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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상처..."억척스런 삶의 의지"로 이겨냈다.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사진전, 수원박물관에서 12월31일까지 전시
2020-10-05 16:25:14최종 업데이트 : 2020-10-05 16:25: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사진 기획전을 위해 자료를 기증한 곽재용 감독

사진 기획전을 위해 자료를 기증한 곽재용 감독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올해 추석연휴는 5일이나 됐다. 추석 다음 날인 2일 수원박물관(수원시 영통구 창룡대로 265, 이의동)을 찾았다. 기획전시가 있으면 자주 찾는 곳이어서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마침 28일부터 재개관이 허용됐고 추석연휴기간에도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해 부담없는 마음으로 찾을 수 있었다.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기획전시(6.25~12.31)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기획전시(6.25~12.31)

 
수원박물관에서는 곽재용 감독이 기증한 1950~60년대 수원화성이 담긴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이라는 제목의 기획전시는 수원의 모습과 수원화성의 옛 모습을 통해 전쟁의 실상과 극복 과정을 보여주고,  평화를 위한 도시로서 수원화성의 노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쟁 당시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은?

전쟁 당시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수원은 지리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북한군의 점령과 미군의 재 탈환 그리고 중공군의 침략에 의해 수원화성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파괴됐다. 수 많은 탱크와 폭격기에 화성은 파괴됐다. 처절했던 전쟁 당시를 1부 '전쟁'편에서 고스란히 사진에 담았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에서 60년 대까지 미군에 의해 촬영된 슬라이드 필름으로 수 많은 자료가 수집되어 수원시에 기증된 것이었다.

화홍문과 수원천에서 빨래하는 여성들

화홍문과 수원천에서 빨래하는 여성들


당시의 사진기술이  그렇게 뛰어난 시기는 아니었지만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카메라의 앵글을 맞추려했던 혼신의 노력과 모습이 고스란이 보이는 듯했다. 

길가에 방치된 탱크들, 북한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탱크는 소련에서 지원받은 T-34/85전차였다. 수원 천을 건너는 미군트럭 외 11개의 작품이 전시실 초입에서 제일 먼저 눈에 보였다. 그 다음 전면의 12개의 사진, 화홍문과 수원천 변에서 빨래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까마득한 역사적 현실로 느껴졌다. 

한국전쟁의 참상의 현실을 보여주는사진

한국전쟁의 참상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 

잊지말고 기억해야 할일, 수원사람들의 희망의 극복

잊지말고 기억해야 할일, 수원사람들의 희망의 극복



미군기의 폭격으로 중층 누각이 사라진 장안문을 보니 지금의 실물과는 상상이 안 됐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수원에는 남문이 남아 있고 서문은 서 있는데 북문은 부서지고 동문은 도망갔네"라는 말이 생겼다고 했다. 파괴된 남포루하며 역시 파괴된 서남암문, 무너진 동북노대, 누각이 사라진 창룡문의 옹성 등 당시에 처참함을 느끼게 했다.
 
1부 '전쟁'을 마치고 2부는 '기억, 그리고 사람들'이 주제였다. 전쟁 이후 도시가 제 모습을 찾기 시작한 역사의 기록이 마음을 안심시켰다. 성곽이 복원되고 도로와 다리가 정비되는 등 점점 삶의 활기를 찾았다. 팔달문 옆 시장도 열려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특별히 수많은 피난민들은 연무동과 세류동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지금도 이곳은 수원의 역사가 숨쉬는 곳이 됐다. 누구든 세류동이나 연무동을 제쳐놓고 수원의 역사를 말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사람들의 희망이 차차 보이고 전쟁의 상처가 아물어 갔다. 특별히 수원사람들은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로 분단의 극복과 평화를 소망하게 되었다. 지금도 '수원 사람'하면 생활력이 강하고 삶에 있어 드세다는 말을 주변사람으로부터 듣는다. 대표적인 수원천이 곧게 뻗어가며 기와집과 초가집이 정답게 줄지어 있는 모습이 정겹기까지 했다.
 
전쟁 그리고 분단의 아픔, 평화를 갈망한다.

전쟁 그리고 분단의 아픔, 평화를 갈망한다.

 
1932년 건축된 수원 최초의 고딕양식인 북수동 성당이 폭격으로 파괴되었는데 이전의 모습을 살필 수 있었다. 서호의 물을 방류하는 여수로(餘水路)와 낚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과 비교해 볼 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장마가 지나가면 서호의 물이 제방 아래로 방류했다. 잉어와 붕어가 많이 잡혀 동네 사람들이 얼기설기 만든 낚싯대를 드리우며 한때 강태공이 되기도 했다. 지게를 짊어진 농부가 미군 사진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진이 정겨웠다. 가마니에 흙을 담아 옮기는 1950년대의 원시적인 모습이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하나하나 사진을 보며 6.25 전쟁의 참상을 다시 기억했다.

약 3년간의 길고 긴 전쟁 속에서 잃은 것이 너무도 많았지만 국민들의 재건으로 회복되는 기적을 일으킨 것이 자랑스러웠다. 세류동에서 마침 추석 연휴를 맞아 초등학생을 포함한 4인 가족이 이곳을 찾았다. 기자는 어린이들에게 "체험적인 공부가 많이 될 거"라는 말을 남기며 한산한 전시장의 분위기를 아쉬워했다.

본 전시는 평일과 주말, 공휴일 09:00~18:00(입장은 오후5시까지)에 관람이 가능하며 수원박물관 휴관일은 매월 첫번째 월요일이다. 전시기간은 연장되어 6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예정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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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용, 수원박물관, 전쟁, 기억 그리고 사람들,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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