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치매 걸려 오래살면서 주변사람 괴롭히면 어쩌나
부모님께 표찰과 인식표 만들어 드리자
2012-05-21 12:37:15최종 업데이트 : 2012-05-21 12:37: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가끔씩 주변의 지인들이나, 혹은 인터넷 뉴스를 열어 보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 노모 또는 노 할아버지를 찾는 호소가 사이버 세상을 달구는 경우를 본다. 그런 실종 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뜨면 하루 만에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고 그 가족과 지인, 이웃과 네티즌들의 애끓는 무사귀가 염원이 메아리친다. 

평생동안 헌신적으로 자식을 키워주신 노 부모가 사라지면 이에 아들 딸들은 생업을 전폐하다시피 하고 어머니를 찾으러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게 자식의 마음이다.
노 부모가 사라지는 이유는 이분들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치매환자이시기 때문이다.

경찰서에서도 실종반에서 수사를 하고 가족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심정으로 언론과 인터넷 공간에 일말의 기대를 걸지만 실낱 같은 희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면 그 가족의 심정은 어떨까.
더군다나 그런 경우가 지금처럼 날씨가 푸근한 계절이면 좀 덜하겠지만, 삭풍이 몰아치는 한겨울 혹한속에 부모가 사라지면 정말...

시민기자도 평소 자신에 대해 별로 말하지 않던 지인으로부터 최근에 푸념을 들었다. 그분 얼굴에 언뜻 언뜻 드리워지던 그늘의 정체. 그것은 오랫동안 집안일을 도맡아하시며 자상하게 가족들을 돌봐주시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요즘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신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못 알아 보고 듣기 민망한 욕설을 하는가 하면 며칠 전에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잠깐 한눈파는 사이 이웃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 매우 난감했었다고 한다.
순간 이 지인은 어머니의 그런 행동을 자신이 난처해진 상황보다,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점점 어려운 지경으로 가는 것에 대한 슬픔이 감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소설가 이청준의 소설 '축제'라는 글도 이런 치매노인의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여기서 외지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 어머니를 시골에서 홀로된 형수가 모시고 사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치매에 걸려 종종 몰래 집을 나가곤 해서 가족들을 난처하게 만들곤 한다. 형수는 너무 성가신 나머지 방에 자물쇠를 걸어 잠가 친척들 사이에 좋은 평판을 듣지 못한다.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몇 십년 전이었다. 그때는 치매 노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때다.  하지만 불과 몇 십년이 지난 요즘 치매노인 수가 매우 빠른 숫자로 늘어나고 있어서 주변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자주 본다. 그래서인지 차를 타고 밖에 나가 보면 도심 한복판은 물론이고, 외곽 변두리의 산기슭 아래에 노인을 위한 요양병원이 많이 지어져 있는것을 알수 있다.

핵가족화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노망이 났다고 해도 친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이 인간의 도리냐는 꾸짖음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 됐다. 
요즘은 차라리 요양병원이 오히려 집에서 불편을 겪으며 사는것보다 시설이나 보살핌이 훨씬 낫다고 할 정도이다.

그래도 자식들의 보살핌속에 계시거나, 혹은 요양병원으로 가시는 경우는 좀 낫지만 치매 노인이 하루아침에 실종되는 일은 정말 본인 당사자나 그 가족에게 너무나 큰 사태가 아닐수 없다.
만약 그렇게 나가신 부모가 평생 자식들 곁으로 돌아오자 못한채 영영 실종상태로 소식이 끊겨 버린다면 그 자식들은 죽을때까지 가슴에 죄를 짓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심해지고 있는 건망증에 혹시 이러다 치매에 걸리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시민기자가 정년을 맞이할 즈음이 되면, 기대 수명이 100살에 육박할 텐데 혹시 치매라도 걸려 오래오래 살면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때쯤 되면 국가에서 치매노인을 완벽하게 돌봐 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려나?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려면 돈은 얼마나 벌어 놔야 하지?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저런 부질없는 생각에 심란해하다 기껏 해보는 다짐이래야 절대로 치매엔 걸리지 말아야겠다는 각오가 전부다.

요즘 4~5 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는 즐거이 걸어 다니고, 카레를 자주 먹으며,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바둑과 장기도 둔다. 내가 알고 있는 치매예방 수칙을 따르는 것이다.
그나마 가정에 치매에 걸리신 노 어르신이 있는 경우, 혹은 치매에는 걸리지 않았더라도 노 부모를 모시고 있는 집에서는 부모님께 연락처가 담겨진 팔찌나 인식표 같은거라도 하루빨리 만들어 드렸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