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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 도서관으로 가자
2012-06-14 08:41:23최종 업데이트 : 2012-06-14 08:41: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비 구경을 한지가 한참이 됐다. 요즘 신문과 방송에는 쩍쩍 갈라진 논바닥 앞에서 망연자실한 농촌의 농민들 사진이 연달아 나오고 있으니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써 괜스레 죄송하고  안타깝다.
그나마 한달전쯤에 내린 비 소식 후 지금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몸이 축축 늘어지고 심신의 리듬을 깨뜨린다. 
한낮은 물론이고 저녁때쯤에도에 수원천변에 가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찜통 더위를 벗어나 수원천 물가 다리 밑 그늘진 시원하고 한적한 곳에서 편히 쉬는 것을 본다 정말 부러울때도 있다. 그런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그나마 희망을 갖는건 곧 다가올 7, 8월의 휴가이다. 1년 내내 뼈빠지게 고생하고 일했으니 이 여름휴가 한번 제대로 쉬어보고자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정말 편히 쉬고 싶어서 나선 휴가길이 오히려 짜증이라면? 
휴가때 집 밖으로 선뜻 나서기도 쉽지가 않다. 북새통 속의 휴가철에 사서 고생을 할까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해마다 겪는 일이고 당하는 일이지만, 이 휴가철이 본격 시작되면서 어디를 가나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짜증이 나게 마련이고 휴가를 다녀오는 게 오히려 더 피곤하고 고역인 경우가 있다. 
휴가 끝에 집에 돌아와서 소파에 벌러덩 누우며 "에고고... 집이 제일 편하다니까"라는 말 붙이고 사는게 우리 시민들이다. 이는 휴가 잘못 갔다 온 것 아닌가?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안 갈 수도 없다. 이렇 듯 휴가는 결국 또 하나의 스트레스인 셈이다.

다른 분들이 생각하면 "별 미친눔 다 보겠네"라고 생각할수 있겠으나 나는 한여름 휴가때 도서관을 떠올려 본다.
우선 휴가가 아닌 지금도 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자주 간다. 도서관은 냉방이 잘 돼 시원하기 그지없다.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신문도 본다. 아이들 역시 책을 읽고 때론 공부를 한다. 

올 여름 휴가, 도서관으로 가자_1
올 여름 휴가, 도서관으로 가자_1

피서란 시원한 곳으로 옮겨 더위를 피하는 것 아닌가. 도서관에 가면 돈 안들고, 오고 가는데 교통체증 걱정할 필요 없으며, 책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니 이만한 피서지가 없다. 
예전에는 휴가를 떠나지 않더라도 집에서 부채 하나로 여름을 지내고 시원한 샘물로 등목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종이 부채와 샘에서 건져낸 수박 한 조각만 있어도 즐거웠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오늘날에는 과거의 소박한 피서방법들이 가져다 준 작은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 
지금 우리의 휴가문화가 약간 왜곡되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휴가를 가도 우리는 푹 쉬지 못한다. 휴가지에서도 앉으면 고스톱, 밖으로 나가면 폭탄주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노래방을 찾는다. 

진정한 휴가란 마음과 몸을 푹 쉬게 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돌아와서는 새로운 에너지를 분출해 낼 수 있도록 자신을 충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들을 따라서 하는 식의 휴가가 아닌 자기 자신의 나름대로의 휴가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조상들은 휴가를 받아 독서당에 묻혀 책을 읽는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것으로 알차게 휴가를 보내는 지혜가 있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님은 신하에게 짧게는 한 달에서 석 달, 길게는 1년 이상 휴가를 줘서 독서를 하게 하는 사가독서 제도를 시행했다. 나라의 인재들만이 받았던 특별한 휴가였다. 
예나 지금이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세종은 유능한 신하들이 독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가독서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대상자로 선발된 관리들은 모든 업무를 면제 받고 집과 산사(山寺)를 오가며 한가롭게 책을 읽는 휴가를 즐겼다고 하니 참 멋들어진 선조들이셨다.
세종이 이런 독서휴가를 준 까닭은 나라의 동량이 될 인재들을 독서를 통해 길러내려는 뜻에서였다. 성종 때는 용산의 암자를 개조해 사가독서 전용 독서실도 만들었다. 성종은 이 곳에 친히 독서당이라는 편액을 내리고 술과 안주까지 보내 책 읽는 선비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는 집에서 TV시청, 라디오청취, 스마트폰 조작, PC게임, 낮잠 같은게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독서는 하위권이다.
우리 시민들, 이번 여름 휴가에는 차가 꽉 막힌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가까운 공공 도서관이나 옛 추억 삼아 대학 도서관에 가서 시원하게 책으로 마음의 피서를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떨런지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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