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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샘도서관 아기둥지에 펼쳐진 '여우 구슬의 그림 연극'
할머니 7명의 구수한 옛 이야기 공연
2024-02-20 14:19:40최종 업데이트 : 2024-02-20 14:19: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아기둥지 한 가운데 그림이 보이고 뒤에서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아기둥지 한 가운데 그림이 보이고 뒤에서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슬기로움이 샘솟는 슬기샘 도서관이 지난 17일 꼬마 아이들을 위한 색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여우구슬 동아리(회장 윤명희, 지도교수 황미숙) 회원 8명이 오후 2시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깜박깜박 도깨비', '줄줄이 꿴 호랑이' 등 2권의 책 이야기를 소재로 그림 연극을 했다. 그림 연극은 그림책을 쉽게 각색하여 낱장의 그림들을 뒤로 넘기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2시 공연 시작 전 연습에 여념이 없는 동아리 회원들

공연 시작 전 연습에 여념이 없는 동아리 회원들


8명의 어르신 동아리 회원들은 오후 2시 전 슬기샘 도서관의 한적한 방에 모여 연습의 연습을 거듭했다. 각자의 배역에 맞는 목소리와 감정, 얼굴 표정 등 연기력이 대단했다. <깜박깜박 도깨비> 이야기는 스토리 구성이 매우 흥미롭다. 부모없이 근근이 혼자 살아가는 아이가 종일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더벅머리를 한 도깨비를 만난다. 서푼만 꿔달라는 말을 건다. 아이는 가만 보니 발이 없어 도깨비임을 알고 하루 종일 일해서 번 서푼을 줄지 고민에 빠진다.
<깜박 깜박 도깨비> 그림책 이야기

<깜박 깜박 도깨비> 그림책 이야기


하지만 착한 아이는 꼭 갚아야 함을 당부하고 돈을 꿔 준다. 이때부터 아이와 도깨비의 인연으로 결국 소년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고 "도깨비야! 도깨비야!"를 부르다 죽었다. 그때 그 도깨비는 빚진 것을 갚으러 왔는데 소년의 집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참께 한 섬을 뿌렸더니 이처럼 주먹만한 참께가 열렸다.

참께 한 섬을 뿌렸더니 이처럼 주먹만한 참께가 열렸다.


한편, <줄줄이 꿴 호랑이>는 무척이나 게으른 아이가 강아지를 이용해 산속 호랑이를 다 잡아 호랑이 가죽을 내다 팔아서 큰 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허풍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전래동화인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주고 결국 착하게 살아야 함을 일깨워 주는 훈훈한 내용이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교훈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림 연극으로 옛 이야기 대본에 집중하고 있는 여우구슬 동아리(모자 쓴 이가 윤명희 회장)

그림 연극으로 옛 이야기 대본에 집중하고 있는 여우구슬 동아리(모자 쓴 이가 윤명희 회장)


취재 당일, <여우 구슬>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윤명희 회장(여 76세, 정자동)을 만났다.

-동아리 회장은 언제 어떠한 동기로 하게 됐나?
2016년에 여우 구슬이라는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2018년에 입문한 후 그해 10월부터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다. 통상 회장직 임기는 2년인데 그동안 코로나의 여파가 너무 커서 임원 개선을 하지 못했고 종전에 유치원 원장을 한 경력도 있어 어린이를 위한 동아리를 맡게 되었다.

-동아리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회원과 지금의 회원은 어떻게 달라졌나?

2016년 10명 이내로 동아리가 시작했는데, 지금은 14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모두가 수원극단, 성우, 배우, 동화구연 등 이 분야에 전문가들도 있다. 그래서 활동이 훨씬 수월하다.


-동아리 회원들이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대부분인데 어려움은 없는가?
현재 총무를 담당한 정운순 회원이 70대로 가장 젊고 일을 빨리 정확하게 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70세가 넘어도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령 도깨비 역의 조미선 회원은 성우 출신이다. 호랑이 역의 이재욱 회원 역시 베테랑에 가깝다.

-연습 시간과 방법은 어떻게 하는가?
지도 교수를 두고 있다. 황미숙 지도 교수는 문학박사로 전문성을 갖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연습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아이를 동원하는 것이 가장 어려울 텐데
그렇다. 아이들을 모이게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림 연극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보통 5~6세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가끔 2~3세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관람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너무 어려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그림책 이야기를 각색한 대본

<깜박 깜박 도깨비> 그림책 이야기를 각색한 대본


-특별하게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로나가 길었던 것이 큰 타격이었다. 그림 연극을 철저하게 준비해 놓고 기다려도 아이들이 모여들지 않았다. 비대면은 한계가 있다. 코로나 전에 매주 토요일마다 활동을 해서 신이 났던 적도 있다. 그림연극 이외 색칠 공부, 캘리그래피, 탈 만들기 등으로 어린아이와 매우 가까이한 적도 있었다. 무거운 그림책을 메고 또 새롭게 그림책을 제작하고 이동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는데 도서관 측에서 차량을 비롯하여 최대한의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여우구슬 그림연극이 아이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요즘 아이들은 미디어에 매몰되어 있다. 과거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녀나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가 거의 실종된 상태이다. 옛날이야기는 사실적으로 성장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는 점이 매우 크다. 정서적으로도 특히 그렇다. 다소 아쉽기도 하다.
 
꼬마 아이와 학부모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꼬마 아이와 학부모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 코로나가 없어져 본연으로 돌아가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가령 인근의 유치원, 어린이집, 길거리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현장으로 나가 거기에서 아이들을 만날 계획이다. 전문성이 뛰어난 회원들이 재능을 썩히는 일은 매우 안타깝다. 2023년에는 9월부터 11월에 각 유치원, 어린이집, 도서관을 방문해 옛이야기를 공연한 바가 있다.

아기 둥지는 늘 편안하고 아늑하다

아기 둥지는 늘 편안하고 아늑하다


회원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활동해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후 4, 5세 아이들이 점점 모여들었다. 도서관의 모든 관계자들이 전적으로 도왔다.

김청극님의 네임카드

슬기샘 도서관, 옛 이야기, 도깨비와 호랑이, 윤명희 회장,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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