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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도시 주간 포럼, ‘기후와 마음’을 들여다본 시간 
111CM의 기후포럼에 참석하다
2022-10-17 10:11:13최종 업데이트 : 2022-10-17 16:29:5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인문도시주간 '모든 것은 노래한다' 기후포럼에서 진행된 '기후와 마음' 포럼

인문도시주간 '모든 것은 노래한다' 기후포럼에서 진행된 '기후와 마음' 포럼

 
급격한 기후 위기로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미래세대는 앞날을 걱정한다.
기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늘어간다. 기후 위기로 마음은 지쳐가지만 삶의 터전에서 용기를 내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 바로 인문도시주간의 '기후포럼'에서 진행된 <기후와 마음>이다.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는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라고 말했다. 무관심이 역사의 중압감이라고 하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양심의 부족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기후포럼을 통해 서로의 마음이 닿아 희망의 온기를 찾아보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얻을 수 있을까. 16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포럼을 위해 고영직 문화평론가가 사회를 맡았고, 네 명의 강연자가 출연했다. 김해자 시인, 농사짓는 청년활동가 한진희, 퀴어 페미니스트 비건지향 무당 홍칼리, 녹색연합 활동가 이다예 네 명은 각자의 삶에서 용기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111CM은 과거 연초제초창으로 새롭게 문화, 예술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111CM은 과거 연초제초창으로 새롭게 문화, 예술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오늘은 임인년 경술월 임인일입니다. 올해는 검은 호랑이띠의 해이고, 산을 지키는 호랑이라고 합니다. 산신령은 자비를 뜻합니다. 어머니 대지 여신이 자다가 일어나는 시기를 의미해요. 매년 매월 매일 주어진 기운이 있고 그날 그날 달라지는 날씨처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기운도 바뀝니다. 현대사회는 하루를 목적과 수단으로 여기지만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샤먼, 예술가 등은 그날의 날씨나 땅의 냄새 혹은 기운 등으로 의미 부여하고 이야기를 창조하면서 살지요. 그런 감수성이 해체되고 있는 시기인데, 이러한 시기에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스트 비건 지향 무당 '홍칼리'의 이야기는 생명체의 연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페미니스트 비건 지향 무당 '홍칼리'의 이야기는 생명체의 연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세 번째 강사인 페미니스트 비건 무당, 홍칼리는 이렇게 강의를 시작하였다. 세상의 자연과 사람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데 잊고 살아가는 부분 같다. 『신령님이 보고 계셔』라는 책을 쓴 90년생 작가이기도 한 홍칼리는 최근 동물권 행진을 통해 동물을 살리는 비거니즘이 우리의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건 무당 홍칼리는 진혼제 퍼포먼스를 벌이며 동물의 넋을 기리는 채식 제사상에 향을 피우고 의식을 하였다. 공장식 축산으로든 인간에게 도구화되어서 동물들을 위한 추모제인데 쥐에게 바치는 음식인 땅콩, 소가 먹는 옥수수,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 용을 상징하는 파래 등 각각의 12신령이 좋아하는 음식을 제사상으로 차렸다. 

환경포럼이 진행되었던 111CM행사장 모습

환경포럼이 진행되었던 111CM행사장 모습


'만물에는 생명이 깃들여 있는데 풀 한 포기를 보고서도 이것이 나에게 왜 나타났을까'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을 통해 다른 생명과 연결될 수 있다. 다른 종과 연결 맺는 방식 중 하나는 바로 만물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영성지능은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는 마음 아닐까. 이어서 자신이 무당이 된 이유에 대해서 짧게 들려주었다. 

인문도시주간의 행사 중 <책놀이터> 모습

인문도시주간의 행사 중 <책놀이터> 모습


"지구의 기후 위기와 같은 내가 해결하기 불가능한 일들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데 신에게 따져 묻고 싶더라고요. 우연히 인도 여행을 갔을 때 춤을 추다가 접신을 하게 되었고, 이후 신내림을 받아 한국에서 무당이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지낼 때 콩을 하루 전날 물에 불려서 씻고, 다음 날 까서 요리해서 먹는 단순한 생활을 했는데 콩을 하나하나 닦으면서 나에게 오늘 쌓였던 억울함, 마음에 남았던 씻겨주고 싶은 존재들을 상상했어요. 이런 노동의 행위가 아무 의미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기도란 생각이 들었어요. 잠깐의 시간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공명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111CM야외에서는 수문장 행사가 진행되었다

111CM야외에서는 수문장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어서 서로 연결되었음을 느껴보는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5분 동안 기도문을 낭독하면 눈을 감고 편안히 숨을 쉬면서 땅과 나, 주변 사람들 및 자연이 서로 연결되었다고 느끼는 감정을 확장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 영성이라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인문도시 수원의 111CM은 인문도시주간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곳이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인문도시 수원의 111CM은 인문도시주간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곳이다


'몸으로 알아간다는 것' 그리고 흙을 가치있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 등이 생태적인 감수성을 회복하고 생명의 연대를 되살리는 일이다. 이어서 3부에서는 '이다예 녹색연합활동가이자 재연결작업 안내자'와 함께 워크숍을 열었다. 재연결작업은 미국의 생태철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노애나 메이시가 50년전 만든 작업이다. 나와 다른 존재 및 인간과 지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기후포럼은 기후위기에 따른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었다

기후포럼은 기후위기에 따른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었다


고마움으로 시작하기, 세상에 대한 고통 존중하기, 새로운 눈으로 보기, 앞으로 나아가기의 단계를 거쳐 더 넓고 깊어지는 자신을 경험하게 되는 시간이다. 짧게나마 생명의 순환 및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다는 것을 느껴보았다. 2022인문도시주간의 모든 행사는 동시대 수원 시민들이 지향하는 인문적 가치에 대해 전문가 포럼을 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연대의 자리다. 15일부터 23일까지 복합문화공간 111CM 및 행궁동 일대에서 이뤄지는 인문도시주간의 다양한 행사 및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는 경험을 해 보면 어떨까.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기후포럼, 111CM, 기후와마음, 홍칼리, 재연결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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