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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협궤열차의 기억' 전시회... 수원 구 부국원에서
수인선에 얽힌 구술을 통한 삶의 진솔한 이야기
2021-04-21 16:45:13최종 업데이트 : 2021-04-21 16:45:1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문화공간 근대 수원 구 부국원(등록문화재 제698호)

문화공간 근대 수원 구 북구원(등록문화재 제698호)
 

수인선 옛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수인선 협궤열차 이용객들의 구술 영상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수원 구 부국원에서 열리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시정연구원의 수원학 구술총서 '수인선 협궤열차의 기억' 발간을 기념해 지난 8일부터 8월 8일까지 수원 구 북구원에서 전시하고 있다.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은 일제 강점기 농업과 관련된 것들을 판매하던 일본인 회사. 최근 3년간의 복원과정을 거쳐 2018년 근대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됐다.
 

개통 당시 수인선 노선도(1937년)

개통 당시 수인선 노선도(1937년)


이곳에 수인선 협궤 열차의 기억, 수원철도기관사 등 2권의 책을 전시하고 있다. 전자의 책은 7명의 구술자가 수인선에 얽힌 경험담을 털어 놓은 책자이다. 후자의 수원철도기관사라는 책은 3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14일 필자는 전시된 사진 30여점을 세밀하게 돌아보고 살피며 그 옛날 과거로 돌아갔다. 필자는 70년대에 여주에서 직장생활을 했기에 고향인 인천을 왕복하는 협궤열차를 타본 경험이 많다.

수인선 승강장 풍경(1953년 군자역)

수인선 승강장 풍경(1953년 군자역)

불편하긴 해도 열차 안은 사람 사는 멋과 낭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전시실에서 약 10분 간의 영상을 보니 7명의 구술자가 수인선에 얽힌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소래포구 풍경(1990년 수원 박물관)

소래포구 풍경(1990년 수원 박물관)

"저는 어제 저녁에 인천에서 사 온 생선을 아침 내내 정신없이 여기저기 돌아 다니면서 팔러 다니고 그랬어요" "12시쯤 야목역에서 수인선을 타고 수인역(남 인천역)에서 내려서 일을 봤지요" "사리역에서 수인선타고 수원으로 출근하러 가는 길에 직접 농사지은 과일들을 들고 가서 매산시장 상회에 팔았어요" 이처럼 주인공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감있게 들을 수 있었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


수인선협궤열차는 지금의 전철이나 열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철로궤도간격이 표준궤간 1435mm보다 좁은 협궤열차다. 궤도간격이 762mm에 불과하고 크기가 작고 힘이 약해 보여 일명 '꼬마기차'라고 불렀다. 전시장엔 수인선 협궤열차의 생애1, 2가 실감있게 표현되어 게시돼 있다. 생애1에서는 열차1일 7회 운행, 10량의 열차 편성 등 호황을 누리는 시기였음을 소개했다. 반면 생애2는 1970년대 이후의 산업화시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구간의 폐선, 적자가 심한 상황, 마지막 운행을 마친 점 등이 소개됐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매교동 수원고등학교 학생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매교동 수원고등학교 학생들)


1937년 일제가 설치한 수인선은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철도로 서해안의 천일염,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위한 '수탈열차'였다. 그 후 해방 이후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느림보 협궤열차는 2020년 9월 25년 만에 표준궤 최첨단 복선전철로 돌아왔다.

크기가 작은 열차라도 그 열차 안에는 묵직한 삶을 싣고 달렸다. 갯벌에서 잡아온 조개하며 수인선을 타고 인천 배다리 시장에 참외를 팔러가던 농사꾼들의 이야기, 인천 수산물시장에서 생선을 떼다가 팔았던 지동시장 상인들, 돈과 맞바꾸는 쌀, 염부의 땀으로 만든 소금, 이 모두가 가족을 위한 헌신이었다.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열차였다. 여기에 평범한 서민들의 신선한 삶의 추억이 녹아 있었다. 그래도 삶이 고달파도 미래가 있기에 힘든 줄 모르고 꿈을 키워왔다. 수십 년이 지나 산업화에 밀려 차차 없어지기 시작했다. 무심한 듯 타는 이의 마음을 알아주던 기관사도 기차의 덜컹거림도 젓갈과 생선의 비린 냄새도 수 많은 기억으로 존재한다.

다양하게 쓰여있는 전시관 방명록의 글들

다양하게 쓰여있는 전시관 방명록의 글들


개관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하트형의 방명록엔 "오랜 만에 수원에 왔더니만 많이 수원이 변했네요". "수원인으로서 수원시에서 이런 역사적인 곳을 지켜 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하다"는 글도 있었다.

잠깐 만난 이용만(남, 81, 곡반정동)관람객은 "우리는 수인선 협궤열차 세대인데 사라진 수원의 역사를 살펴보는 전시회인 것 같은데 지나간 삶의 기억과 지금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것이 가치있는 역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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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궤열차, 수원학구술총서, 수원 구 부국원, 시정연구원,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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