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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째 수원이야기, 풍물굿패에 삶의 애환이 그려진다
'풍물굿패 삶터' 이성호씨 이야기
2021-07-21 11:29:22최종 업데이트 : 2021-07-21 11:29:2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유문종소장과 이성호 풍물굿패 삶터 터장

유문종소장과 이성호 풍물굿패 삶터 소장

 
 
'수원2049 시민연구소'에서 주관한 '제23차 수원이야기'가 14일 오후7시 30분부터 온라인 쌍방향 프로그램 줌을 통해 진행됐다. '수원2049'는 수원시 시의 승격 100년이 되는 해의 의미. '수원이야기'는 수원시의 여러 곳에서의 다양한 장르의 보통 사람들을 만나 풋풋한 삶의 이야기를 부담없이 펼치며 나누는 수원사람들 만의 이야기이다. 이날은 수원재래시장에서 지신밟기를 24년째 해오고 있는 풍물굿패 삶터 터장인 이성호(57세)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는 풍물과 함께 살아온 애환이 그려지는 예술인의 삶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끼줄 소원지, 한해 무사태평 기원

새끼줄 소원지 한해 무사태평 기원


화면에 비친 이성호씨는 시작하는 목소리부터가 털털하고 구수했다. 그는 서두에서 '농악'이란 말을 절대 쓰지 말라며 "이 말은 일본인이 만든 용어로 농악이란 말이 일제시대 잔재"라고 말했다. 대신 '풍물'이란 단어를 쓰자고 주장했다. 

이성호씨는 1987년 수원 남문에서 풍물패 선배를 만나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 서울을 오가며 6개월간을 활동하다 다시 수원에 자리를 잡았단다. 수원문화운동연합활동을 하며 2019년 지금의 교동에 정착하고 있다. 그 동안 풍물 굿, NGO활동, 사회운동 등을 하며 수원민중운동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특히 풍물굿이 열리는 날에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달렸다고 했다.

 
가을 굿판 단심 줄꼬기 놀이

가을 굿판 단심 줄꼬기 놀이

1987년 말부터 1990년까지 태평양화학, 신호제지, 동성섬유 등 직장노동자를 위한 인권을 찾는데 힘을 보탰다. 1990년에 시작한 아주대학교에서의 청소년한마당 축제, 1992년 수원시민환경한마당, 2017년에 있었던 노인 한마당, 공동선언, 수원의 평화만들기에 관여한 것도 기억나는 활동이었다고 소개한다. 
그는 "풍물은 한 사람의 역사 즉 소외와 억압 속에서 사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에게 원혼을 달래며 추모하는 깊은 뜻이 있다"고 말했다.
 
매향리에서의 민주화 운동

매향리에서의 민주화 운동


이성호씨는 풍물은 우리 몸에서 우러나오는 민족혼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것운 우리들의 과제라고 했다. 지난 1991년 매향리 사격장의 지원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당시 시민의 끓어 오르는 분노 속에서 노동자와 함께 풍물을 치며 격려하니 한결 분위기가 고무적이었다고 회상했다.  2014년~2015년 세월호 투쟁, 2016년 촛불 시위 때는 역시 시민들의 반응이 제일 뜨거웠다고 했다. 때론 체류탄을 맞으며 투쟁했는데 이는 곧 민주화 운동의 평화축제로 기록된다고 했다. 
 

대추리 500일 촛불집회(2006.04.23)

대추리 500일 촛불집회(2006.04.23)


유문종 소장은 분위기를 바꿔 과거 풍물패들이 다녔던 곳의 역사를 말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성호씨는 주저없이 용산참사와 김근태 고문, 백남기 농민사건 등 장례식장에 다닌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 놓았다. 당시 "민주화운동의 물결은 명동성당에서 광화문까지가 한마디로 거리가 파랬다"고 하며 "하늘도 도왔다"고 했다. 장례식에 갈 때는 준비된 원고 없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현장에 적응하며 때론 넋두리로, 애환을 담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용산 참사 다음 날 장구를 얼마나 쳤는지 과로한 탓인지 근육이 파열되는 아픔도 경험했다"고 술회했다.

베를린 브란덴주르크 성문앞 광장(2017.3.10)

베를린 브란덴주르크 성문 앞 광장(2017.3.10)


생각나는 해외공연을 물으니 2019년 사할린 동포를 만나러 갔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당시 해방 이후 처음으로 사할린 무덤에 비석이 세워졌다고 했다. 해외에서 역사적인 원앙제를 올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할린 탄광, 러시아의 강제징용, 일본 만경대 학살비에서는 양심있는 일본인이 오히려 그들을 추모했다고 했다. 국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민간차원에서 했음이 오히려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세계와 인류를 향한 평화사절단이라고 생각할 때 당당하다고 했다.
 
풍물 대동놀이 한마당(2019.04.20)

풍물 대동놀이 한마당(2019. 04.20)



마지막으로 "수원시민, 환경, 여성노동, 장애 등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욕하지 말고 비난하지 말고 그래야 세상은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며 "자기 주변을 돌아 보자. 그러면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에 시작하는 다음 24번째 수원이야기는 정신장애인의 삶이란 주제로 장명찬 정신재활센터 원장을 만나게 된다. 50여명 이상의 비대면 시청자는 아쉬움이 그대로 남는 표정으로 다음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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