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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를 찧는 방아깨비
효원공원에서 방아깨비를 보다
2011-10-08 17:48:14최종 업데이트 : 2011-10-08 17:48:1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승화

시골에서 자란 나는 자연과 함께 뛰어 놀며 자랐었다. 지금쯤이 되면 항상 풀밭에 가서 메뚜기나 잠자리를 잡고 다녔었다. 
메뚜기를 잡기 위해서는 풀밭을 한번 휘저으며 밟으면 어디선가 메뚜기가 움직이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날라 가서 어디에 앉는지 잘 관찰한 다음에 살금살금 다가가 두 손을 모아 잡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메뚜기도 한 가지 종류가 아니라 남방메뚜기, 벼메뚜기, 밑들이메뚜기, 등검은메뚜기, 북채수염메뚜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메뚜기를 잡고 못보던 메뚜기이면 항상 아빠에게 가지고과 여쭤보면 자세히 설명해 주셨었다. 그래서 나는 메뚜기 박사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재미로 메뚜기 튀김을 해먹자고 다짐하고 많은 메뚜기를 잡아 후라이팬에 넣고 튀겨먹은 적도 있다. 별다른 맛은 없지만 과자처럼 바삭바삭 입에서 부서지는 재미가 있다. 

많은 메뚜기를 알고 여러 추억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재미있는 메뚜기는 바로 방아깨비이다. 다른 메뚜기들은 잡으면 생김새나 특이한 것들을 관찰하거나 좀 뛰어 노는 것을 본 후 놓아주게 된다. 그러나 방아깨비를 만나게 되면 쉽게 놓아주지 못하고 한참을 놀게 된다. 

그러한 방아깨비를 오늘 효원공원 잔디밭에서 만났다. 어렸을 적 잡아본 방법을 되새기며 살금살금 다가가 두 손을 잡았다. 잡고 나니 아주 작은 방아깨비라서 가지고 놀 수 가 없었다. 아직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지만 앞으로도 도시에서 자라게 될 아들이 쉽게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에 열심히 설명하며 보여주었다. 

방아를 찧는 방아깨비_1
내가 공원에서 잡은 방아깨비


방아깨비는 긴 원통형으로 앞쪽으로 뾰족하고 몸은 녹색이다. 가끔 갈색 방아깨비를 만나기도 했었지만 아주 드문 일이다. 방아깨비는 들이나 야산의 풀밭에서 살며 늦여름에서 가을에 볼 수 있는데 길다란 뒷다리를 잡으면 마치 방아 찧는 것처럼 몸을 위로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름이 방아깨비라는 이름로 불러지게 된 것이다. 

방아깨비는 짧지만 넓적하여 칼 모양인 더듬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뒷다리가 길고 아주 튼튼하다. 그래서 뒷다리 끝을 손으로 모아 쥐고 흔들면 방아깨비가 달아나려고 끄덕끄덕 몸을 움직인다. 
그 모습이 디딜방아의 공이가 오르내리는 듯 하여 보고 즐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몸짓에 따라 "아침 방아 찧어라~ 저녁 방아 찧어라~ 쿵쿵 찧어라~"라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런 노래를 부르면 방아깨비가 더 잘 움직이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잡은 방아깨비도 어리지만 몸에 비해 튼튼한 뒷다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될까 싶어서 어렸을 적 하던 방아깨비 놀리기를 하였다. 
작은 새끼라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위아래로 방아를 아주 잘 찧었다. 신기해서 "아침 방아 찧어라~ 저녁 방아 찧어라~ 쿵쿵 찧어라~" 노래를 불러주니 진짜 더욱 신이 나서 움직이는 듯했다. 

어렸을 적에는 방아깨비 다리가 부러지는 상태가 될 때까지 가지고 논적도 있다. 그러면 아빠가 방아깨비도 가족을 만나러 가야하지 않겠냐며 보내주라는 말씀을 해주셨었다. 
아빠가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나 조금 가지고 놀다가 다시 풀밭으로 놓아주었다. 풀밭에 앉자마자 놀라운 점프력으로 어디를 찾아가는지 바삐 움직여 금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정말 가족을 찾아 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들에게 방아깨비도 "아빠 엄마를 만나러 가보다. 우리도 이제 아빠 만나러 집에 가자."라는 말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효원공원에서 만난 그 방아깨비 건강하게 잘 커서 다음에 만날 때는 커다랗고 건강한 방아깨비가 되어있길 바란다.

이승화, 메뚜기, 방아깨비, 놀리기,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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