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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나의 아들 보거라
2012-05-04 12:06:47최종 업데이트 : 2012-05-04 12:06:4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귀신잡는 해병이 되어 지금도 최전선에서 귀신을 잡고 있을,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군인, 나의 아들 보거라. 

아기를 낳았을때 보다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때의 기쁨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었던게 이 애비의 마음이었다. 늦게 결혼해 늦게 가진 너.
너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 "여보, 나 아기 가졌어요. 벌썩 석달이래요"고 알려줬을때 마치 어린애처럼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 아이가 벌써 군인이라니... 

참으로 감개무량하구나. 
내 아들이 길다란 소총을 허리춤에 세우고 전방의 적군을 주시하며 고향의 부모형제와 국민들을 안심시켜주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이 앞선다. 

얼마 전 네가 보내온 편지를 너의 엄마와 함께 읽고 또 읽었단다. 편지에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는 너의 글을 보니 안심이 되더구나. 이 애비가 군 생활을 했던 70년대와는 판이하게 다를거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러명이 한데 섞여 서로의 규율과 정해진 질서에 맞춰 생활하는 군 조직이라는 특성을 항상 잊으면 안된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나의 아들 보거라_1
사진/e수원뉴스 편집실 제공

늘 네가 서있는 곳이 최전선이라는 생각, 네가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를 지키는 마지맋 남은 땅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너의 바르고 성실한 행동 하나하나가 네 동료와 상하급자 모두에게 안위와 명예로운 전역을 가져다 줄거라는 것을 깊이 새기거라. 

작년에 네가 입대를 하기 위해 떠나면서 애비에게 큰 절 하던 모습. 아직도 선한데 그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길래 우리 아들의 장도를 축하하는 단비라고 생각했단다.  
"친구들이 훈련소 앞까지 따라 오기로 했으니 엄마는 따라오지 마세요"하며 휑하니 집을 나서는 네 모습을 보니 나도 사실 왠지 눈물이 나더구나. 품안에 있을때 몰랐던 부정(父情)같은게 울컥 오르길래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그런데 이번에 네가 보내온 편지를 읽고 사정을 이해했다. 엄마가 훈련소 앞에서 눈물을 펑펑 흘릴 것 같아 일부러 그랬다면서? 네가 그렇게 마음이 깊은 어른으로 성장했다니 대견하구나. 

요즘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 씩 네 방에 들어가 너의 손때가 묻은 장롱, 옷, 책상, 컴퓨터를 만져보는 것이 일과가 됐단다.  가끔씩 TV에 등장하는 북한쪽의 이상한 짓과 포격사건이 나올라 치면 사실 걱정도 된다. 
그리고 한편으로 군인들이 열심히 훈련하는 방송이 나올땐 혹시 우리 아들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우리 가족은 모두 TV를 뚫어져라 본단다. 아직 TV에서 한번도 너를 본적은 없지만. 하하하.... 

너의 조국은 너와 너의 전우들 덕분에 평온하고 굳건하단다.  아들아, 보초를 서며 엄마 아빠 가족을 생각하고, 영내에서 너를 믿는 전우를 생각하고, 제대후 너를 반길 이 사회를 생각하며 잘 참고 견디며 성실하게 복무하거라.  
이런 과정이 네 인생에 있어 아주 귀한 기간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아들들처럼, 그리고 그 아들들의 애비처럼 오늘 네가 한없이 그리워지는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한다! 귀신 잡는 해병, 나의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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