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인륜의 으뜸가는 덕목
2021-05-11 16:08:41최종 업데이트 : 2021-05-11 16:08:39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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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하게핀 영산홍
옛날에는 친가(親家) 부모님만 섬기면 됐다. 여자들은 시집을 가면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고 친정에서
시골 살을 때 어버이날 자식들이 찾아와 달아준 카네이션
가난했던 농경시대에서 산업화 시대를 열면서 정부는 수출주도형 경제정책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공휴일이 많아 생산과 수출에 지장이 많아졌고, 공휴일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어버이날 휴일을 폐지했다.지금 80~90대 노인들이 젊은시절 산업전선에서 일할 때 이야기다. 여성들은 긴 머리를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했다. 당시 국민소득 80불이었다. 지금은 수출 세계 8 대국으로 성장했고 국민소득 3만 2천 불이 됐다.
6.25 전쟁까지 치르고 가장 못살던 나라가 세계 220여 개 국가 중 12번째로 잘 사는 나라가 됐다. 정부는 각종 노인 우대정책을 펼치면서도 어버이날 공휴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그러니 어버이날 부모님 모시고 나가 구경도 시켜드리고 맛있는 음식 대접을 하고 싶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직장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자식들은 시간 나는 대로 찾아와 봉투만 내밀고 가거나 찾아오지 못하면 전화를 한다. "어버이날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하면서. "통장에 용돈 좀 넣었으니 맛있는 것 사 잡수세요"라고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사람 사는 것은 옛날보다 나아졌는데 가족들이 모일 기념일도 함께 지낼 수 없으니 자식들과도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식들이 못 오면 손자 손녀들이 찾아와 카네이션을 달아주더니 이제는 그놈들도 머리가 컸다고 잘 오지도 않는다. 자식들이 모르는 게 있다. 늙으면 용돈도 아쉽지만 사람이 그립다. 손자 손녀도 보고 싶고 자식들도 보고 싶다. 노인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그런데 점점 눈에서 멀어지는 것만 같아 아쉽기만 하다.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인륜의 으뜸가는 덕목이다'. 모처럼 이번 어버이날은 휴일이다. 가족들이 모여 식사도 하고 직장에 다니는 자식들도 부모님 모시고 야외로 나가 바람도 쏘여드리고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도 대접할 수 있는 황금 같은 휴일이다. 그런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가족모임도 못하고 하필이면 황사까지 뿌옇게 하늘을 덮어 야외로 나갈수도 없다. 이래저래 어버이날 휴일을 망쳐놓는다.
우리는 어버이날을 앞당겨 치렀다. 지난 6일 아침 큰딸한테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을 먹자는 전화라고 한다. 나는 어버이날도 아닌데 무슨 밥이냐고 했더니 아내는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겠죠"한다. 보기에도 먹음적스런 생선회
오후 6시경에 큰딸과 큰아들 둘이 왔다. 넷이서 차를 타고 제부도 바닷가로 가 망망대해 시원한 바닷바람도 쐬이고 내가 좋아하는 생선회를 대접받았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회를 먹어서 그런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 같다. 주변을 보니 딸인지 며느리인지 노인을 모시고 나와 식사대접을 한다. 옆자리에 있는 노인에게 며느님이신가요 하고 일부러 물어봤다. "아니요 딸이요" 한다. 노인들을 모시고 나와 식사대접을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딸들이다. 자식낳아 키워보니 얼마나 힘든일인지 부모맘을 헤아리는 것은 딸들 뿐이다.
지금 80대가 젊은 시절만 해도 전통적으로 아들을 선호하던 시대였다. 딸을 나면 아들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가난한 나라에 인구만 늘어나자 정부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슬로건을 내 걸었고 인구감소 정책의 가족계획을 펼쳤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남성 노인들에게 물어보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하는 말이 있다. 막상 늙고 보니 "아들보다 딸이 더 좋아"라고 한다.
자식들이 어버이날을 챙겨주지 않아 어버이날 인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노인들도 많다고 한다. 주자 십훈에 '부모불효 사후회(父母不孝 死後悔)'라고 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효도하지아니하면 돌아가신후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뜻이다. 2018년 어버이날 축하공연 각설이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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