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누구에게나 일어날수있는 이야기
2011-07-21 21:33:14최종 업데이트 : 2011-07-21 21:33:14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미

두달전 큰딸로부터 오빠가 꽤 애틋하게 교제하던 친구와 이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며칠후면 제대지만 떨어져 있는 기간이 많이 힘들었구나 문득 잘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왜 내 아들을 좋아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아이는 무척 다정하고 밝았다. 잠깐이지만 다녀가면 그 빈자리가 크고 사람사는것처럼 느껴지게 해주는 따뜻한 아이. 
아들의 당부로 그 아이를 무척 따르던 딸들은 더이상 언니와 연락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에 더 서운해 하는 듯 했다. 

그리고 며칠후 큰딸이 그녀에게서 생일 축하 편지를 받고 보낸 답장에 대한 회답을 들려주었는데 그 말한마디는 내 머리위에 큰 바위를 떨어트리고 눈에 비를 내렸다. 

4월즈음 갑상선암 선고를 받고 5월달즈음 수술을 받고 지금 회복중이라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죽어 마땅한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이렇게 착한 아이에게 이런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 언제나 마음씀씀이가 남달랐던 이 아이는 혹시나 아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이별을 했었던 것이었나보다 . 

오랜기간 열심히 다닌 직장도 그만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병석에 있는 중에도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아 여름 정도엔 다시 아들을 보러 한국에 올것이라는 이야기에 다시 한번 또 마음이 아파온다. 

어버이날이 되면 예쁜아들을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카드랑 선물을 보내주었던 자상한 아이는 정작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 내심 섭섭하기까지 하다 . 

아들의 성화때문이 아니라도 어느덧 그아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해 버려서 인지도 모르겠다. 
당장 비행기 표를 끊고 해외로 가서 문병을 가지도 간호를 해주는것도 할 수는 없지만 얼른 무사히 나으라는 기도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서운하다. 
자신도 힘들텐데 언제나 늘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직 남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것인가 하는 야속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일인가보다. 

내 주변 아주 가까운 내 목숨만큼 귀한 사람이 암과 같은 불치병에 걸린다는 것은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진부한 소재거리 인줄 알았지만 막상 겪어보니 아무리 십여년을 넘게 연기한 사람들이라도 이 고통을 전부 다 표현해 낼수는 없을 것이다. 

소중한 아이가 겪어야 하는 고통을 함께 나눌수도 없고 치료해줄수도 없으며 내가 하는가도 과연 효험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나약한 한계를 비참하게 절감한다는 고통은 투병중인 그녀에게도 그녀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에게도 참을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다행히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병이고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수술에 비해 후유증도 크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수있는 이야기 _1
사진/e수원뉴스 편집실
  

늘 수면부족에 시달려가며 오랜시간을 회사에서 씨름하면서 달려오던 그녀에게 이번에 겪은 일로 모든걸 다 멈춰서게 돼서 어쩌면 수술후의 후유증보다도 더 많이 마음이 아플 것이다. 
다만 아주 오랜시간 멈추지 않고 한 고생을 멈추게 하기 위한 일시정지 버튼일것이라고 그렇게 믿고싶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