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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선을 권하는 이고선생을 아세요?”
선을 권하는 마을 권선 1동, ‘제3회 이고선생 축제’ 열려
2020-11-09 15:58:26최종 업데이트 : 2020-11-09 15:58: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은행나무 보호수 아래 진행된 고유제

은행나무 보호수 아래 진행된 고유제

 
권선 1동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43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 아름드리 큰 은행나무는 오고가는 주민들에게 휴식처이자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더울 때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때로는 비도 피할 수 있었다. 은행나무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 오고 가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았다. 더 오랜 옛날에는 나뭇가지에 그네를 매달아 아이들의 놀이터일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은행나무를 찾는 주민들이 많이 줄었다. 아마 은행나무도 많이 심심했을 거다.

하지만 지난 6일은 잠시나마 예전과 같은 분위기를 살리는 흥겨운 시간이 이루어졌다. 일 년에 한 번 이루어지는 권선1동 축제인 '이고선생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올해로 3번째 열리는 축제로 가장 중요한 행사는 바로 은행나무 아래에서 지내는 '고유제'다. 작년까지만 해도 먹거리 장터, 체험 프로그램, 노래 경연 한마당, 백일장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유제와 백일장 전시 등 축소를 최소화됐다. 하지만 이고 선생은 기억하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고유제는 그대로 진행됐다.

 
신명난 가락으로 고유제를 알린 풍물패

신명난 가락으로 고유제를 알린 풍물패

 
고유제가 진행되는 5시 전부터 풍물단이 권선 1동 일대를 다니며 고유제를 알리기 시작했다. 은행나무가 있는 지점부터 권선 1동 행정복지센터 앞까지 나 있는 골목길을 다니며 신나는 장단을 만들어냈다. 아파트 단지 사이에 난 골목길 주변은 대부분 주택가와 '권선11번가' 전통시장이 위치해 있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신명나는 풍물패 소리를 듣고 삼삼오오 나오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어린이들은 풍물패를 따라가며 골목길을 뛰어가기도 했다.

신명나는 풍물패 공연이 끝난 5시부터는 엄숙한 고유제가 시작됐다. 관계자는 이고선생에 대한 설명회로 고유제를 열었다. 그는 "조선 초 고려시대 한림학사였던 이고선생은 조선이 건국할 때 이성계가 내리는 벼슬을 마다하고 수원에 정착했다. 그는 모든 업무를 마다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선함을 권했다고 해서 '권선동'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이곳 보호수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 이고선생 집터라고 한다. 은행나무가 지금까지 잘 자라는 이유는 아마도 이고선생이 보살펴주고 계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풍물대 공연과 함께 시작된 '제3회 이고선생 축제'

풍물대 공연과 함께 시작된 '제3회 이고선생 축제'

 
이고선생에 대한 기록은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권선 2동에 있는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앞에는 정자가 하나 있고 그 앞에 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유래비에는 이고선생이 주민들에게 선을 권했다는 내용을 볼 수 있다. 또 최근 권선 1동 마을만들기 협의회에서는 지난 9월부터 마을소식을 전하는 '주민기자단'을 위촉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주민기자단은 소식지에 가장 먼저 은행나무를 비롯한 권선 1동 마을의 유래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선1동 소식지 창간호

권선1동 소식지 창간호



권선2동에 사는 이지연 씨는 "아이들과 풍물패 소리를 듣고 나와 보았다. 아이들이 이고선생이 누구냐고 물어서 고유제를 함께 보며 설명해주었다. 권선동에 살게 된지 7년이 훌쩍 넘었는데 부끄럽게도 이고선생에 대해 몰랐고 고유제도 이번에 처음 보았다. 무엇보다 우리 동네가 '착한 마을'이고 아이들과 선하 마음가짐으로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앞에 있는 유래비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앞에 있는 유래비

 
고유제에 참석한 권선 1동 안병철 동장은 "권선동은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가 함께 있고 수원가구거리, 전통시장인 권선종합시장,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주택단지와 상업지구가 하께 있는 곳이다. 이고선생이 추구했던 착한 이웃들이 만들어가는 선한 공동체가 어느 곳보다 필요한 곳이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고선생 축제가 축소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고유제는 지낼 수 있어 다행이다. 내년에는 예전과 같은 풍성한 축제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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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1동, 이고선생, 고유제,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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