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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사람? 아니, 산이 좋아하는 사람
2012-07-02 07:26:01최종 업데이트 : 2012-07-02 07:26: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다리가 불편한 사람 빼고 산을 싫어 하는 사람 있을까? 나는 어렸을적부터 등산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산을 자주 따라다니면서 그게 취미가 되어 지금도 산을 좋아하고, 그만큼 익숙하다.
지금 수원에 사는 동안에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엔 광교산에 오르며, 한달에 한번은 작심을 하고 전국의 유명한 산을 찾아서 오른다.
같이 가는 친구가 있으면 참 좋은 길동무가 되고, 그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세상살이 근심걱정도 덜며 산을 즐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 아니, 산이 좋아하는 사람_1
산을 좋아하는 사람? 아니, 산이 좋아하는 사람_1

정상을 바라보며 걸으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오르기 위해 쉬지않고 걷기도 하고, 여늬 때는 느긋하게 걸으며 내 삶의 지난 자락과 궤적을 되새김질 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산은 항상 우리를 깊이 품으며 감싸 안는다.
거기다가 산에서 우리 인간들에게 내뿜어 주는 피톤치드 같은 건강한 물질은 굳이 설명이 필요찮은 선물이다. 이걸 마다할리 없으니 산이 고마울 따름이다.

며칠전 그날, 잘 아는 후배와 그의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포천의 백운산 국망봉을 향해 올라가다 중간에 앉아 쉬던 중 후배의 아들이 질문했다. 
"아저씨, 이 나무 이름은 뭐예요?"라는 느닷없는 질문에 나는 한참을 나무만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많이 봤던 나무였다. 주변을 보니 소나무 말고는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나무가 없었다. 
산골에서 살았고, 산에 다녔지만 산만 봤지 나무나 숲을 보지 못했구나 하는 어리석음을 느꼈다. 산도 좋지만 나무와 숲도 알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우연한 기회에 숲 해설을 듣게 되었고 나무 이름과 풀꽃 이름을 배우게 되었다. 그 뒤부터는 산과 숲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숲에 가면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게 더 새롭게 느껴졌다.
과거 빠르게만 다녔던 산길을, 지금은 숲 기행을 하는 마음으로 느릿느릿 걸으면서 나무와 풀을 만난다. 산이 좋은 이유는 숲이 있기 때문이라는 쉬운 문제를 이제 알아가고 있다. 

느리게 걷다 보니 옛길과 새 길의 차이도 느껴진다. 옛길은 구불구불 산세에 맞게, 숲과 계곡에 맞게, 사람에게 맞게, 호흡할 수 있는 길인 반면에, 새 길은 목표를 향해 빠르게 갈 수는 있지만 가파르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정상까지는 못 가도 좋다. 그저 숲에 들어와서 온몸을 숲에 맡기고, 숲의 높이로 눈맞추고 인사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숲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운다.

숲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사람들은 그래서 산으로 들어가려 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산에 들어갔고, 우리가 산에서 찾은 건강만큼, 이제는 우리가 산의 건강을 찾아줄 때인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도시를 만들고 도시 속에서 징역살이하고 있는 우리가 숲 하나를 놓고 개발이냐 보존이냐로 승강이를 하는것은 아주 심사숙고 해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들이 산이 좋아서 산을 찾고 산과 함께하겠노라고 산에 가는 일 만큼 그 마음속으로나마 스스로 산이 돼봤으면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숲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이제는 '산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숲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그게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므로... 우리 모두 앞으로 그런 마음으로 산행을 했으면 한다.

광교산은 그래서 우리 수원시민들이 너무나 소중히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산이다.
우리 수원시민들에게 신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고 축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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