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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결 사건을 해결한 블랙박스
2010-12-28 18:04:30최종 업데이트 : 2010-12-28 18:04:3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숙진

교통사고를 당해 본 운전자라면 서로의 잘못을 가리느라 도로 한 복판에서 얼굴을 붉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목격자가 있다면 일이 비교적 쉽게 풀리겠지만 인적이 드문 곳이거나 야간에 사고가 났을 경우엔 쉽지 않다. 

또한 사람을 치고 도망가는 뺑소니 사건도 일어난다. 그래서 혼자서 일을 수습하고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일도 많다.

얼마전에도 부산에서 뺑소니 사건이 일어났다.
10차선 도로인데 사건이 일어나던 날 목격자가 있었으나 그 누구도 차량번호를 알지 못해 가해자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불법 유턴을 하고 가는 차에 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하루만에 숨졌고, 이 사건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으나 어제저녁 사건당일 옆 승용차 블랙박스에 사고 순간이 찍혀 있어 가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블랙박스란 항공용어로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 Cockpit Voice Recorder)와 비행 자료기록장치(FDR, Flight Date Recorder)를 지칭하는 말이다. CVR는 소리를 저장하는 역할로, 조종사의 대화나 관제탑과 교신, 엔진소음 등 조종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저장한다. 

반면 FDR는 데이터를 기록하는 항공 통합 데이터시스템으로, 엔진과열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조종사가 자동장치로 운행했는지, 뒷날개의 꼬리 각도는 얼마인지 등 상세한 비행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러한 블랙박스가 몇 년 전부터 택시나 버스에 장착이 되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선호를 받고 있다.

미해결 사건을 해결한 블랙박스_1
자동차 블랙박스 구성도


차량용 블랙박스 역시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앞 뒤 유리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가 사고 당시 상황을 촬영하고, 마이크가 주변의 모든 소리를 담아 메모리 카드에 입력하게 되면 당시 상황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결국 차량용 블랙박스에서 소형 카메라는 비행기의 FDR, 마이크는 CVR와 같은 역할을 한다. 

미해결 사건을 해결한 블랙박스_2
자동차 블랙박스로 찍은 장면


차량용 블랙박스는 약 1주일간의 주행과 관련한 상황을 기록한다. 시동을 걸면 곧바로 작동되며 안전운행 중엔 계속 다른 장면이 기록되지만, 사고가 나는 순간 충격이 가해지면 차량내부 상황, 즉 운전자의 목소리나 충격에 의한 소리, 가속기 작동상황, 차량속도,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조작 감지, 안전벨트 착용 여부, 차량속도, 시간 등이 상세히 기록된다. 

또 소형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 및 탑승자의 대화, 말과 표정 등도 비디오나 오디오로 녹화되기 때문에,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피해자와 가해자의 주장이 서로 상반돼 문제를 일으키거나 쌍방 간의 과실 및 사고원인 규명이 어려웠던 교통사고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차량용 블랙박스의 장점이다. 

이 블랙박스가 미해결 사건에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나는 소망해 본다. 블랙박스 없이도 미해결 사건이 없는 세상, 아니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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