. 그 위에 서는 순간 그때 현장에서 만세를 외치는 상상이 든다. 3월 1일 수원면 만세운동부터 4월 15일 제암리, 고주리 학살 사건까지 그 열기가 전 지역으로 확산했다. 평범한 민중들의 외침은 자유와 독립이다. 그 외침은 일제를 두렵게 하고, 나아가 세계 만국에 퍼져나가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알렸다. 오직 정의와 평화를 바라고 인도주의를 향한 외침은 민족정신으로 계승되고, 위기 때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내는 힘을 발휘했다. 수원은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이 있다. 그는 민족대표 48명 중에 수원과 충청도의 삼일운동을 확산하고 알리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되고 난 이후에 한 달 뒤에 돌아가셨다. 따라서 수원 사람들 마음속에는 광복 80주년이 선생 서거 80주기이기도 하다. 이날 박물관 야외 전시장에는 김세환 선생 기념사업회에서 추모 공간이 있었다. 시민들이 헌화하며 선생을 추모했다. ![]() 수원군 지도. 당시 지역별 날짜별로 있었던 만세운동을 볼 수 있다. 이 학예팀장은 "수원의 가장 중요한 3.1 운동의 특징은 모든 계층이 참여했는데, 기생들도 빼놓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원의 예비 조합에 소속돼 있던 교육생이 33명이다. 우연이지만, 민족대표도 33명이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김향화 선생의 옥사 이야기를 했는데, "선생이 서대문 형무소 8호 감방에 갇혀 있을 때 아주 앳된 17살의 소녀가 들어왔는데, 그가 바로 유관순이다."라고 했다. 유관순과 연결된 일화가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두 사람이 감옥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당시를 상상하는 순간도 만감이 교차한다. 3.1독립운동은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이다. 일본 제국의 무단통치를 거부하고 대한민국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제는 총칼로 평화적 시위를 진압했다. 송산면 만세운동 과정에서 노구치 순사는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수원 사람들에게 총을 겨눴다. 이 장면을 본 시민들은 순사를 쫓아가서 돌과 몽둥이로 처단했다. 4월 3일 우정, 장안면 주민들은 만세운동을 하면서 악질 일본 순사를 응징했다. 이러자 일제의 행위는 더욱 가혹해졌다. 시위 주동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군대를 동원해 주민들을 학살하고 가옥을 불태웠다. 당시 일제 만행 이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주민들의 사진이 있다. 처참한 현장에서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 3.1절 106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대한독립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나라 없는 백성의 삶은 비참했다. 용기를 내어 저항했지만, 끝내 아픔만 삭였던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들이 다 우리의 자랑이다. '3.1운동 106주년 특별기획' 전시 내용은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라,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의연히 일어섰던 우리 민족의 모습이다.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선조들도 우리의 자랑이다. 그들의 당당한 모습으로 대한민국이고 빛나고, 수원이 빛난다. 전시장에 자료와 허름한 흑백 사진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과 교훈을 전한다. ○전시 기간: 2025. 3. 1.(토) ~ 6. 29.(일) ○전시장소: 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영통구 창룡대로 265) ○문의: 031-228-4150 ○홈페이지: 바로가기 ![]() 전시회 홍보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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