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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용사들은 바다 속에 있는데...
2012-06-13 12:29:47최종 업데이트 : 2012-06-13 12:29:4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희

천안함 용사들은 바다 속에 있는데..._1
천안함 용사들은 바다 속에 있는데..._1

"엄마, 호국보훈이 뭐야? 유관순 누나, 안중근 의사님한테 감사하는 거야?"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느닷없이 묻는다. 내 눈 앞에는 아이의 노트와 연필이 들이대졌다. 호국보훈의 달에 맞는 글짓기 숙제가 학교에서 내려진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제서 그걸? 아이의 노트를 보니 이 녀석이 그때 숙제를 안 해서 뒤늦게 다시 해오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었다. 아이에게 눈을 붉히며 "이놈?"하고 혼내줬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호국 보훈의 달에 맞는 교육을 시켜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학교에서 교과서와 선생님 말씀으로만 들으니 아이들에게 진정한 국가관을 심어주기도 어렵고, 우리 선현들이 과연 어떻게 나라를 지켜내셨는지 제대로 알 것 같지도 않았다. 남편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흔쾌히 아이들을 데리고 주말에 동작동에 있는 국립 현충원에 갔다 오자고 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산하의 뻐꾸기 소리가 처연하다  
집집마다 울타리를 넘고 넘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붉디붉은 장미를 보노라면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거룩한 넋이 수호신이 되어 이 나라 강산에 애국의 화신으로 서려 있는 듯하다. 

이러한 공허함이 느껴지는 것은 6·25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지만, 6월의 피 끓는 함성과 절규가 우리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현충일이었다. 

현충일은 조국광복과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희생되어 호국의 신으로 산화한 순국선열과 전몰호국용사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명복을 빌어 드리는 한편, 그 유가족에게는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조국통일의 염원에 대한 국민의 결의를 다지는 뜻 깊은 날이다.

사실 그 현충일날 TV에서 특집방송으로 천안함 46용사의 얼굴을 보여주는걸 보면서 콧잔등이 잠시 시려왔다. 젊은 나이에, 부모와 가족 형제들 모두 놔둔 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사라진 꽃다운 청춘들.

어느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는 그렇게 했겠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미어진다. 
최근 천안함 46명 용사들을 떠나보낸 그 방송을 들으면서 머릿속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기에 생활의 리듬까지 깨져 버렸다. 

뒤숭숭한 마음을 추스르고 건넛방에서 과일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지금 저 아이들이 저렇게 마음 편 히 놀고먹는 것도 다 그렇게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분들 덕분인데... 하며 혼자 가슴을 어루만지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6월 호국보훈의 달이고 이젠 6월도 절반 정도만 남았다.
지난번 6월6일 현충일날 태극기 달고 묵념 한번정도 하는 걸로 끝냈는데.... 물론 대부분이 다 그랬을 것이고 또 그것 말고 특별히 어떤 것을 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긴 하다.

우리 모두 마음이나마 늘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그분들을 기렸으면 좋겠다.
진정한 호국·보훈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보훈 문화는 결코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부터 가까운 곳에서부터 쉬운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공익을 우선하는 자세, 질서를 지키는 생활, 믿음 있는 생활과 창의정신, 봉사정신과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가정에서는 근검절약하는 생활, 가족사랑, 어른 공경하기와 건전한 가정을 이룩하며 나 자신이 올바른 가치관과 긍정적인 사고, 그리고 적극적인 태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생활, 자기본분을 다하는 주인의식을 펼쳐 나가는 일 아닐까.

나와 내 아이부터 그렇게 가르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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