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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반가운 선물, 채소
어머니의 정성과 야채전성시대
2010-10-05 15:25:23최종 업데이트 : 2010-10-05 15:25: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퇴근하고 돌아오니 뜻하지 않았던 반가운 선물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팔순 연세에 손수 가꾸신 채소를 시어머님께서 택배로 보내주신 것이다.

뜻하지 않은 반가운 선물, 채소_1
뜻하지 않은 반가운 선물, 채소_1

드문드문 벌레 먹은 풋고추며, 못생긴 호박 두덩이, 곧게 자라지 못한 가지 3개, 빨간 노끈으로 묶은 솎음 배추랑, 손수 삭혀서 비닐봉투에 담아주신 고추, 어머니 표 김장김치는 따로 라면 박스에 담아 보내 주셨다. 
그리고 빨간 진흙덩이가 채 마르지도 않은 체 묻어있는 밤고구마가 소주박스에는 가득 담겨 있었다. 거실에 펼쳐진 어머니의 정성에 순간 가슴 저 밑에서 울컥하는 뜨거움이 올라왔다. 눈시울이 시큰해지고 코끝이 찡해졌다.

시중에 채소 값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TV 뉴스를 통해서 여러 차례 들으신 어머니께서는 이것저것 챙겨셔서 준비해두셨다가 시골이라 하루 한차례 다녀가는 택배 기사에게 주소랑 전화번호를 건네시면서 부탁하셨을 것이다.

어머니의 땀과 정성으로 자란 채소를 우리는 편안하게 식탁에서 별 생각 없이 먹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해 주고 싶으나 다들 바쁜 일과로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식물은 가꾼 사람의 정성으로 자라는 걸 안다. 자식들을 생각하시면서 애지중지 가꾸셨을 늙으신 어머니의 거친 손길이 느껴지는 듯하다.

원하는 것을 사지도 않았는데 시장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도둑맞은 기분이다. 최근에는 더 더욱 그러하다. 
시장 물가의 상승세는 멈추질 않고, 수입은 한정되어있는 서민가계가 대부분인데 시장 경기가 계속 이러하다가는 한국인의 매 식사때마다 먹어야 할 김치 맛을 잊을 버릴까봐 걱정스럽다.
때마침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채소로 우리식탁은 무공해 1급수로 자란 신선하고 푸른 나물과 김치가 있어 건강하고 든든하다.

우리 사람들은 육식만으로는 살아갈 수는 없다. 비타민 결핍으로 피부병이며 각기병이며 각종 질병으로부터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저항력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채식으로만 건강하게 살수도 없다. 그래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만  한다.

그런데 너무도 비싸서 요즘 채소를 쉽게 사서 먹을 수가 없다.
올 가을 시장에 나가서 산 푸짐한 채소를 넣은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기대해도 될런지? 

10월의 청아한 공기속에서 자란 채소를 넉넉하게 넣은 비빔밥에 참기름 한 방울과 고추장 한 숟가락만 있으면  진수성찬 일텐데...

어머니, 택배, 채소, 정성, 김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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