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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의 방앗간을 찾는 건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일
매산시장의 ‘수정방앗간’ 오연일 대표에게 듣는 방앗간이야기
2021-05-25 14:02:31최종 업데이트 : 2021-05-26 12:52: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매산시장 수정방앗간 모습

매산시장 수정방앗간 모습


"방앗간 하기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아내가 매탄동에서 잠시 옷가게를 했는데, 그 때 방앗간이 옆에 있었던 거에요. 나이든 사람들이 방앗간에 와서 종일 머무르고 얘기하는 분위기가 마냥 좋아보였어요. 사람사는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사람들마다 동기와 이유가 다르다. 오연일 대표는 매산시장 수정방앗간을 20년동안 운영하고 있다. 그저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우리도 저런 거 해보면 좋겠다'는 바램을 품고 시작한 일이 천직이 되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한 자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방앗간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방앗간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방앗간은 사람들을 멈추어 서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떤 날은 수원역에서부터 고소한 냄새를 따라 걸어온 사람들이 들기름, 참기름을 사가기도 한다고. 시장을 상징하는 냄새는 바로 고소한 기름 냄새가 아닐까.
 
하지만 방앗간을 시작할 때만 해도 6개월만에 문을 닫으려고 했다. 손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게 문을 열면 그냥 잘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런데 오연일 대표는 조금 다른 마음을 먹게 되었다. '이것도 못하면 내가 어떤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영업을 시작했다.

추억의 재미있는 물건들도 진열해 놓아서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

추억의 재미있는 물건들도 진열해 놓아서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

 
"고춧가루, 기름샘플을 만들어서 영업을 시작했어요. 전단지도 만들어서 가지고 갔죠. 한 번 영업하러 나가면 보통 10만원 이상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아요. 조금 효과는 있었어요. 약 10%정도 거래가 되더라구요. 성실하게 하니까 식당 사장님들이 조금씩 소개를 해주시기도 하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거래하는 곳이 많아요. 성실하고, 정직한 것. 그게 비결이었나봐요"
 
수정방앗간의 오연일 대표님과의 만남

수정방앗간의 오연일 대표님과의 만남


역시 진심은 통한다.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말은 진리다. 거기다가 실험정신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자꾸만 한다. 보통 기름집은 참기름과 들기름만 취급하는데, 수정방앗간에서는 호박씨, 해바라기씨, 아마씨 기름 등을 판매한다. 나름 사업의 영역을 넓힌 것이다. 거기다가 딱딱한 오징어를 쌀 빻는 기계에 눌러서 인기를 얻고, 현미쌀을 빻아서 부드럽게 만들어 팔기도 한다. 모두 고객들의 마음을 반영한 결과다.
 
방앗간에 좋인 들깨, 깨, 고추 등

방앗간에 좋인 들깨, 깨, 고추 등

가장 장사가 호황일 때는 2002년도였다. 애경백화점 오픈했던 해였는데, 백화점 3층 푸드홀의 식당들과 거래를 하면서 쉴 새 없이 바빴다. 거의 대부분의 식당을 거래했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트렌드가 변하면서 백화점의 푸드홀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식당이 바뀌면서 식자재 역시 대기업이 유통하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시장이 확대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급감한다. 그 때만큼의 성수기는 아니지만 꾸준한 고객층으로 인해 수정 방앗간은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물었다.
 
"물건 수급이 안될 때죠. 고추나 깨 같은 것은 흉작이 되면 수급이 어려워져요. 작년 중국에 큰 홍수가 나서 고추, 깨가 수급 안되는 거에요. 갑자기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거기다가 작년 국내산 들깨도 농사가 잘 안되어 매년 7가마니 주문한 것이 올해 3가마니 밖에 구입을 못했어요. 우리 믿고 국산 들깨 기름 짜시는 분들에게 못 드리는 거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재래시장의 방앗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재래시장의 방앗간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의 방앗간을 찾아아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확실한 품질보장이다. 정품, 정량, 맛까지 보증한다.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일 때는 환불까지 해드린다고 공지해놓았다. 위생적이고 신선한 기름, 고춧가루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수정방앗간'은 경기도 명품점포 인증을 2번이나 받았다.
 
정직과 신용,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창의성. 바로 '수정방앗간'이 매산시장의 터주대감으로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오대표는 기회가 된다면 자녀들에게도 방앗간 사업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만큼 가치있고 자부심있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들기름, 참기름, 고춧가루를 믿고 살 수 있는 매산시장 '수정방앗간'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인터뷰의 성공이 아닐까.

매산시장, 수정방앗간, 오연일대표, 재래시장, e수원뉴스시민기자, 김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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