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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
벌초는 추석 전에 해야
2011-08-21 12:33:54최종 업데이트 : 2011-08-21 12:33: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동언

팔월 보름이 되면 우리의 대명절 추석이 찾아온다. 추석은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우리는 이 추석을 맞이하기 전에 행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조상의 묘에 잘나 잡초를 베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풍속으로 행하는 벌초이다. 
주로 백중 이후인 6월 말부터 추석 이전에 이루어진다.

벌초는 전국적으로 행하는 미풍양속으로 고향 근처에 사는 후손들이나 외지에 나간 후손들이 찾아와서 조상의 묘에 자란 풀을 제거하고 묘 주위를 정리한다. 
백중이 지나 처서가 되면 풀의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이때 벌초를 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산소가 깨끗이 보전되며 추석에 성묘를 하기 위해선 추석 전에 반드시 벌초를 끝내야 한다. 이에 우리 가족은 주말을 이용하여 우리 조상님들이 계신 경남 고성을 향했다.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1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1


친가에서 나는 사촌들 사이에서 막내 축에 속하는지라 많은 사촌 누나들과 형이 있다. 
이런 이유인지 벌초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행했던 것은 이번에 처음이었다. 먼저 경남 창원의 큰 아버지 댁을 방문하여 친지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벌초를 위해 예초기와 낫, 톱 등 벌초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여 아버지의 고향이며 조상님들이 계신 고성으로 향하였다.

군 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예초기를 이용하여 잔디를 정리하고 낫과 톱을 이용하여 작업을 해 보았을 것이다. 나는 예전 기억을 되살려 벌초를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오늘 벌초는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비롯하여 증모, 고조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찾아 벌초를 하게 되었다. 무더운 날씨에 예초기를 등에 매고 높은 산에 위치한 묘로 올라가는 일이 시작이었는데 이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큰아버지, 삼촌은 베테랑의 느낌이 느껴진다. 또한 나이 차이가 12살이 나는 사촌형 또한 전문가임이 분명했다.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2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2


우리는 조상님의 묘를 찾아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제거하며 인사를 드렸다.

경남고성은 어촌마을이다. 뒤로는 높은 산과 앞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절경을 가지고 있는 시골마을이다. 
수원을 떠나 아버지의 고향을 찾으니 왠지 마음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상님들이 계시고 아버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고조할머니 묘는 같은 산자락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 차를 통해 이동하여 마지막으로 벌초를 하였는데 그 때 사촌형은 벌에 쏘였다. 다행이 말벌은 아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삼촌은 "약 된다!"라며 잘 됐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하셨다. 

벌초를 위해서는 몇 가지 행동요령이 있다. 
뱀 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벌초시 두꺼운 등산화를 착용해야 하고 잡초가 많아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지팡이나 긴장대로 미리 헤쳐 안전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풀어 오르면 물린 곳에서 5~10cm 위쪽을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하고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뱀에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아내는 방법은 입에 상처가 있거나 충치가 있는 경우 매우 위험하므로 삼가야 한다.

또한 사촌형처럼 벌 쏘임을 막기 위해서는 벌을 자극할 수 있는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향수, 화장품, 에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노란색, 흰색 등 밝은 계통과 보푸라기나 털이 많은 재질의 의복을 피하고 가능한 한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부주위로 벌집을 건드렸다면 제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가능한 한 낮은 자세를 취하거나 엎드려야 한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은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뽑아낸 후 얼음 찜질을 하고 진통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후 그늘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우리 경기도에선 "8월에 벌초하는 사람은 자식으로 안친다."라며 추석 전에 벌초를 미리 해놓아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가장 중요한 명절인 추석 전에 벌초를 해야 한다는 당위론에서 나온 말들이다. 

나는 이제 사촌형과 함께 매년 벌초를 위해 추석 전에 조상님들의 묘를 찾을 것이다.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묘를 찾아뵙고 벌초를 하고 인사를 드리며 또한 아버지의 고향에 찾아와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 것이 벌초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가족은 벌초를 마치고 친지들과 인사를 마치고 다시 수원으로 향했다.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3
벌초를 하며 고향의 정과 마음의 편안을 얻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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