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벼 베기, 떡메치기 농촌 체험 행사 열려
청개구리공원 배후지 농촌 체험 어린이들도 참여
2022-10-17 16:00:37최종 업데이트 : 2022-10-17 16:05:14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어린이가 농촌체험 벼베기를하는 모습

어린이가 농촌 체험 벼베기를하는 모습



요즘 도심을 벗어나 시외로 나가보면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벌판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 여물어 추수의 계절임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영농 기계화로 이앙기로 모도 심고 콤바인으로 벼를 베면서 탈곡해 알곡을 부대에 담아 부대를 꿰매는 일까지 다 기계가 한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와 시간이 절약되어 좋긴 하지만 옛 농촌의 정취를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쉬움도 있다.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벌판을 이루고 있다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벌판을 이룬 들녘 콤바인 두 대가 벼를 베고 있다



어렸을 적 농촌에서 자란 칠 팝 십 대 노인들은 벼가 누렇게 익은 들녘을 보면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옛날에는 모를 심고 김을 매고 벼를 베고 탈곡하는 일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했다. 소농(논 10마지기 이하)들은 6~7명씩 팀을 짜 남의 일도 다니고 품앗이로 농사를 지었지만, 중농이나 대농(20마지기 이상)들은 적게는 7~8명 많을 때는 열댓 명씩 일꾼을 사서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보니 네댓 차례씩 들어가는 인건비와 먹거리 등 농비를 제(除)하면 일 년 농사를 짓고 나면 장(간장) 값이 모자란다고 했다

 

벼 베는 날짜가 잡히면 아낙네들은 장에 가서 일꾼들 먹일 반찬거리를 사 온다. 일꾼들이 일을 가서 반찬을 보면 그 짐 아낙네(남의 부인을 지칭)의 인심을 안다고 했다. 인심 좋은 부잣집에 일 가면 벼를 미리 잡아 햅쌀로 지은 밥이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에 아침밥은 고깃국을 끓여준다.


점심때는 밥을 지어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들로 내간다. 일꾼들의 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들빕 반찬을 보면 얼큰한 돼지고기 두부찌개에 갈치조림, 무 젓(꽃게무침), 명태찌게, 배추겉절이 등 반찬들이 푸짐하다. 평소에 집에서는 못 먹든 소 고깃국에 돼지고기찌개를 먹으니 일꾼들은 '목구멍에 때 벗기는 날' 이라고 했다.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고 밥 한술 떠서 겉절이를 걸쳐 먹는 밥맛은 먹어 본 사람 아니고는 실감을 못 느낀다. 과객이 지나가면 불러서 술과 점심을 대접하기도 한다. 아낙네들은 일꾼들 점심 먹이고 집에 오면 이웃들을 불러다 점심을 함께 먹는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농촌의 훈훈한 인심이고 아름다운 풍경들이었다.


벼를 베면 논바닥에 뉘어 놨다가 다시 날을 잡아 벼를 묶어 볐뭇을 논두렁에 일열로 세워 놓고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되면 11월 중 하순에 바심을 한다. 늦게는 12월 눈발이 내릴 때까지 바심을 했다. 바심하는 날은 들녘에 있는 볐뭇을 지게로 지어다가 마당에 쌓아 놓고 '와롱홀태'로 바심을 한다. 아침 일직부터 시작한 바심이 저녁때까지 마무리가 안되면 밤까지 호롱불과 횃불을 켜놓고 바심을 하기도 했다. 살기는 어려웠어도 인심만은 후(厚)한 시절이었다.

 

옛날 바심하던 와롱홀태. 뒤에서 발판을 밟으면 통이 돌아가면서 볐낫을 떨어뜨리고 와롱와롱 소리가 난다 사진:온양 민속촌

옛날에 바심하던 와롱홀태. 뒤에서 발판을 밟으면 통이 돌아가면서 볐낫을 떨어뜨리고 와롱와롱 소리가 난다
사진: 온양 민속촌



청개구리공원을 지나다 보니 도심 한복판인 청개구리공원 배후지 논에서 참, 행, 모 주관으로 벼베기, 떡메치기 농촌체험 행사를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행사장에 가보니 참여단체 회원들과 주민들로 왁작지껄하다. 가을을 천고마비 지절(天高馬肥之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 뜻)이라고 했던가.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파란 하늘에 18도의 기온이라 행사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15일 오전 10시 반 율천동 청개구리공원 잔디밭 행사장에는 율천동 '참, 행, 모'협의회가 주최하고 율천동마을만들기협의회, 수원도시재단 후원으로 참여단체 회원들과 주민들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 이날 체험 행사로는 벼베기, 떡메치기, 연 만들기와 친환경비누 만들기, 양말 목을 이용한 생활용품 만들기, 청개구리 주변 모습 어반 스케치 모습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떡메치기는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해온 떡을 메갱이로 쳐서 부드럽고 쫄깃하게 하는데 어린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참여해 떡메 치기를 한다. 다 찧어진 떡은 현장에서 인절미를 만들어 한팩에 2,000원씩 판매한다. 씹을수록 쫄깃쫄깃 한 인절미가 고소한 콩고물로 감칠 맛이 난다.


어린이들이 떡메치기 체험을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떡메치기 체험을하고 있다참, 행, 모 회원들이 인절미를 만들고 있다

참, 행, 모 회원들이 인절미를 만들고 있다


친환경 제품 만들기 천막에서는 친환경 비누를 만들고 있다. 분말 파우더 100g 천연분말 1 g , 글리세린 3g 정제수 10g, em10g을 잘 혼합해 만든다.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천연비누 만드는 체험을 했다. 만든 비누는 각자 가져간다.


친환경 재료로 비누를 만드는 모습

친환경 재료로 비누를 만드는 모습



생활용품 만들기 천막에는 양말 목을 자른 재료들이 쌓여있다. 주민들과 어린이들도 엄마, 아빠와 함께 참여했다. 양말 목으로 만든 꽃 받침대 등 여러모양의 친환경 생활용품들이 예술품이다.


양말 목으로 친환경 생활용품을 만드는 모습

양말 목으로 친환경 생활용품을 만드는 모습양말 목으로만든 꽃받침대 등 여러모양의 친환경 생활용품들이 예술품이다

양말 목으로만든 꽃받침대 등 여러모양의 친환경 생활용품들이 예술품이다


청개구리공원 잔디밭에는 연 만들기가 한창이다. 주최 측이 마련한 연종이, 대나무 살대, 연줄 자세, 풀, 가위 등이 준비되었다. 어린이는 풀칠을 하고 엄마, 아빠는 연 살대를 붙이는 등 공동으로 연을 만든다. 다 만든 연을 날려 보려고 몇 차례 시도해보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실패하고 만다.


 

어린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연을만들고 있다

어린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연을만들고 있다
 

오늘 마지막 행사가 벼베기 체험이다. 벼베기를 하는 논에 가 보니 벼베기를 신청한 어린이들이 열댓 명이나 된다. 주최 측은 낫으로 벼를 베는 요령과 볐뭇을 묶는 방법 등 시범을 보이며 설명을 하고 벼 베기에 들어갔다. 가을에 자주 내린 비로 논바닥이 질척 거린다.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장화를 신고 들어가 낫으로 벼를 베는데 함께 온 엄마, 아빠들은 스마트폰으로 기념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다른 한 쪽에서는 콤바인이 드르릉 드르릉 소리를 내며 벼를 베고 있다.

 


콤바인이 드르릉 드르릉 소리를내며 벼를 베고 있다

콤바인이 드르릉 드르릉 소리를내며 벼를 베고 있다



오늘 행사를 주최한 참, 행, 모 협의회(회장 이세권 56) 관계자를 만나 참, 행, 모의 의미를 물어봤다. 참, 행, 모는 "만나면 '참' '행' 복한 '모' 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농사를 짓게 된 연유를 물었다. "청개구리 부지는 수원시 소유로 청개구리공원을 만들고 남은 유휴지는 수원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을 하는데 참, 행, 모가 선정돼 3회 차 농사를 짓게 됐다"고 한다.

 

영농기계화시대에 벼베기 행사를 갖게 된 연유를 물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모를 심고 벼를 베고 수확할 때까지 쌀이 생산되는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농촌 체험을 통해 옛날 어르신들이 농사짓던 과정을 체험을 통해 알게 하기 위해 벼베기 행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수확한 쌀은 "경비를 제외하고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행사는 오후 12시 반에 모두 마쳤다.

차봉규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