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저수지에서 우렁이를 잡았다. 많이 잡아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한 포대 잡아서 들고 오는데 얼마나 무거운지 오는 길에 몇 번이나 쉬었다.
어머니는 "우렁이는 새끼를 낳고 나면 속이 텅텅 비어 빈 껍질로 물위에 동동 뜬단다. 그래서 옛 어르신들이 자식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는 어미들을 이 빈 우렁이 껍질에 비유되기도 했단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정말 농촌 아낙네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비유인 것 같다. 우렁이 속을 모두 꺼내고 나니 정말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우렁이를 먹고 자라왔기 때문에 우렁이의 좋은 것도 알고 특유의 맛도 좋아하는 식구들이다. 수돗가에 가서 우렁이를 놓고 더러운 뻘을 제거하기 위해 박박 문지르며 수 십 번을 씻었다. 씻어도 씻어도 어디서 진흙이 계속 나오는지 정말 팔이 떨어져라 씻었다. 잡은 우렁이를 수원으로 가져와 비닐 팩에 넣어 냉동실에 얼렸다. 일 년 동안은 충분히 먹을 양이였다. 우렁이에 들어있는 콘드로이틴 황산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보습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체내에 흡수되면 주름개선 화장품의 주성분인 피부노화 방지에 아주 중요한 '콜라겐' 형성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영양소는 높은 온도에서도 영양변화가 거의 없다고 하니 팍팍~ 끓여도 영양 손실이 없단다. 그 중에 간 건강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비타민 B1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우렁이를 끓인 물까지 같이 먹는 것이 간 건강에 좋다고 한다. 영양 만점 우렁이 된장찌개 그래서 오늘 그 우렁이를 꺼내 국물까지 다 먹는 된장찌개를 끓여먹었다. 멸치 육수 물에 된장을 넣고 끓이다가 다진 마늘, 양파, 대파, 고추, 버섯을 넣어 끓였는데 별미였다. 시중에서 사먹은 우렁이는 '흙냄새'라 비유되는 우렁이 특유의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런데 시골에서 잡은 자연 우렁이는 특유의 향이 짙다. 남편은 처음에 우렁이 향이 고약하다며 잘 안 먹지 않았지만 그래도 건강에 좋은 거라며 여러번 먹기를 권유했더니 이젠 그 향에 익숙해졌는지 잘 먹는다. 오늘 저녁 맛있으며 영양가 높고 즐거운 식탁을 만들어준 주인공은 바로 '우렁이'였다.
연관 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