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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해야할 묘지에서 본 경건하지 못한 일들
고인의 존엄성을 지키고,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을 합시다
2012-04-27 06:19:54최종 업데이트 : 2012-04-27 06:19: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아버님의 기일을 맞아 주말에 간단한 제사 음식을 차려가지고 가족 모두 공원묘지에 갔다. 
공원묘지인 만큼 경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들러서 고인을 위한 추모를 한뒤 다함께 모인 가족끼리 가정의 평온도 기원하고, 대화도 하며 삶의 진솔한 의미를 새겨보는게 좋을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할것이다.

하지만 공원묘지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쓰레기들과 여기저기 나뒹구는 빈 술병, 종이컵 같은 것들이 그런 마음에 흠집을 내고 말았다. 이미 공원묘지를 찾았던 사람들이 제사 음식을 차려서 제를 올린후 그것을 다시 싸가던지, 적당히 먹고 치웠어야 하는데 무슨 생각에선지 상석에다 그냥 펼쳐놓은채 돌아가버린 것이다. 

제를 올리는 묘지이다보니 과일과 떡, 튀김에다 술까지 각종 음식들이 흩어져 있고, 성묘객이 깔고 앉았던 신문지까지 바람에 날려 다녔다. 
묘 곳곳에 그런게 보였고, 또한 고기 종류를 그냥 묘석 근처에 버리고 가서 썩는 냄새도 났다. 짐작컨대 이렇게 음식이 나뒹굴면 주변의 들쥐나 집 나온 야생 고양이와 개들이 헤집고 다닐게 뻔했다. 

짐을 싸다가 우리 묘소 근처의 쓰레기를 함께 주워서 들고 나오다가 묘지 관리인한테 좀 치울수 없냐고 물었더니 혀를 내둘렀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중 많은 가족들이 이런식으로 쓰레기를 버리고 가서 그걸 치우는데도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집에 있는 가정 쓰레기까지 가져와서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도 했다. 이처럼 차례상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고수레를 하는 관습 때문에, 산짐승이 봉분을 훼손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경건해야할 묘지에서 본 경건하지 못한 일들_1
경건해야할 묘지에서 본 경건하지 못한 일들_1

그뿐 아니었다.
사람들이 분묘에서 개장한 유골을 전문 화장업체에 맡겨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올바르게 화장하지 않고 불법 즉석 화장을 해버린 흔적도 적잖게 보였다. 

다른 묘역의 한켠을 보니 불판과 집게, 절구통 등이 있었다. 공동묘지에서 분묘를 개장한 뒤 불법 화장업자들을 불러 현장에서 가스버너로 태운 불법 화장을 한 현장이었다. 
유골은 화장로 안에서 섭씨 800~1500도 가량으로 완전 연소시켜야 한 줌의 재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불법화장은 유골을 드럼통에 담아 가스 버너나 LPG가스로 가열하기 때문에 온도가 충분하지 않아 불완전 연소되고 벌겋게 유골이 달아오르면 업자들이 이걸 그대로 빻아서 가루로 만드는 식이다. 

이렇게 불법으로 현장에서 즉석식 화장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돈이 훨씬 싸게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비위생적이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이기도 하고, 고인에 대한 존엄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유골이 제대로 타지 않아 악취가 나고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산불의 우려 또한 높지 않을까.

앞으로 고향과 조상의 묘를 찾는 효의 의미가 점차 퇴색돼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분묘 개장은 물론 납골당으로 이장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불법화장은 시간이 갈수록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므로 지금부터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다. 

누구나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후손이라는 우리는 조상의 유해를 불법 화장이라는 방식으로 휘손하고 대충 처리한다면 이는 분명 그릇된 일이다.
현재 제도적으로 모든 개인들의 분묘는 시한부 매장해야 된다. 즉 처음 매장한 후 최장 60년이 지나면 어떤 묘든 무조건 화장해야 한다.

결국 세상도 변하고, 멀리 있는 묘지마다 찾아다니기도 힘드니까 그 후손들이 묘지를 파내어 집에서 가까운 납골당으로 모시는게 요즘의 추세이다. 이런 과정에서 후손들은 고인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말고, 그리고 안정적이고 위생적으로 유골을 화장해서 모셔야 할것이다.
당장 돈 몇푼 아끼자고 이렇게 처리하는 일은 삼가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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